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동시장 대변신 (하)] '청년몰' 20개 가게, 창업성공 꿈 이룬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12.19 17:01

2018년부터 입점 시작, 시장에 '활기'

임대료 감면, 집기류·홍보비 등 혜택



스타벅스 출점 더해져 고객유입 기대

상인회도 상권 살리기·환경 개선 앞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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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동시장 광성상가 입구. 사진=김하영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김하영·조하니 기자] 전통시장이라고 콩나물·생선·채소류 등을 파는 과거의 시장 이미지만 있는 게 아니다.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은 최근 스타벅스·LG전자가 전통시장과 상생협력 형태로 진출하면서 주목받고 있지만, 이미 4년 전부터 ‘전통’에 얽매인 상권 이미지에서 탈피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지난 2018년 11월 청년창업과 전통시장 활로 모색이라는 공통 목표를 안고 출발한 ‘경동시장 청년몰’이 화제의 주인공이다.

신관 3층에 위치한 경동시장 청년몰을 지난 15일 방문해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 셔터문일 열리는 순간 왼편에 정렬된 가게 가운데 ‘해이녹’ 간판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해이녹은 선인장ㆍ다육식물ㆍ이끼볼 위주로 판매하는 꽃집이다. 아기자기한 모양의 화분과 여러 다육식물이 구매 욕구를 자극한다.

해이녹 맞은 편으로 보이는 ‘쉼’도 당근, 블루베리, 딸기 등 다양한 파운드케이크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쉼은 방부제, 색소, 향료 등 첨가물을 사용하지 않고 만드는 건강한 빵과 우유를 활용한 음료를 판매하는 매장이다.

현재 경동시장 청년몰에는 샐러드·초밥부터 테라피까지 다양한 종목으로 이뤄진 19개 매장이 입주해 있다. 금주 1개 매장이 새로 입점하면 20개 매장으로 늘어난다. 청년몰은 짐 보관함과 발마사지기 등도 설치해 전통시장을 방문하는 고객들의 편의성을 높이는 것도 크게 배려하고 있다.

전 훈 경동시장청년몰 회장은 "계속 요식업을 하다가 코로나19로 힘들었는데, 기회가 생겨 지난해부터 청년몰에서 다시 도전을 하게 됐다"며 "평일에는 근처 직장인들이나 어르신들이 찾아와주고, 주말에는 아이와 함께 가족 손님들이 자주 찾아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 회장은 "청년몰은 시장 상인들이나 상인회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면서 "청년몰에 방문하는 어르신들은 상인들의 추천으로 오는 경우가 많다. 상인회에서도 청년몰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배달앱 배달료 지원 사업 등 다양한 정부 지원 사업들을 함께 찾아봐주고, 관심있게 지켜봐주고 있다"고 덧붙여 전했다.

더욱이 경동시장 부지 관리를 하는 케이디마켓은 경동시장청년몰 입점 업체들에 임대료 50% 감면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청년상인육성재단에서는 상표 등록ㆍ매장 집기 지원 등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청년몰을 알릴 수 있도록 홍보비용도 지원한다. 청년몰 내 사장들이 모여 방식을 결정하고, 그에 맞게 계획서를 작성해 제출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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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동시장 전경. 사진=조하니 기자


최근에는 경동시장 청년몰에 힘을 보태는 기쁨 소식이 전해졌다. 경동시장이 LG전자ㆍ스타벅스ㆍ중소벤처기업부ㆍ동반성장위원회 등 주요 기업, 정부, 기구와 힘을 합쳐 대대적인 상생 변신을 노력하는 협약을 맺었기 때문이다.

지난 15일 ‘스타벅스 경동 1960점’ 출점 상생협약식에서 스타벅스는 매장에서 발생하는 수익금 일부를 ‘경동시장 상생기금’으로 출연하고, 경동시장 상인 자녀를 해당 매장에 채용하는 상생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조주현 중기부 차관도 이날 행사에 방문해 감사의 뜻을 전했다. 조 차관은 "경동 1960점 출점은 경동시장 활성화에 있어 아주 좋은 기회"라며 "상인들이 이 기회를 살리기 위해 품목 다변화, 결제 편의 제공 등 고객맞이 준비를 더욱 철저히 해줄 것"을 당부했다.

청년몰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A씨는 "스타벅스 경동1960점이 정식 오픈하면서 카페에 방문했던 사람들이 청년몰에도 관심을 가지고 찾아와 평소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청년몰을 방문해 줬다"며 상생협약 시너지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A씨는 "앞으로도 스타벅스부터 금성전파사, 청년몰 등 다양한 시설들이 시너지를 내 시장을 찾는 손님들이 점점 많아지면 좋겠다"며 환환 웃음을 지었다.

경동시장 상인회도 지역상권 살리기를 위한 방안을 강구하는 노력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김영백 경동시장 상인연합회 회장은 "전통시장들이 지난 2020년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으면서 설 자리를 잃어갔고, 경동시장도 마찬가지였다"며 "지금은 상인들도, 상인회도 시장을 다시 살리겠다는 절실한 마음으로 바꿔나가고 있는 과도기"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장년층만 오는 시장이 아닌 젊은 사람들도 많이 찾아올 수 있는 시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문을 연 ‘스타벅스 경동1960점’이나 LG전자의 ‘금성전파사’같은 대기업과 상생을 노력하는 점이 좋은 사례"라고 소개했다.

이밖에 경동시장 상인연합회는 동대문구청이나 서울시와 함께 아케이트(비ㆍ햇빛가림 시설)ㆍ와이파이존 등을 설치하면서 시장 환경 개선에 힘을 쓰고 있다.

시장에서 채소를 파는 상인 B씨는 "상인회에서 시장 환경 개선을 위해 힘을 많이 써주고 있다"며 "몇개월 전부터는 확실히 장년층 뿐만 아니라 젊은 손님들이나 가족 단위 손님들도 자주 보이고 있어 시장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고 느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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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동시장 전경. 사진=조하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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