의정부·화성 등 수도권 외곽지역부터 해제 가능성 점쳐
전문가, 연착륙 대책 방안으로 규제지역 조정 시의적절
업계, 투기과열지구 및 조정대상지역 획기적 해제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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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
[에너지경제신문 김준현 기자] 주택 가격이 지속 하락하고 거래절벽 및 미분양 증가에 자금경색 이슈까지 터지면서 부동산시장 경착륙 우려가 심화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회 국정감사에서 각 정부부처 수장들이 규제완화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부동산 시장 연착륙을 위한 정부의 본격적인 대책이 임박했다는 관측이다.
특히 추경호 기획재정부 장관은 서울·수도권을 제외한 부작용이 적은 지역부터 순차적으로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하고, 나머지도 시장 상황을 보며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강조했다. 국토교통부에선 오는 12월 열릴 것으로 예정된 주거정책심의위원회를 통해 또 한 번 규제해제 지역을 발표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이같이 부동산 가격 변화에 대응하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하자 업계는 곧 부동산 투기과열지구 및 조정대상지역 해제 등 규제지역 추가조정 여부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
◇ 규제지역 해제 불구 집값 지속 하락 중
앞서 국토부는 지난달 26일 세종을 제외한 지방 모두를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하고 서울과 경기를 제외한 인천과 세종은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한 바 있다. 다만 규제지역 해제에도 불구하고 인천과 경기 파주·양주 지역 하락폭이 확대되고 지방에선 세종을 비롯해 전체적으로 지방 집값이 전혀 잡히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 10일 KB부동산이 발표한 ‘월간KB주택시장동향’에 따르면 5대 광역시(대전·대구·울산·부산·광주)는 이달 집값이 0.43% 떨어졌고 기타지방은 강원만 0.05% 소폭 상승하고 나머지 지역은 평균 -0.24% 하락했다.
특히 여전히 조정대상지역에 묶여있는 수도권인 수원 영통구는 -4.05%, 화성 -1.4% 정도 하락폭을 키운 상태다. 게다가 의정부와 구리 등 지자체들은 적체되는 미분양에 규제지역 해제 요청을 호소하고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연착륙에 필요한 것 중 하나로 거래량 증가가 요구되는데 규제지역 조정은 LTV 완화 등 대출규제 완화와 직결된다"며 "시장거래 침체를 해소한다는 면에서 어느 정도 조정을 고려해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 조정대상지역 획기적 해제가 관건
먼저 투기과열지구가 일부 해제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에 따르면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은 15억원 초과 아파트에 대한 LTV(주택담보대출비율)가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 정도 외엔 대부분 규제가 10% 내외 차이밖에 없어 크게 의미가 없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선 수도권은 과천, 성남 분당, 하남 정도를 제외하곤 대부분이 풀려야 한다고 보고 있다.
시장의 진짜 관심은 조정대상지역 해제 부분이다. 조정대상지역은 투기지역보다 LTV나 DTI(총부채상환비율)가 조금 완화될 뿐 전매제한 청약이 제한되고 2주택 이상 주택 보유자에 대한 양도세 및 취득세, 종부세가 여전히 강화되기 때문이다.
이에 국회 국정감사에서 국토교통위원회 홍기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조정대상지역은 애당초 청약시장 과열 억제를 위해 도입됐는데 지금은 각종 세금 증가까지 더해지면서 가장 강한 규제로 인식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수도권 중엔 먼저 양주, 파주, 평택 등 외곽지역이 해제됐지만 오히려 집값은 더 떨어지고 미분양만 증가하는 추세인 만큼 추가로 더 해제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의정부, 오산 등 서울과 거리가 먼 곳부터 순차적으로 풀릴 것으로 보고 있다.
권 교수는 "연착륙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일부 규제지역을 조정하는 것은 시의적절해 보인다"며 "시장을 충분히 모니터링하고 선별적으로 규제지역을 완화해서 경착륙을 방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도 "올해 두 차례 규제지역을 해제했지만 최근 거래와 가격 흐름 등 침체된 시장 분위기를 고려할 때 수도권 등 추가 규제지역 해제가 필요해 보인다"며 "침체기엔 세제 및 대출, 청약 등 강력한 규제는 의미가 없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국토부 관계자는 "보통 주거정책심의위원회는 반기별로 재검토를 하지만 하반기에 이미 한 번 진행했다"며 "시장에서는 지난해 3차까지 진행됐기에 기대하는 부분이 있겠다만 아직 연말 주정심은 예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kjh123@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