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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순간부터인가 종교가 논의의 주제가 되면 신의 존재 여부가 가장 우선하는 주제로 등장한다. 신의 존재 여부에 대한 논의에서부터 그가 지녔으리라 예상되는 속성의 기능적 발현, 그리고 우리의 삶 안에서 자리 잡을 규범적 실재로서의 그의 현존에 이르기까지의 논의가 거의 ‘신학적’이라고 해야 할 구조를 지닌 틀 안에서 펼쳐진다.
우리의 현실이 옳으니 그르니 생각할 필요는 없다. 자칫 판단이 선행되면 실재 또는 현실을 간과하게 돼 결과적으로 어떤 선의의 판단도 부정직한 인식을 낳게 된다.
분명한 것은 우리의 ‘신에 대한 논의’는 자못 서양적이거나 ‘신학적’인 ‘유일신적 실재’를 전제로 펼쳐진다는 것이다. ‘신 이야기’가 불가피하게 그럴 수밖에 없다면 그렇게 물어지고 구전되는 ‘신 이야기’가 우리에게 어떤 도움이 될 수 있을지 적극적으로 살펴봐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신간 ‘신 이야기’가 펼칠 이야기는 여기서 시작된다. 책은 ‘신이라는 사물’에 대한 인식론을 담았다. ‘신이 하는 이야기’에 대한 고백적 진술이 어떤 형태로든 들어있다. 게다가 신의 예사로운 용례도 거론되고, 서양적인 ‘신학적인 분위기’도 스스로 모든 것의 준거인 양 단단히 한자리를 차지한다.
저자는 신을 주제로 한 다양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강조한다. 이도 저도 아닌, 주저리주저리 말이 말을 쫓아 이어지는 군소리가 될지라도. 누구나 신에 대한 자기 생각을 거리낌 없이 펼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우리는 대체로 뜻밖에 소심하다. 그런가 하면 뜻밖에 무모하다. 그 둘 사이를 그네 타기처럼 오가기도 한다. 자기 자신에게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사물과의 만남에서는 더욱 그렇다. 어쩌면 ‘신 이야기’가 우리의 이러한 경험을 조금 더 편하게 만들어줄지 모른다.
제목 : 신 이야기
저자 : 정진홍
발행처 : EBS 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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