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서울 아파트 매매, 또 역대 최저 경신…거래절벽 심화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10.31 14:33

지난 2006년 관련 통계 시작 이래 최저 기록
매매 대신 월세로…월세 거래 전년비 증가
금리 가장 큰 변수…매수세 회복 어려울 것

서울 부동산

▲서울 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업소 밀집 상가 모습. 사진=김기령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부동산 거래절벽이 거래 ‘실종’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가 또 역대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전문가들은 길게는 내년 상반기까지도 거래절벽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31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날 기준 9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 건수는 613건으로 역대 최저치인 지난 7월 거래량(646건)보다도 30건 가량 적은 수준이다.

이날이 9월 거래 신고 기한 종료 당일임에 따라 하루 동안 신고 건수가 발생할 경우 거래량이 소폭 증가할 수는 있지만 30건 넘게 차이를 보이는 7월 거래량을 웃돌 가능성은 낮다.

9월 거래량은 1년 전인 지난해 9월(2691건)과 비교하면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며 지난 2006년 관련 통계가 시작된 이래 역대 최저치다.

국토교통부가 집계해 매월 발표하는 월별 주택 통계에서도 9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올 들어 가장 적게 집계됐다. 국토부의 ‘9월 주택 통계’에 따르면 9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856건으로 지난 8월(907건) 거래량이 지난 2006년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처음으로 1000건 아래로 떨어진 것보다 더 낮아졌다.

자치구별로 보면 광진구 아파트 거래건수가 11건으로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구와 용산구, 강북구가 12건으로 뒤를 이었고 금천구·종로구 15건, 관악구 17건, 광동구 18건 등이 9월 한 달간 거래 건수가 20건이 채 되지 않았다.

지난해 9월 서울 자치구 가운데 거래 건수가 가장 많았던 노원구는 1년 사이에 거래량이 212건에서 31건으로 급감했다. 최근 잠실 대단지 아파트 중심으로 거래량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송파구도 1년 만에 거래량이 161건에서 29건으로 떨어졌다.

거래 건수가 가장 많은 자치구는 영등포구(70건)로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두 번째로 거래량이 많은 구로구(43건)보다 수치가 압도적으로 높았다. 영등포구 대림동의 한 도시형생활주택 소형 면적에서 매매 거래가 많이 발생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반면 금리 인상과 집값 급등에 따른 매수 심리 위축으로 거래절벽이라는 초유의 상황이 이어지면서 임대차 거래는 지난해보다 증가하는 양상이다. 매매 대신 월세로 눈을 돌리는 수요자가 늘어나서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9월 아파트 월세 거래 건수는 6312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079건)보다 늘어났다. 같은 기간 매매 거래량이 전년 대비 절반 이상 감소한 것과 대비되는 결과다.

강북구의 A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집이 팔리지 않으니 차선으로 전·월세 세입자라도 들여야겠다고 판단하고 임대차 매물을 내놓는 집주인들이 많다"며 "또 같은 조건에 전·월세 매물이 있으면 월세를 선택하는 세입자가 많아져서 월세 거래가 상대적으로 늘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내년 상반기까지도 거래절벽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파른 금리 인상에 이자 부담이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에서 매수세가 증가할 요인이 없어서다. 뿐만 아니라 다음 달 한국과 미국에서 한 차례 금리 인상이 예고돼 있어 시장은 더 긴장하는 양상이다.

미국은 다음달 1∼2일(현지시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 경우 사상 처음으로 4회 연속 자이언트 스텝을 밟게 된다. 미 금리를 추종하는 한국은행도 다음달 24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0.25%∼0.5%포인트 인상이 유력시되고 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지금 시장에서 가장 큰 변수가 금리 인상인 상황에서 금리 인상 기조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매수세가 쉽사리 풀리진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원리금 상환 부담이 지난해에 비해 매우 커졌기 때문에 수요자들이 섣불리 매수에 나서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giryeo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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