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례보금자리론, 침체된 부동산 시장에 활력될까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12.07 15:46

내년부터 9억 이하 주택, 누구나 5억까지 대출



DSR 없이 체증식 분할상환 적용…1주택자도 가능성



특정계층만을 위한 정책…시장 판도 바꾸긴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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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전경.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김다니엘 기자] 정부가 대출자 상환 부담을 낮추기 위해 보금자리론을 확대해 내년부터 도입하기로 결정한 ‘특례보금자리론’이 침체된 부동산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7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전날 당정협의회 논의를 거쳐 내년 1년간 한시적으로 일반형 안심전환대출과 적격대출을 보금자리론에 통합하는 특례보금자리론을 도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내년부터 주택가격이 9억원 이하라면 특례보금자리론을 통해 소득과 관계없이 5억원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이는 신규 주택 구매 시는 물론 금리가 높은 기존 대출에서 갈아타려는 목적(대환대출)이나 임차보증금을 돌려주려는 목적(보전용 대출)으로도 이용이 가능해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평가된다. 기존 보금자리론은 주택가격 6억원 이하, 소득 7000만원 이하 차주만 이용할 수 있어 아쉬움의 목소리가 있었다.

또 금융위원회가 기존 방식대로 산정된 적정금리에서 일정 수준 인하한 우대금리를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히면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부동산 매매시장에 한줄기 빛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총부채상환비율(DSR)이 적용되지 않고 체증식 분할상환이 적용되며 2년 내 기존주택을 처분하는 조건으로 1주택자까지 대출자격이 되는 것에 대해 수요자들로부터 큰 호응이 기대된다.

반면 온라인상에서는 이번 발표에 대해 근본적인 문제 해결 방법이 아니라는 불만의 목소리 또한 쇄도하고 있다.

부동산 관련 커뮤니티의 한 누리꾼은 "집값이 비싸서 못 사고 있는 것인데 이런 게 무슨 소용이 있느냐"며 매매 심리 회복을 위해서는 부동산 가격이 전체적으로 조정돼야 한다고 탄식했다.

또 다른 부동산 관련 온라인 카페의 누리꾼은 "대출이 문제가 아니라 말도 안 되는 가격에 집을 사고 싶지 않은 것"이라며 "바닥에 살 수는 없지만 부동산 가격이 더 떨어질 때까지 기다리다가 사도 늦지 않는다. 버스가 미사일도 아니고 출발할 때 타도 늦지 않는다. 시간은 매수자의 편"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특례보금자리론 도입의 긍정적인 영향을 인정하면서도 매매 심리 위축의 근본적인 문제점은 다른 곳에 있다고 시사했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우대금리에 대한 내용은 좋아 보인다. 현재 부동산 시장 거래가 아예 막혀있다 보니 정부에서 이를 어떻게든 풀어주려는 의도로 보인다. 주택 매매 심리가 이렇다 보니 상황이 맞아떨어지는 사람들에게는 특례보금자리론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인다"라고 평가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수요자들의 사정이 각자 다르기 때문에 특례보금자리론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이번 정책은 특정 계층만을 위한 정책이며 주택시장 흐름의 판도를 바꾸기에는 영향력이 국소적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송 대표는 이어 "(특례보금자리론이)거시경제·금융금리 등 큰 흐름을 바꾸기에는 작은 사안에 불과하며 이로 인한 큰 변화는 기대하기 어렵다. 수요자들에게 대출을 통해 집을 사도록 금융 제도를 마련해 주는 것보다 주택 가격이 하향 안정화로 진입해 집을 살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 더 바람직하다고 본다"라고 지적했다.

daniel1115@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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