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소비 MZ세대, 겨울의류도 ‘비건 찜했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11.10 16:05

페이크퍼·합성충전재 등 친환경 대체소재 인기



SI·LF·네파·삼성물산 겨울패딩 아우터 판매 급증



단순판매 탈피 "지속가능한 생산구조·소재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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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인터내셔날이 수입판매하는 이탈리아 패딩 브랜드 ‘세이브 더 덕(SAVE THE DUCK)’의 이슬라(ISLA) 숏패딩. 사진=신세계인터내셔날


[에너지경제신문 조하니 기자] 올해 겨울 패션시장에 가치소비를 중시하는 20∼30대 MZ세대를 중심으로 비동물성 소재, 합성 충전재 등을 사용한 ‘비건 의류’가 주목받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패션시장에서 ‘착한 소비’가 이어지면서 최근 한 달 새 신세계인터내셔날·LF·네파 등 국내 주요 패션업체들의 친환경 겨울외투 판매량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10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수입판매하는 이탈리아 패딩 브랜드 ‘세이브더덕(SAVE THE DUCK)’의 10월 매출액은 전월 대비 164% 크게 늘었다. 세이브더덕은 동물 학대나 착취를 반대하는 ‘크루얼티 프리(Cruelty-free)’ 브랜드로, ‘오리를 살린다’는 브랜드명에 맞춰 비동물 유래 성분과 재활용 원료를 활용해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 특징이다.

해당 기간 동안 가장 판매량이 높았던 제품은 짧은 기장의 이슬라(ISLA) 패딩으로, 목선이 높은 하이넥 디자인으로 보온성을 살렸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세이브더덕은 모든 패딩 제품에 동물 깃털 대신 자체 기술력을 집약한 신소재 플룸테크(PLUMTECH)를 주요 충전재로 사용하고 있다. 기존 다운 패딩과 같은 보온성과 부드러움, 가벼움은 유지하되 보다 건조속도가 빨라 집에서도 손쉽게 물세탁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LF의 여성복 브랜드인 ‘앳코너’가 이번 FW(가을·겨울) 시즌 출시한 비건 소재 제품의 10월 판매량도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했다. 특히, ‘오버핏 리버시블 에코 퍼&레더 무스탕’과 리사이클 나이롱 섬유를 사용한 ‘퀼팅 재킷’이 대표 아이템으로 꼽힌다.

먼저 페이크 퍼(Fake fur), 합성 가죽으로 동물성 소재를 대신한 무스탕은 양면으로 착용 가능하기 때문에 실용성이 높은 데다 분위기에 따라 스타일링 하기도 간편해 소비자 호응을 얻고 있다.

친환경 원단과 충전재를 사용한 퀼팅 자켓도 눈에 띈다.

제품은 생산단계에서 발생한 폐기물을 재활용한 ‘리사이클 나일론’을 사용했으며, 기능성 가공인 발수(물이 내부에 흡수되지 않도록 하는 것) 처리도 돼 있어 오염 염려를 줄였다. 또, 미국 3M사가 개발한 신슐레이트 소재로 보온성과 내습성, 통기성도 더했다. 신슐레이트 소재는 유럽 섬유환경인증 1급을 받은 자연친화적 소재로 항알레르기 기능을 지닌 것이 특징이다.

아웃도어 브랜드인 ‘네파(NEPA)’도 10월 한 달 간 ‘네파 C-TR 에코 패딩 자켓’ 판매율이 전월 대비 85% 올랐다. 이번 시즌 ‘그린마인드’ 컬렉션의 하나인 제품은 기능성 써모라이트 리사이클 충전재가 적용돼 가벼움과 보온성, 착용성 삼박자를 고루 갖췄다는 회사 측의 설명이다.

그린마인드는 네파가 지속가능성을 고려해 내놓은 친환경 제품 라인이다. 여기에 발수 가공도 더해져 가벼운 우천 시에도 착용 가능해 편리한 야외활동을 보장한다.

이 밖에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대표 브랜드인 ‘구호플러스’도 올 겨울에 내놓은 페이크 퍼 재킷으로 매출을 끌어올리며 추가 생산에 돌입한 상태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비건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늘어나면서 의류 판매업체도 제품 생산 구조나 소재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며 "그동안 의류를 생산-공정-폐기하는 과정이 환경·동물보호 측면에서 악영향을 미친다는 비판을 얻은 만큼, 업체마다 지속가능한 패션 구현을 위한 고민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inahoh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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