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현모 KT 대표, 연임 도전 표명…대표이사 후보심사위원회 구성
최대 실적에 시가총액도 '쑥쑥'...시장선 "'전문성'으로 평가하면 '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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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현모 KT 대표. |
[에너지경제신문=정희순 기자] 구현모 KT 대표가 연임 의지를 표명하면서 KT의 차기 대표 선출 작업이 본격화됐다. KT 이사회는 관련 규정에 따라 연임 우선 심사를 진행하게 되는데, 일단 구 대표의 경영 성과만 두고 보면 ‘합격’이라는 평가가 많다. 특히나 통신사들이 전통적인 사업 영역을 넘어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면서 KT 최고경영자(CEO)의 ‘정치력’보다는 ‘전문성’이 중요해진 분위기 역시 구 대표의 연임을 낙관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
9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통신업계 안팎에서 구현모 KT 대표의 연임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기류가 흐르고 있다. 2020년 3월 KT의 대표이사로 공식 선임된 구 대표는 전날 연임 의지를 표명했다. 이사회는 관련 규정에 따라 연임 우선 심사를 진행 중이다.
구 대표 연임에 대한 시장의 분위기는 긍정적이다. 구 대표 취임 이후 KT의 성장이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데다, 당초 구 대표가 취임 당시 선언했던 주가 부양에 대한 의지 역시 만족스러운 결과로 나타났다는 평가다.
전날 발표된 KT의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4.2% 늘어난 6조4772억원, 영업이익은 18.4% 증가한 4529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KT의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연결과 별도 기준 모두 1조원을 돌파했다. 이는 2012년 이후 처음 쓴 기록이다.
KT 주가 역시 시장의 불황과는 별개로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구 대표 취임 이후 3년 간 2배 이상 상승했다. 2020년 3월 주당 1만7250원으로 최저점을 찍었던 KT 주가는 이날 기준 주당 3만7000원대를 오르내리고 있다. KT의 시가총액은 지난 8월 약 9년 만에 처음으로 10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구 대표 연임을 둘러싼 변수로는 ‘정치권 외풍’이 거론되지만, 최근 KT 안팎의 분위기를 보면 분위기를 뒤흔들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중론이다. 그간 KT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CEO가 교체되는 불운을 겪어왔고, 민영화 이후 역대 CEO 중 연임 임기를 모두 마친 CEO는 전임 황창규 회장이 유일하다. 박근혜 정부 당시 KT CEO로 발탁된 황 전 회장은 ‘친박계’ 인사로 분류됐지만, 연임 이후 문재인 정부로 정권이 교체되고 나서도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다만 황 전 회장은 삼성전자 출신이다. KT 내부에서는 구 대표가 30년 넘게 KT를 위해 일해 온 전문가라는 점에서 그의 연임을 응원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KT가 전통적인 통신업에서 디지털플랫폼기업으로 전환을 추구하고 있는 시점인 만큼, CEO의 자질로 정치력보다는 전문성이 더 중요해진 상황"이라며 "구 대표 취임 이후 KT의 성장이 이미 숫자로 증명됐기 때문에 단순 성과로만 판단하면 연임이 안 되는 게 더 이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hsjung@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