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중동시장 주요 발주처 투자 의지 증가
사우디 네옴시티 프로젝트 발주도 내년 본격화
현대건설·삼성엔지니어링 등 중동수주 확대 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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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의 방한을 환영하는 에쓰오일 본사의 환영 플래카드. 사진=김준현 기자 |
[에너지경제신문 김준현 기자] 다사다난했던 건설부동산업계의 2022년이 마무리됐다. 지난 한 해는 건설현장의 중대재해처벌법에 의한 과중처벌 및 우크라이나 전쟁에 의한 원자재 상승, 고금리에 의한 부동산경기 침체,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 부실 우려 및 미분양 증가에 의한 건설사의 자금경색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같은 상황에도 건설업계는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위기극복을 위해 분전하고 있는 모습이다. 국내 건설업계의 해외건설 및 국내 부동산 시장, SOC(사회간접자본) 사업 등 동향을 3회에 걸쳐 짚어봤다. [편집자 주]
올해 해외건설 시장 중 중동지역은 하반기 고환율 및 고유가를 바탕으로 중동지역 주요 발주처 투자 의지를 끌어올리는 것에 한 몫했다. 특히 지난달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방한과 네옴시티 프로젝트는 중동시장 추가 수주 기대감으로 해외 시장을 노리는 국내 건설업계를 들썩이게 하기에 충분했다.
‘제2의 중동 붐’이 불고 있다는 말이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글로벌시장조사기업 IHS마킷은 해외시장은 올해 대비 4% 성장한 13조9824억 달러로 예측했다. 여기에 중동시장은 14.4%(7367억 달러)로 세계 최대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는 2022년 6441억 달러 대비 0.5%p(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도 지난 26일 ‘해외건설산업 동향’ 보고서를 통해 내년 해외건설 수주액은 중동 수주 회복에 힘입어 350억달러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300억 달러 선을 유지하고 있는 지난 2021년과 올해 수주액 대비 약 10~15% 증가한 규모다.
이에 맞춰 중동 사업부를 거느린 주요 건설사의 적극적인 사업 추진도 주목되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 6월 사우디아라비아 네옴시티 관련 약 7000억원 규모 러닝터널공사(12.5km)를 수주한 바 있다. 그 외에도 현재 8건의 입찰을 준비하거나 진행 중에 있다.
업계에 따르면 옥사곤 항만 두바 항구 확장공사와 스파인(spine) 박스터널(142km 철도, 터널 및 역사 49개소), 콘크리트 구조물(제작장 조성 및 PC제작) 등에 입찰했다. 추가로 송전 선로 및 변전소 설치 등 플랜트와 트로제나 인프라, 주거단지 모듈러 주택, 블레이드 RC코어도 대기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건설업계에 따르면 네옴시티 개발사업은 완공 목표 기한을 고려하면 내년부터 발주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업계에선 네옴시티 프로젝트가 인프라공사이나 사업규모가 방대하고 기술력이 요구되는 만큼 일부 업체들만의 지명입찰제로 이뤄져 해당 건설사의 수익성을 보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중동 화공플랜트 발주 확대에 의한 수혜를 기대하고 있다. 내년 중동 걸프협력기구(GCC) 화공플랜트 발주예산은 601억달러로 2022년 대비 약 113% 확대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김선미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삼성엔지니어링은 5.5.3 혁신을 통해 높아진 수행력과 충원된 인력을 통해 중동 발주예산 확대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현재 삼성엔지니어링은 화공플랜트 총 7건의 기본설계(FEED)를 수행 중이며 이 중 3건은 단독수행 중에 있다.
대우건설은 중동지역 중 이라크 항만 공사가 진행 중에 있다. 내년에도 해당 지역에서 추가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 다만 대우건설은 입찰경쟁이 덜한 주력 시장 위주로 신규수주를 확보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나 수주 속도가 더뎌 주택실적 하락분을 만회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증권업계는 분석하기도 했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세계 시장의 전반적인 전망치 하향조정에도 불구하고 중동시장은 오히려 상향 조정됐다"며 "고유가 전망에 따라 중동 주요국의 발주 여건이 대폭 개선될 전망이다"고 진단했다.
kjh123@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