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물량 폭탄 검단신도시 역전세난 경고음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11.03 14:06

4년간 2만4000가구 입주…인천지역 최고물량

평균 3억원대 전세가격 최근 1억원대로 ‘뚝’

역전세난 가능성 시사…추후 입지 전망은 긍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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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서구 검단신도시 아파트 전경. 사진=김준현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김준현 기자]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시장이 심상치 않다. 인천지역 중 지난 2년 전부터 입주물량이 크게 늘어났고, 이 입주 물량이 2025년까지 이어지고 있어 역전세난 발생이 감지되고 있다.

역전세난은 일반적으로 기준금리가 높은 시기에 입주 물량이 많은 지역에서 발생한다. 역전세난 발생 지역은 단기간 내 매매 시장에 이어 전세 시세가 붕괴될 수 있는 만큼 수요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 2025년까지 인천서 최고 입주물량 대기중

3일 에너지경제신문이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을 통해 최근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된 인천 서구·연수구·중구의 2022년~2025년 입주물량을 취합한 결과 인천 서구 중에서 검단신도시 입주물량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실 집계에 따르면 2022년부터 2025년까지 인천 서구 전체 입주물량은 4만2769가구이고 이 중 검단신도시에서만 2만4993가구의 입주물량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구 내 루원시티가 8544가구, 청라국제도시가 1392가구인 것에 비하면 검단만 상당한 물량이다.

아울러 투기과열지구에서 함께 해제된 연수구 송도국제신도시(1만3345가구)와 중구 영종국제도시(9590가구)와 비교해도 압도적인 물량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아실을 통해 확인한 결과 내년에는 △검단신도시모아엘가그랑데(1월·510가구) △검단우미린파크뷰1·2단지(7월·총 1180가구) △검단예미지퍼스트포레(10월·1172가구) △검단AA13-1·2블록(12월·총 1666가구)이 대기 중이다. 2024년에도 △검단역금강펜테리움더시글로(1월·447가구) △e편한세상검단어반센트로(2월·822가구) △제일풍경채검단I(11월·1425가구)이 준비 중에 있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이같은 검단의 대량 입주물량은 향후 인천 지역 부동산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검단 공급물량 절반이 인천 거주자에게 배정돼 있는데 수요가 현저히 부족해 미분양 폭증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 급매 문의했더니 급급매 소개…역허위매물?

전국에서 인천지역이 가장 많이 전세가격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부동산원 주간아파트가격동향(지난달 31일 기준)에 따르면, 전국 전세가격이 -0.37%로 하락폭이 확대됐는데 그중 인천(-0.55%)이 가장 크게 하락했다. 특히 입주물량 영향으로 매물적체가 심화되며 급매물 거래가 진행되고 있는데 이 중 검단(원당·당하동)이 있는 서구는 한 주간 무려 -0.86% 떨어졌다.


심지어 1억원대 호가 전세 아파트도 나오고 있다. 2년 전 검단의 전세가격이 3억5000만원에서 4억원대가 평균이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네이버부동산에 나온 매물을 확인한 결과 검단신안인스빌어반퍼스트는 33평이 지난 8월 3억5000만원(15층)에 전세가격이 거래됐는데 현재 집주인 확인 1억9000만원까지 나온 상태다.

지난달 입주를 시작한 검단디에트르더힐은 평균 전세가격이 2억원대 중반이라고 했으나 현재 나온 84㎡ 호가는 1억8000만원까지 나와 있다. 검단에서 입지가 가장 좋은 대장아파트 호우금(호반써밋1차·우미린더시그니처·금호어울림센트럴)도 3억원대 전세가격을 유지하다가 2억원대 전세매물이 나오기 시작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시장에선 현재 검단 집주인들이 세입자 찾기 혈안에 나섰다는 분위기다. 전세금과 추가 대출금을 합쳐서 집값을 내야 하는 집주인이 많기 때문이다.

검단에서 신혼집을 마련하는 안 모씨(38)는 "최근 이 일대로 임장을 다니고 있는데 급매가 있나 물어보면 없다고 하다가도 실제 거주의사를 분명히 하니 더 급급매를 찾아줬다"고 말했다.

공인중개업소 관계자에 따르면 실제 매수 능력과 의지가 분명한 수요자들에게는 추가 할인매물을 소개해주기도 한다. 최근 실거래가격 중엔 특수관계인 증여 의심이 될 정도의 가격이 나오는 것이 이같은 경우라고 볼 수 있다.

검단 인근 공인중개업소 A대표는 "현재 보유하고 있는 자금이 확실하거나 매수의지가 강한 분들에겐 네이버부동산에 올라오지 않은 초급매물을 먼저 제안하기도 한다"며 "최근 적극적으로 저렴한 가격을 찾는 손님들은 좋은 가격으로 들어가기도 한다"고 전했다.

또한 "현재 검단이 신도시 초기라 그렇지 인천1호선 연장공사가 2년 뒤에 완공되고 편의시설이나 공공인프라도 갖춰지면 매매가격이 반등하니 전세가격도 오를 것이다"고 강조했다.

함영진 직방빅데이터랩장은 "최근 인천 서구 매매가 대비 전세가비율이 올해 월별로 65~68% 정도 나왔다"며 "올해와 내년 합치면 약 8만가구 아파트 입주량이 인천에 공급되기에 일부 입주물량이 겹치는 지역에서 역전세 문제가 없을 것이라 단언할 수 없겠다"고 진단했다.

다만 "검단신도시 교통망 확충계획이 있고 내후년 즈음 시장이 다시 회복국면으로 전환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입지적 가치에 대해선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kjh123@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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