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LG생건, 저조한 3분기…‘탈중국’ 전략 절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10.30 17:20

봉쇄 정책·애국소비 문화·브랜드 경쟁…악재 '삼중고'



의존도 높은 중국 매출 급감에 탈(脫)중국 전략 고심



아모레·LG생건, 북미·일본 등 해외사업 다각화 '총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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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의 라네즈 ‘네오쿠션’과 ‘립 슬리핑 마스크’ 제품. 사진=아모레퍼시픽그룹


[에너지경제신문 조하니 기자] ‘K-뷰티’ 쌍두마차로 불리는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이 부진한 중국 시장을 잠시 뒤로 하고 해외 영토 넓히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 방역당국의 ‘제로코로나’ 정책으로 간헐적 봉쇄가 지속되는 데다가 현지 소비자 사이에서 자국 제품을 선호하는 ‘애국소비(궈차오)’ 문화 영향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올해 3분기 매출액 1조8703억원, 영업이익 1901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7.0%, 44.5% 감소했다. 특히, 본업인 화장품 사업부문의 영업이익이 60% 이상 급감했고 주력 브랜드인 ‘후’ 매출도 35% 줄었다.

10월 31일 실적 발표 예정인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3분기에 매출 1조318억원, 영업이익 398억원에 머물 것으로 증권가는 내다보고 있다. 이는 각각 전년동기 대비 56%, 12% 감소한 수치다.

업계는 매출 비중이 큰 중국 내 소비침체와 면세 채널의 약화가 실적 감소를 가져왔다고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아모레퍼시픽의 해외사업 비중은 전체 매출의 약 34%로 이 가운데 중국이 70%를 차지한다. LG생활건강도 매출의 50% 가량이 중국에서 나온다.

원자재값 상승과 고환율 기조로 경영부담이 늘어난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일본 등 경쟁국들이 중국 진출 속도를 올리면서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두 기업 모두 성장 가능성이 높은 북미·일본 시장에 눈을 돌려 중국 사업 의존도를 낮추는 데 집중하고 있다. 중국 시장 정상화를 대비한 일시적인 ‘탈(脫)중국’ 전략인 셈이다.

실제 지난달 아모레퍼시픽은 1681억원을 투입해 미국의 클린뷰티 브랜드 ‘타타 하퍼’를 인수했다. 아모레퍼시픽이 북미 기업을 인수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자체 보유한 기존 연구개발·생산물류 인프라에 타타하퍼의 제품 경쟁력을 더해 시너지를 발휘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같은 달 일본에서는 럭셔리 브랜드 ‘라네즈’를 공식 론칭하고 현지 온·오프라인 유통사 입점에 성공했다. 다음 달에는 일본 멀티 브랜드숍 로프트(LOFT) 매장과 온라인몰 등 판매처를 더욱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LG생활건강 역시 북미시장 공략을 목표로 현재 ‘후’ 브랜드 진출을 위한 신규 라인 개발에 한창이다. 브랜드 콘셉트를 유지하면서 용기 디자인과 향에 현지 소비자 니즈를 반영하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2019년 인수한 미국 화장품업체 ‘더 에이본 컴퍼니’를 통해 확보한 유통망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자사 브랜드 진출을 확대하고, 피지오겔·알틱 폭스, 크렘샵 등의 시장과 유통망도 넓히겠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 올해 중 ‘미니 타투기’도 상품화해 현지에 선보이기로 했다.

중국시장의 경우 올해 4분기에 중국 최대 쇼핑축제인 ‘광군제’ 등 쇼핑 대목을 앞두고 있어 실적 개선이 기대되기도 하지만 현지 업황 회복이 관건이란 의견도 나온다.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당초 3분기부터 완화될 것으로 예상했던 중국의 고강도 방역체제가 지속되고 있어 영업에 불리한 환경"이라며 "방역이 완화되더라도 내수 진작을 위한 자국 제품 소비 장려 가능성 등을 감안하면 우리 기업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지 미지수"라고 설명했다.


inahoh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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