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서울 아파트 경매 107건 중 19건만 낙찰
노원 상계주공·목동 신시가지 등 잇달아 유찰
금리 인상 부담·집값 하락 우려 등 복합 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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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63스퀘어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주택가 모습. 사진=김기령 기자 |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부동산 경매 시장에도 한파가 불어 닥치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수요가 많았던 서울 주요 고가 아파트도 잇달아 유찰되는 등 시장의 외면을 받는 양상이다. 금리 인상 여파로 집값 하락 우려가 커지면서 시세보다 저렴해도 수요자들이 움직이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1일 대한민국법원 법원경매정보와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이날 서울지방법원(서부·북부)에서 열린 법원경매에는 아파트 14건을 포함해 주택·다세대·오피스텔 등 총 43건이 물건으로 나왔으나 매각(낙찰)은 단 4건에 그쳤다.
대표적으로 이날 오전 서울북부지방법원에서 진행된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16단지 전용면적 79㎡는 유찰됐다. 감정가는 9억6000만원으로 책정됐다. 이번 유찰로 다음 경매일인 다음달 6일에는 직전 대비 20% 낮아진 7억6800만원에 진행될 예정이다.
해당 단지는 현재 시세 9억2000만원에 매물로 한 건 나와 있으며 가장 최근 거래는 9억원으로 지난해 6월 매매됐으며 이후 거래가 이뤄지진 않았다. 유찰된 이유 역시 시세 대비 저렴하지 않은 감정가에 수요자들이 움직이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시세 대비 저렴한 서울 내 대장아파트도 유찰되는 등 경매 시장에서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는 양천구 목동 목동신시가지7단지 전용 101㎡가 유찰됐다. 지난 9월에 이어 두 번째 유찰이다.
지난 첫 경매 당시에는 감정가 26억2000만원에서 시작해 한 차례 유찰됐으며 지난달에는 저감률 20%를 적용해 감정가 20억9600만원에 진행됐다. 다음 경매 예정일은 다음달 6일로 감정가는 기존 20억9600만원에서 20% 하락한 16억7680만원부터 시작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해당 단지 전용 101㎡는 가장 최근 거래(지난 4월)에서 동일면적 최고가인 25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실거래가와 비교하면 4억원 넘게 저렴한 가격이지만 유찰된 것이다.
이렇듯 시세 대비 저렴하더라도 입찰에 어려움을 겪는 데는 집값 하락 우려에 참여자들이 입찰에 선뜻 나서지 못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서울은 금리 인상 부담과 함께 매매가도 하락하는 추세여서 유찰된 물건이 쌓여 경매 진행 건수가 늘고 있지만 경매시장에서도 거래는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경매 시장 침체는 통계 수치로도 확인 가능하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는 107건으로 이 중 19건만 낙찰되며 평균 낙찰률 17.8%를 기록했다. 지난 9월 대비 4.6%포인트 하락한 수준이며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01년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을 의미하는 낙찰가율은 88.6%로 전월(89.7%) 대비 1.1%포인트 낮아졌다. 4개월 연속 하락세다.
서울 빌라도 낙찰률 12%, 낙찰가율 89.8%를 기록했다. 서울 빌라 낙찰가율이 80%대로 떨어진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며 낙찰률도 역대 최저치다.
giryeong@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