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공기업 구조 개선해야 기후변화 정책 제대로 실현"
"재생에너지 확대, 정부가 강한 리더십 가지고 이끌어야"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이제 온실가스 감축으로 대상 변화"
▲김주진 기후솔루션 대표가 에너지경제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송기우 기자 |
기후변화가 이제 우리에게 재앙으로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 재앙의 신호들이 기상이변, 생태계 파괴 등의 형태로 우리 주변 곳곳에서 나타난다. 기후변화는 인류의 생존과 직결돼 있다. 누구든 그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지구의 종말 같은 먼 미래를 얘기하는 게 아니다. 지금도 기후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고는 더 이상 국제사회에서 일원으로 활동하기 어렵게 됐다. 전쟁 터나 다름 없는 경제현장을 누비는 기업도 이미 글로벌 표준으로 자리잡은 기후변화 대응 노력을 하지 않고는 살아남을 수 없게 됐다. 모두가 비상한 관심과 노력으로 힘을 모아 대응하지 않으면 위기를 넘기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 같은 목소리다. 에너지경제신문은 ‘기후위기 대응 더 늦으면 내일이 없다’를 신년 화두로 제시하고 국내 주요 기후화경단체 대표 릴레이 인터뷰를 마련, 지혜와 해법을 들어본다. [편집자 주]
[에너지경제신문 오세영 기자] "시대에 따라 핸드폰이 변화했듯 앞으로 발전 형태를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게 우리 경제를 위해서도 맞다고 생각합니다."
김주진 기후솔루션 대표는 8일 에너지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과거 노예제도부터 이어오던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이제는 온실가스 감축으로 대상이 변화한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환경단체 기후솔루션은 지난 2016년 설립된 비영리법인이다. 기후솔루션은 에너지·기후변화 정책과 관련된 법률, 경제, 금융, 환경 전문가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주로 탈석탄 및 화석연료 금융, 재생에너지 및 전력시장 정책, 기후변화 정책 등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주진 대표는 에너지와 환경 분야에서 활동해 온 법률전문가다. 기후솔루션을 설립하기 전에는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다수의 에너지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김 대표는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 명세서공개 심사위원으로 활동하거나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 워킹그룹 위원으로 참여하는 등 국내 기후변화·에너지 정책에도 주요 전문가로 활동했다.
다음은 김주진 대표와의 일문일답.
◇ "한전 적자, 석탄과 가스발전 줄여야 해결할 수 있어"
- 어떤 계기로 환경운동과 환경단체 활동을 시작했는지.
▲ 변호사로 활동하기 전부터 환경문제에 관심이 많았다. 대학생 때부터 기후변화나 환경문제 관심이 많아 동아리 활동도 했고 그러면서 늘 생업으로 관련된 활동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다. 동아리에서는 학교 개발을 반대하거나 자연보존 운동, 생태계 보존 등 활동을 주로 했다. 학사 전공도 국제정치학이다. 당시 국제정치와 동아리 활동에서 맞닿은 부분이 기후변화였다. 처음에는 기후변화가 단순히 국제 문제인줄 알았다. 그런데 계속 공부를 하다가 보니 우리 사회 필수적인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후변화에 대한 내용 자체가 깊이가 있고 스케일이 크다는 점에서 흥미를 느꼈다.
- 최근 에너지 위기 상황에서 전력 공급을 위해 석탄발전기를 돌리고 있다. 세계 각국에서 탈석탄 퇴조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 않은가.
▲ 석탄발전에 대한 퇴조 움직임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침공의 가장 큰 결과는 재생에너지 속도가 더 빨라졌다는 점이다. 잠깐 발전량이 비워지는 순간을 위해 석탄발전을 잠깐 늘리는 것 뿐이다. 전체적으로나 장기적으로 보면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더 많이 늘어난다. 실제 재생에너지가 늘어나는 속도는 훨씬 빨라졌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한국전력공사(한전) 적자가 30조원대다. 유럽과 비슷한 현상을 겪는 것 같다. 한전의 적자 가운데 10조원은 석탄발전에 대한 비용이고 20조원은 가스발전에 들어가는 비용이다. 재생에너지 발전 비용은 차이가 없다. 한전 적자 금액을 어떻게 마련해야 하나 그 방법을 찾다 보니 ‘한전채’ 이야기가 나왔다. 결국 한전이 화석연료를 과도하게 노출했고 그게 다른 점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생각한다.
