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통' 간담회 지적 잇달아…"구체적 계획없는 약속, 신뢰회복 역부족"
게임위 "1분기 중 회의록 공개하고 4월 내 이용자간담회 다시 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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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서울시 용산구 한강대로 비앤디파트너스 강당에서 열린 ‘게임 이용자 간담회’ 현장. 참석 신청자 41명 중 실제 참석자는 20명으로, 곳곳에 빈자리가 눈에 띈다. 사진=윤소진 기자 |
25일 업계에 따르면 게임위는 최근 게임 심의 회의록 공개에 관한 일부 규정의 개정을 예고하고 게임 이용자들의 의견을 듣는 이용자 간담회를 열었다. 그간 밀실 심의, 전산망 구축 비리 의혹 등으로 논란에 휩싸인 게임위는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이용자들에게 전문성 부족, 미흡한 소통 문제 등에 대해 연신 사과하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간담회를 마친 이용자들 반응은 ‘알맹이는 없었다’라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등급 분류 과정 개선과 심의위원의 전문성 강화 등의 문제는 지난해 11월에 있었던 기자 간담회에 나온 내용의 되풀이었고 이후 결과적으로 개선된 점은 아직 없다는 것이다.
게임위는 직권등급재분류 분과위원을 5명으로 늘리고 기존 위원들의 임기가 만료됨에 따라 새로운 인물을 추천받아 전문성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그것만으로 이용자들 신뢰를 회복하긴 역부족이라는 반응이다.
회의록 공개 등 이행이 늦어지는 이유 등도 절차상의 한계를 말하며 개선의 의지만 밝혔다. 회의록 공개 지연에 대해서 게임위는 "현장 회의록은 모두 있으나 다만 공개 전 ‘임시 회의록’과 ‘보존 회의록’ 등 행정 검수 작업이 필요한데 이 기간이 통상 2~3주간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간담회에서 만난 한 이용자는 "보다 명확한 근거와 구체적인 계획, 그리고 개선 방향을 제시하길 기대했다"며 "정작 점심부터 저녁때까지 4시간 넘게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가장 많이 나온 답변은 ‘노력하겠다’는 말이 전부다"라고 지적했다.
게다가 간담회는 평일 낮에 열린 탓에 참가 의사를 밝힌 41명 중 실제 참가자는 20명에 그쳤고, 현장 중계 없이 비공개로 진행돼 아쉬움을 남겼으며 일부 게임 이용자들에게는 ‘소통’을 가장한 ‘불통’ 행보라는 비난을 받았다.
게임위를 둘러싼 각종 의혹은 지난해 ‘블루 아카이브’ 직권등급재분류에 대한 공정성 논란으로 촉발됐다. 이후 ‘바다이야기’와 흡사하다고 평가되는 ‘바다신2’가 전체 이용가로 심의되면서 전문성과 투명성 문제를 지적받았으며 심의 과정에 대한 공개도 없어 밀실 심사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 밖에도 게임위는 전산망 납품 비리 의혹으로 감사원의 감사를 받고 있다. 이 때문에 기관장인 김규철 게임위원장은 지난 이용자 간담회에도 불참했다.
모든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게임위는 먼저 이용자 신뢰회복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1분기 중 홈페이지를 통해 회의록을 공개하고 분기마다 이용자 간담회를 개최해 소통을 확대할 예정이다.
게임위 관계자는 "늦어도 4월 안으로 이용자 간담회를 다시 열 예정이며, 기자 간담회도 확대해서 반기 1회는 진행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게임 이용자와의 소통을 확대하기 위한 자리를 지속적으로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sojin@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