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제안서 작성…다음주 제출 예정
유력 후보로 메탄올 추진선 건조 경험 있는 '한국조선해양' 꼽혀
[에너지경제신문 김아름·이승주 기자] HMM이 8000TEU급 메탄올 추진선 9척 발주에 나선다. 글로벌 해운시장의 불확실성과 강화되는 환경규제에 맞춰 LNG선 및 친환경 연료 기반 선박 확보에 시동을 건 것으로 해석된다.
11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HMM이 메탄올 추진선 발주에 대한 의향서를 국내 조선 3사(한국조선해양·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에 각각 넣었다. 의향서를 받은 조선 3사는 다음 주 무렵 LNG와 메탄올, 이중추진연료 엔진(DF) 등 관련 내용이 담긴 제안서를 HMM에게 보낼 계획이다.
조선업체 한 관계자는 "HMM이 친환경 선박에 대한 의향서를 조선사들에게 보낸 것은 사실이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HMM은 메탄올 추진선 의향서 제출과 관련해 "확인 중"이라고만 답했다.
HMM이 친환경 선박 발주에 나선 배경에는 갈수록 강화되는 해양 환경 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한편, 2050년 탄소중립을 위해 환경 친화적 물류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국제해사기구(IMO)는 2030년까지 탄소집약도를 2008년 대비 40%를 절감하고 온실가스 총 배출량은 2050년까지 50%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에 지난 7월 김경배 HMM 사장은 중장기 투자 계획 발표에서 "2026년까지 15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라며 "차세대 연료TF를 운영해서 R&D를 강화하고, HMM이 주도적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대한민국이 친환경 에너지활용 선두주자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특히 선도 해운사로서의 역량 강화를 위해 2026년까지 120만TEU의 친환경 선대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또 환경 친화적 물류 서비스 강화를 위해 LNG선 및 친환경 연료 기반의 선박 확보에 주력한다는 목표다.
이제 눈 여겨 볼 점은 어느 조선업체가 HMM의 마음을 사로잡을 것인가 이다. 일각에선 한국조선해양을 가장 유력한 후보로 보고 있다. 차세대 친환경 선박 가운데 상용화로 이어지는 사례는 메탄올 추진선 뿐인데, 한국조선해양만이 머스크로부터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총 19척을 수주하는 등 건조 경험을 축적하고 있어 국내 메탄올 추진선 분야의 선두 주자나 다름없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한 해운사 관계자는 "HMM이 본격 친환경 선박 운항에 시동을 걸기 시작한 분위기이다. 만약 HMM이 메탄올 추진선으로 가닥을 잡는다면 친환경 선박 개발에 나선 조선사들의 경쟁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