- 국내 신규 석탄발전소는 환경단체의 강력 반대에도 속속 전력시장에 진입했다. 환경단체의 신규석탄 반대에 그나마 신규석탄의 탄소감축 등 노력을 평가하는 측도 있지만 너무 소모적이지 않았느냐는 견해도 있다.
▲ 제주도를 예시로 들어보겠다. 제주도에는 석탄발전소가 없다. 한전이 소유한 가스발전소와 대부분 민간이 소유한 재생에너지 발전소가 있다. 그런데 한전은 송전망을 가지고 있다. 한전 인력들이 전력거래소 이사회도 지배하고 있다. 전력거래소는 계통안정과 발전보상을 조정한다. 삼성이 RE100(사용전력의 100% 재생에너지 조달)을 한다는 내용은 한전 입장에서는 원전 몇 개를 끄라는 것과 같기 때문에 마음에 들지 않을 수 밖에 없다. 지금 계통문제는 통신업계가 20년 전 겪었던 문제와 똑같다. 삼성이나 포스코 등 대기업들은 재생에너지 사용을 늘리고 싶어하고 그게 고객 수요에 대응하는 방법이라는 점도 알고 있다. 그런데 이런 대기업들이 시가총액 10조원 밖에 안되는 한전을 위해 아무 것도 못하고 있다. 이런 불공정 사례를 고쳐야 한다. 제주도는 기술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수단이 있다. 바로 배터리다. 지금은 배터리가 하는 역할을 가스발전소가 하고 있다.
- 시장의 불공정성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달라.
▲ 대기전력에 대해 가스발전소에 용량요금을 주는 건 전기가 급할 때 켜고 알아서 끄라는 차원에서 마련된 거다. 배터리도 그 역할을 한다. 전기가 부족하면 배터리에서 전기를 빼내 쓰고 반대로 전기가 남는다면 저장하는 역할이다. 배터리는 전기 저수지를 보호하는 곳이다. 지금은 가스발전소가 똑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용량요금은 1킬로와트시(kwh)당 22원으로 똑같다. 그런데 가스발전은 24시간 지원하고 양수발전이나 배터리는 6시간만 지원한다. 배터리도 언제든지 전기를 채웠다 빼내면서 24시간을 사용할 수 있는데 왜 6시간만 지원하는 지 모르겠다. 그렇게 지원 시간을 동일하게 하면 배터리 설치량이나 사용량이 늘어나면 재생에너지 발전량도 늘어난다. 그러면 가스발전 경쟁력이 떨어진다. 발전소를 소유한 한전도 재무구조가 악화할 수 밖에 없다. 한전이 하는 모든 조치를 민간에서 맡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금 흐름 관점에서 보면 민간으로 들어갔던 현금이 들어온 것이다. 가스가격이 비싸다 보니 한전 적자에도 기여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나 한화 등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좋은 기술을 만드는 회사들이 있다. 하지만 전력공기업 때문에 시장에서 날개를 못 펴고 있다. 우리 정부는 경제계 전체를 위해 존재하는 거지 한전 만을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니다.
- 전력시장에 또 다른 불공정 사례 있는가.
▲ 기업의 RE100 이행 프로그램 중 간접 PPA(전력구매계약)가 대표적이다. PPA는 기업이 재생에너지를 직접 또는 한전 중개로 사는 계약이다. 직접 PPA든 간접 PPA든 재생에너지 사업자는 대부분 민간회사다. 한전의 재생에너지 비중은 12.5% 밖에 되지 않는다. PPA 계약을 체결하면 한전 입장에서는 전력을 구매하는 고객이 빠져 나가는 셈이다. 그 양은 원전이나 석탄발전기 몇 기에 해당한다. 간접 PPA는 한전이 거래 중개자다. 망 요금을 높게 정해서 산업용 전기요금 대비 최소 40~50% 높게 책정해둔다. 한전은 발전 자회사들한테는 망 요금을 받지 않는다. 예를 들면 석탄발전사 등 발전사업자들에는 망 이용 요금을 부과하지 않고 수요 측이 100% 부담한다. 한전의 발전 자회사가 망 이용 요금을 면제 받을 수 있게 하는 송전망 이용요금 부과 유예조치가 20년간 고착화해 있다.
