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시장 ‘저성장’·‘반한감정’ 이중고···韓 기업 ‘고심’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1.18 14:51

작년 성장 3% ‘기대 이하’···"저성장 기조 지속"



보복성 비자 발급 제한···‘제2의 사드보복’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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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 10일 부산항 신선대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우리나라의 주요 수출 대상국인 중국은 최근 우리나라 국민들의 비자 발급을 제한하는 등 일방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다. 중국의 작년 경제성장률 또한 기대치에 크게 미치지 못하면서 국내에서 ‘차이나 리스크’가 커지는 모양새다.


[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우리나라와 기업들의 ‘돈줄’ 역할을 해주던 중국에서 최근 계속 잡음이 들리고 있다. 우리 국민에 대한 단기비자 발급을 중단하는 등 ‘반한감정’이 고조되는 양상이라 국내 수출 기업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중국의 경제 성장 속도가 예전 같지 않아 수출 시장으로서 매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8일 산업계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우리 국민에 대한 단기 비자 발급을 중단하자 기업들은 계약 파기 등 최악의 상황까지 고려하고 있다. 한국이 입국제한 조치를 강화한 데 따른 보복 성격이 짙은 만큼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여행·면세 업계 등은 이미 직격탄을 맞은 상태다. 특히 심리적 타격이 크다고 전해진다. 중국이 방역조치를 완화하며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조성됐지만 수포로 돌아갔다는 것이다. 일부 중소기업의 경우 출장길이 막히면서 현지 시설 관리나 추가 계약 체결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산업계 한 관계자는 "비자를 못 받는다고 당장 이익에 타격을 받진 않지만 ‘사드 보복’ 당시처럼 반한감정이 고조된다면 큰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경제가 크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우리 기업들 입장에서는 속내가 복잡하다. ‘최대 수출 시장’으로 중국의 매력도가 낮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작년 경제성장률은 목표치(5.5%)의 반토막 수준인 3%로 집계됐다. GDP 증가율 3%는 문화대혁명 마지막 해인 1976년(-1.6%)과 코로나19 첫해인 2020년(2.2%)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제로 코로나’로 요약되는 정책 영향이 크긴 했지만 인구 감소, 부채 누적, 부동산 시장 침체 등 구조적 문제점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선진국이 경기침체 국면에 접어든 상황이라 수출 확장도 기대하기 힘든 상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인구까지 줄어들기 시작해 장기적으로 시장 지위가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국의 지난해 말 기준 인구수는 14억1175만 명으로 전년 대비 85만명 줄었다. 중국 인구가 감소세를 보인 것은 ‘대약진운동’ 당시 대기근으로 수백만명이 사망한 1962년 이후 처음이다.

중국이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5% 내외로 알려졌다. 중국 입장에서도 지난해 기준 전세계 2위 교역국이다. 다만 우리나라의 대중 무역흑자 규모는 계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관세청은 올해 들어 약 10일간 대중국 무역적자가 19억달러 가량 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산업연구원이 지난해 11월 중국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기업(406개) 중 58.6%가 매출이 전년 대비 감소했다고 했다. 영업이익이 줄어든 경우도 62.1%였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차이나 리스크’가 어제 오늘 일은 아닌 만큼 우리 기업들도 수년 전부터 일정 수준 대비를 해왔다"며 "부품을 납품하는 중소기업이나 화장품 면세 등 일부 업종의 (중국) 쏠림현상이 여전하다는 점은 한계"라고 말했다.

이어 "이차전지, 방산, 콘텐츠 등 새롭게 성장하는 산업들의 경우 중국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특징이 있다"며 "앞으로 (신산업 위주로) 우리 산업이 체질 개선을 할 필요가 있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ye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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