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급난·파업·무역 장벽 딛고 판매 회복세
쌍용차 회생하고 전기차 시장 성장···IRA 해법 찾기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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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 현대차 울산공장 전기차 생산라인. |
25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주요 업체들은 부품 수급에 어려움을 겪어 차를 제때 생산하지 못했다. 전쟁 이후에는 전세계 소재·부품 가격이 폭등하며 원가 부담까지 생겼다. 현대차·기아 일부 인기 모델의 경우 계약 이후 출고까지 1년 6개월 이상 소요될 정도로 수요-공급에 엇박자가 생겼다. 민주노총 화물연대가 두 차례나 총파업을 벌이며 물류에 비상등이 들어오기도 했다.
다만 생산량 조절과 영업 일선의 적극적인 대응을 통해 하반기부터 문제를 해결해나갔다. 완성차 5개사의 올해 1~11월 누적 판매는 677만3724대다. 악재를 딛고 전년 동기(654만4057대) 대비 성장세를 보인 것이다. 수입차를 제외하면 현대차·기아는 점유율 88%를 넘기며 ‘왕좌’를 확실히 지켰다.
이 과정에서 전기차 시장이 커졌다는 점도 눈에 띈다. 지난 1~11월 기준 국내 전기차 판매는 15만1322대로 작년 보다 68.2% 늘었다. 현대차 아이오닉 6, 기아 EV6 GT와 니로EV 등 신모델이 출시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BMW i7, 벤츠 EQS, 폴스타2, 폭스바겐 ID4, 아우디 Q4 E-트론, 푸조 e208·e2008 등 수입차도 신차 공세를 펼쳤다.
르노코리아자동차와 쌍용자동차 입장에서는 올해가 변화의 변곡점이었다. 르노코리아는 기존 르노삼성자동차에서 지난 3월 사명을 바꾸며 새롭게 출발했다. 브랜드 특유의 태풍 로고를 변경하고, XM3 하이브리드 등 신차를 선보이며 고객들과 소통하고 있다.
쌍용차는 청산 직전까지 갔다 KG그룹이라는 새 주인을 맞으며 기사회생했다. 대주주였던 인도 마힌드라 그룹이 지분 매각을 선언했지만 적당한 매수자를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 주인이 바뀐 뒤에는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토레스가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쌍용차 역시 조만간 사명을 ‘KG 모빌리티’로 바꿀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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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 수출 대기 중인 한국지엠 차량들. |
현대차 캐스퍼 출시 이후 주춤하던 경차 시장에도 활기가 돌았다. 소비자들이 큰 차를 선호하며 지난 2년간 경차의 내수 판매는 10만대를 채 넘지 못했다. 올해는 11월까지 12만대 이상 팔려 연간 기준 13만대 고지를 넘을 것으로 관측된다.
전세계 시장의 경기침체가 예정돼 있다는 점,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관련 불확실성이 남아있다는 점 등은 국내 완성차 업계가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다. 올해 수출 기업들은 고환율(원화 약세) 영향으로 일정 수준 수익성 방어에 성공했다. 다만 앞으로는 주요국 긴축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될 것으로 예측돼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 국내에서도 할부 금리 상승 등 부담 요인이 커질 전망이다.
바이든 행정부의 IRA는 북미지역에서 생산된 전기차에만 1000만원 상당 혜택을 제공한다는 게 골자다. 현대차·기아의 현지 전기차 공장은 2024년 말 또는 2025년에 완공된다. 우리 정부와 현대차그룹은 그 전까지 IRA로 인한 타격을 최소화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yes@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