▲김주진 기후솔루션 대표가 에너지경제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송기우 기자 |
◇ "기후변화 정책, 제대로 실현하려면 전력공기업 구조 개선해야"
- 윤석열 정부 들어 속도조절에 들어간 재생에너지 정책에 대해 평가한다면.
▲ 제주도에는 재생에너지가 굉장히 많다. 이론상으로는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을 100%로 맞추는 것도 가능하고 평일에 바람이 많이 불면 60%까지 올라간다. 많은 사람들이 제주도에서 출력제어가 발생한 이유에 대해 풍력발전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반대다. 가스발전이 늘어나서 출력제어가 일어난 것이다. 출력제어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시장을 보호하는 조치라고 생각한다. 재생에너지 발전소가 늘어나지 않는 또 다른 이유는 중앙 정부에서 인·허가 등 절차를 맡지 않아서다. 대기업 공장도 인·허가를 받을 때 기초 지자체에 맡기면 진행이 잘 되지 않는다. 중앙집권적으로 산업을 계획하고 인·허가를 빨리해야 한다. 전 세계는 재생에너지 발전소를 늘리고 있는데 산업 마인드가 있는 우리나라가 그 흐름을 놓치고 있는 게 안타깝다. 제주도에서도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100% 실현 가능성이 보인다. 우리나라가 전력 고립 섬이라는 이유로 재생에너지 확대를 우려하는 건 어불성설이다.
- 기후변화 정책이 제대로 실현되기 위해 필요한 점은 무엇인가.
▲ 기후변화 정책이 제대로 실현되지 않는 나라들을 보면 전력공기업들의 문제가 원인인 경우가 많다. 궁극적으로는 망 사업자와 발전 사업자가 분리돼야 된다. 전력공기업 민영화에 대한 의견은 없다. 중요한 건 망 사업자 혹은 계통운영자의 목적달성 혹은 경영평가가 석탄발전사들의 경영평가와 관련이 깊다면 당연히 원전·석탄·가스의 계통망을 운영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더욱 분리돼야 된다. 단순히 국가가 아닌 기관으로 주식을 이전해야 한다는 걸 의미하는 게 아니다.
- 기업의 RE100 수요 등을 생각하면 국내 재생에너지 공급은 부족한 실정이라고 한다. 그래서 RE100을 CF100(사용전력의 100% 무탄소 전원 조달)로 대체해야 한다는 견해에 어떻게 생각하는지.
▲ 그런 견해가 있다고 하더라도 어마어마하게 큰 차이를 발생할 수 있다. 원전은 완공까지 10년이 걸린다. 반면 태양광은 3개월, 풍력은 인·허가가 7년이고 짓는 건 1~2년 정도 소요된다. 이렇게 빨리 재생에너지 발전소를 차릴 수 있지만 재생에너지 공급에 대해 우려하는 건 전환을 하고 싶지 않아 한다는 점이다.
- 원전에 대한 기후솔루션의 입장이 뚜렷이 보이지 않는다. 원전 수출과 SMR(소형모듈원전)에 대해서도 입장을 듣고 싶다.
▲ 원전을 하는 국가, 즉 중국이나 일본·러시아·중동·프랑스 등의 공통점은 독점전력시스템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원전은 송전망부터 발전까지 국가가 장악한 전력시스템의 유산이라고 생각한다. 그 혜택을 많이 받고 있다. 물론 원전이 기후변화에 기여할 수도 있겠지만 재생에너지와 같은 선상에서 놓고 볼 수는 없다.
- 전기요금이 크게 오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이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 전기요금 인상에 반대하는 건 아니다. 요금 인상을 해야 한다면 화석연료 노출을 줄여달라는 주장이다. 즉 석탄발전 비중을 낮추라는 조건을 달았을 뿐이다. 한전 적자의 3분의 1은 석탄발전에 대한 부분이고 나머지는 가스발전에 대한 부분이다. 이 부분에 대한 대책도 없이 한전 채권 발행 한도만 늘리면 자본시장까지 망가져진다. 당장 석탄을 중단할 수 없다면 언제까지는 석탄발전기를 끄겠다는 약속이라도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회계법인과 함께 분석하고 계산해본 결과 오는 2035년까지 석탄을 끄는 데 들어가는 지원 등 비용은 3조5000억원 밖에 안된다. 신규 석탄과 한전의 석탄발전기를 포함해 끈다고 계산해보니 이렇더라. 단순히 전기요금을 올리지 말라는 말이 아니다. 다만 전기요금을 올려야 한다면 한전 적자의 원인이 무엇 때문인지 정확히 파악하고 개선하라는 말이다.
