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영태 쎄보모빌리티 대표 "K-전기차 국위선양, 초소형도 가능"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11.06 14:00

"국가 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봐야···시장 활성화 필요"
"초소형 전기차 車전용도로 진입 허용 등 규제 개혁해야"

[이미지1] 쎄보모빌리티 박영태 대표이사

▲박영태 쎄보모빌리티 대표.

[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K-전기차의 국위선양, 초소형 전기차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국내 1위 초소형 전기차기업 쎄보모빌리티를 이끄는 박영태 대표가 한 말이다. 박 대표는 해당 시장을 국가 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국내에서 초소형 전기차가 활성화되면 우리 기업들의 해외 진출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게 그의 견해다.

박 대표는 1988년 쌍용그룹에 입사해 쌍용자동차 공동대표까지 지낸 ‘자동차 통’이다. 현재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부회장과 쎄보모빌리티의 모회사 캠시스 대표직을 수행하고 있다. 일찍부터 초소형 전기차의 성장 가능성을 알아보고 시장을 개척해왔다. 초소형 전기차는 무게 600kg 이하, 최고 속도 시속 80km/h 이하를 기본 스펙으로 하는 1~2인용 전기차를 뜻한다.

박 대표는 "(초소형 전기차는) 오토바이 및 경차 시장의 수요를 대체하기 위한 목적으로 나온 안전하고 친환경적인 동시에 경제적인 교통수단"이라며 "회사가 판매 중인 쎄보C는 냉난방 장치, 파워윈도우 등 자동차가 지닌 기본적인 요소를 갖춰 진일보한 모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쎄보C는 트렁크 공간 활용도 가능해 승용 용도뿐 아니라 상용 용도로도 이용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차량을 출시한 이후 B2C 시장에서 반응이 상당히 좋았다는 게 박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장을 보거나 아이들 통학 등을 규칙적으로 진행하며 단거리 이동이 많은 주부들, 근거리 출퇴근을 반복적으로 하는 일반 회사원들로부터 반응이 좋았고 실제 구매로도 많이 이어지고 있다"며 "오토바이 배달원이나 개인 사업자들로부터 구매 문의도 최근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쎄보C는 내연기관 차량과 비교해 7.7배 정도 경제적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박 대표의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업황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기에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그런 그가 강조한 것은 ‘규제 개혁’이다. 시장 활성화를 통해 ‘K-전기차 국위선양’을 위해서는 우리가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초소형 전기차는 자동차 전용도로에 진입할 수 없다"며 "법적 근거는 없지만 정서적 측면에서 일어난 결정"이라고 짚었다. 이어 "현행법 상 자동차 전용도로 운행 등에 명확한 기준이 없이 경찰 내부규정으로 초소형 전기차를 막고 있는 형국"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초소형 전기차를 하나의 새로운 교통수단으로 보아야 하는데, 국내의 경우 법제도와 규제가 명확하지 않으니 안전이나 주행과 관련된 모든 사항을 일반 승용차 기준에 맞춰 판단하고 있다"며 "정부가 국내 신산업 육성을 위한 시각에서 관련 법규 제도를 다시 한 번 살펴봤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국내에서 초소형 시장을 활성화시키는 것은 국내 기업들의 해외진출에서도 필요한 사항이라는 게 박 대표의 생각이다. 그는 "국내규제로 초소형 전기차 사용이 제한된다면 해외 시장에서도 부정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며 "우리나라에서도 적용되지 않는 사항을 해외 국가에서 인정해 달라고하면 협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국내 초소형 전기차 업체들도 기술개발을 통해 품질을 개선하고 규제를 벗어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박 대표는 분석했다. 그는 "고객의 의견 반영이나 해외기업의 진입에 즉각적인 대응은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현재 모델이나 새로운 모델 개발 과정에서 국산화율을 높이거나 국내 생산 추진도 고려해볼 사항이다. 안전장치나 편의장치 등 사양 추가 변경을 통해 자동차 성능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미지3] 쎄보모빌리티 박영태 대표이사

▲박영태 쎄보모빌리티 대표.

박 대표는 베트남 등 해외 진출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했다. 그는 "수요와 관련한 다양한 조사를 했는데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초소형 전기 승용·상용차에 대한 수요가 매우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며 "이 지역에서는 오토바이 이용자가 매우 많고, 이로 인한 안전사고 및 환경오염에 대한 경각심이 점차 커지고 있어 자연스럽게 초소형 전기차에 대한 관심도가 높다"고 전했다.

박 대표는 "우리는 특히 동남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자동차의 하드웨어적 완성도는 기본이고, 공유차량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 등 모빌리티 관련 소프트웨어까지 함께 구축해야 성공 가능성이 높다"며 "일단 초반에는 현지에서 우리가 직접 제품을 판매하거나 양산하는 것보다 현지 파트너를 통해 서로 고정비를 줄일 수 있도록 네트워크를 어떻게 구축할지를 계속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쎄보모빌리티가 중국에 있던 전기차 생산 공장을 국내로 옮긴 데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박 대표는 "(리쇼어링의) 가장 큰 배경은 비용 경쟁력 및 제조 경쟁력를 강화하기 위함"이라며 "중국은 이제 인건비가 굉장히 많이 상승했고, 환경 기준 등 규제도 나날이 늘어나고 있다. 우리는 현지 공장을 임대해서 활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외국 법인이라는 이유로 사업하기가 어려운 비즈니스 환경에 놓여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향후 베트남 등 해외에서 확실한 리딩 K-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브랜드 이미지 강화가 필수인데 이를 위해 제조 기지가 한국에 위치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며 "국내 인건비가 상대적으로 높긴 하지만 설비 자동화 등을 통한 생산성과 품질 향상으로 이를 상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향후 신차 출시 계획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박 대표는 "신차 출시는 앞으로도 규칙·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쎄보모빌리티는 현재 2인승 초소형 전기 승용차에 집중하고 있지만 전기 트럭, 4인승 경형 승용차 등도 개발 중"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쎄보모빌리티는 1t 이하 소형급 시장은 현재 국내에서도 그렇고 아시아 시장으로 시야를 넓혀보아도 니치마켓이라고 보고 있다"며 "출시할 전기 트럭은 승합차, 냉동 탑차, 택배용 차량 등으로 다양한 변형에 용이하도록 디자인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미지2] 쎄보모빌리티 박영태 대표이사

▲박영태 쎄보모빌리티 대표.

박 대표는 "국내 시장만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해외 진출도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쎄보모빌리티가 미래 경쟁력 제고를 위해 지속적인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쎄보모빌리티는 국내 초소형 전기차 시장에서 50% 전후의 시장 점유율을 보이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이는 자체 보유 기술을 갖추고 있어 개선사항을 차에 적용하는 데 있어서 보다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었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성장 과정에서 쌓아온 노하우는 추가하는 라인업에서도 적용해 보다 경쟁력 있는 제품으로 고객에게 다가갈 것"이라고 말했다.




ye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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