- 기후위기 대응과 전기요금 부담을 놓고 이제 고민해야 할 시점인 것 같다. 국민들은 기후위기 대응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전기요금 인상에 대해서는 매우 인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 전기요금이 올라가는 큰 원인은 기후위기 대응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도 그렇다. 인도의 경우에도 서쪽 지방은 재생에너지 비율이 50%나 된다. 한전은 스스로 우리나라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부끄러워 해야 한다. 인도에 가서 계통을 어떻게 유지하고 있는 지를 배워야 할 판이다. 기후위기 대응에 나서는 게 경제적으로도 이득이다. 인도에서도 기후위기에 대응하려고 갑자기 전환한 게 아니다. 경제적으로 이득이 되기 때문에 한 것이다.
▲김주진 기후솔루션 대표가 에너지경제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송기우 기자 |
◇ "재생에너지 확대, 정부가 리더십 가지고 이끌어야"
- 문재인 정부 때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2018년 대비 40%로 상향조정해 국제사회에 공표했다. 달성할 수 있다고 보는가.
▲ 이미 제주도는 되고 있다. 육지에서 안 될 리가 없다고 생각한다. 발전소 건설과 관련해 토지 문제가 언급되는데, 이격거리 규제가 중첩되면서 규제로 발전소를 지을 땅이 없어져 버린 거다. 지방자치단체 조례의 이격거리 규제로 태양광 발전소 인·허가를 안 내주니 태양광 설치할 땅이 없다. 국내 대표적인 군에서 재생에너지 설치할 수 있는 곳은 △함양군 (0.64%) △함평군 (0.78%) △구미시 (0.09%)밖에 되지 않는다. 현재 입법을 추진 중인 풍력발전촉진법안은 중앙정부에서 지방이 풍력발전 사업 인·허가 과정을 빠르게 진행해주도록 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 입법이 제대로 안 되는 것 같다.
- 주민수용성은 정부도 해결하기 어렵지 않은가.
▲ 그건 정부의 무책임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지방이 태양광 이격거리 규제를 하면 중앙정부가 주민 보상도 진행해야 한다. 어떻게 보면 중앙정부가 가지고 가야 할 리더십 부분을 지자체에 방치하고 넘기는 셈이다. 군 하나 인구가 2만명이다. 마을에서는 사업자가 들어오면 당연히 보상을 받고 싶어한다. 만약 태양광 발전소에 손해보상 소송을 제기하라고 하면 아무도 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면 백전백패이기 때문이다. 중앙 정부가 재생에너지에 대해 제조업 만큼 끌고 가질 않는다. 심지어는 산업시설인데 전원주택 지을 때 필요한 인·허가 법을 적용하고 있다.
- 반도체, 철강, 자동차, 석유화학 등 우리 주력산업이 모두 에너지를 많이 쓰고 그 결과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한다. 산업구조의 재편이 필요한데 방법이 있는가.
▲ 맞다. 전력부분이 산업 흐름에 맞추지 못하고 체질도 개선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전력회사가 전 산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보여지기 때문이다. 산업 재편을 하고 싶어도 지원을 받거나 해야 한다. 석탄발전을 중단하면 1조4000억원 전환 비용이 발생한다. 그 걸 한전에 지원해도 되지 않느냐. 대기업들은 그린 제품을 공급하고 재생에너지도 사용하고 싶은데 한전이 막고 있으니 대기업 사이에 불만이 많다. 재생에너지를 알아서 조달하고 싶은데 한전이 막아 놓는 셈이다.
◇ "온실가스 감축·에너지 전환, 우리 경제 위해서도 가야 할 길"
- 기후솔루션이 다른 기후환경단체와 다른 점은 무엇인가.
▲ 온실가스 저감 목표에 아주 충실하려고 한다는 점이다. 이를 이루기 위해 어떤 문제에 대해 분석하고 해결점을 찾으려는 뛰어나고 열정이 넘치는 활동가도 있다. 앞으로도 그런 사람들을 많이 찾으려고 한다. 온실가스 감축에 초점을 굉장히 많이 맞추고 있다는 점이 다른 단체와 차별화하는 점이라고 할 수 있다.
- 기후솔루션은 특정 산업이나 기업의 경영활동과 관련된 문제를 구체적으로 제기하는데 이에 대한 각 계 의견이 엇갈린다.
▲ 어떤 변화에는 동기가 굉장히 크다. 이제는 과거 산업에서 바뀌어야 할 때가 되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든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아주 오래 전 노예제도가 있을 때부터 나왔던 개념이다. 지금은 그 개념이 온실가스 배출로 바뀐 것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시대에 따라 변했다고 봐야 한다. 20~30년 전 오염물질을 엄청 배출하면서 제품을 생산했던 기업들이 지금 사회의 지탄을 받고 있다. 지금은 그 당시 ‘오염물질 배출’이라는 개념이 ‘온실가스’라는 분야로 바뀐 셈이다. 정부의 행위 하나하나가 끼치는 온실가스 효과가 엄청 크다. 우리나라가 동남아에 하던 석탄발전 지원을 중단했더니 동남아 석탄발전 계획 용량의 절반이 사라졌다. 여러 나라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우리 정부의 결정으로 사라지고 있다. 반대로 생각하면 그만큼 지금까지 우리나라가 전세계 온실가스 배출에 기여했다고 볼 수 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앞으로의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큰 결심을 했다고도 볼 수 있다. 앞으로 발전 형태를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게 우리 경제를 위해서도 맞다고 생각한다. 핸드폰이 변화했듯이 말이다.
- 기후솔루션은 산림바이오매스에너지의 친환경에너지 분류에 많은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그 정책 대안이 있는가.
▲ 산림바이오매스를 친환경에너지로 분류하자는 주장은 석탄광산을 보호하기 위해 석탄을 써야 한다는 논리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나무를 베어서 다시 심을 때 똑같은 탄소배출량을 고정하려면 100년 이상 시간이 걸린다. 낙엽 태워서 생긴 이산화탄소를 복원하는 건 오래 걸리지 않는데 원목은 다르다. 유럽의 바이오매스가 우리와 같지는 않을 것이다. 왜냐면 택소노미(녹색분류체계) 기준이 있기 때문이다. 같이 살펴봐야 할 것 같다. 바이오매스는 석탄발전소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게 한다. 그렇기 때문에 기저발전사들이 혼소 발전을 할 수도 있고 석탄발전을 유지하는 명분이 되기도 한다.
- 기후솔루션의 활동 재원은 어떻게 마련하는지. 또 시민단체 등의 약점으로 꼽힌 회계 투명성은 어떻게 확보하고 있는지.
▲ 재원은 기부금이다. 정부용역은 없고 전부 기부금이다. 가끔 독일의 코이카(한국국제협력단) 같은 곳에서 들어오는 기부금이나 월드뱅크(세계은행) 기부금 등은 있다. 한국 정부에서는 받지 않는다. 국내 회원들과 개인 기부자들이 있다.
- 앞으로의 개인적인 소망과 활동계획이 있는지.
▲ 우리 단체가 무탈하게 활동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 기후솔루션은 50명의 구성원들이 다양하게 포진돼 있다. 해외 유능한 인재들도 많이 영입되고 있다. 옛날과 달리 오히려 해외 재원들이 한국으로 들어오고 있다. 굉장히 의미 있는 일이다. 여성 구성원은 70% 정도다.
대담 = 구동본 정치경제부장/부국장
정리 = 오세영 기자
사진 = 송기우 기자
■ 김주진 대표 프로필
◇약력 △1980년 서울 출생 △서울대 국제관계학 학사·서울대 환경대학원 도시계획학 석사·美 조지타운대 환경법학 석사 수료 △대한변호사협회·미국 일리노이주 변호사협회 회원 △2008~2015년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2015년 환경방위기금(Environmental Defense Fund) 인턴 △2016년~ 기후솔루션 설립자 겸 대표 △2016년∼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 명세서공개 심사위원 △2016년∼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 워킹그룹의 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