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사업 침체로 작년 나란히 영업익·매출 하락
북미로 시장전환 가속도…M&A·사업개편 집중
中 경기부양·리오프닝 기대감에 "대비책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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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각 사 |
그러나, 중국이 올해 상반기에 포스트코로나 경기부양책을 동원하고 하반기 이후 리오프닝(정상영업 재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어 두 기업의 해외사업 전환 고민도 덩달아 깊어지고 있다.
5일 뷰티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LG생활건강의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11.2% 감소한 7조1858억원으로 18년 만에 마이너스 실적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7111억원으로 44.9% 줄었다.
화장품 사업의 실적 타격이 컸다. 지난해 화장품사업 매출액은 3조2118억원으로 27.7%, 영업이익은 3090억원으로 64.7% 각각 줄었다. 해외 화장품사업 매출의 절반이 중국 내 봉쇄령으로 사업 전개에 차질을 빚고, 면세점 매출까지 줄어든 탓이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실적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지난해 아모레퍼시픽그룹 매출은 4조49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보다 15.6% 줄었다. 영업이익은 23.7% 하락한 2719억원을 기록했다.
주력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만 따로 보면 지난해 매출액은 4조1349억원으로 15% 내려갔고, 영업이익은 37.6% 줄어든 2142억원에 머물렀다. 특히, 해외사업 부문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30%, 84.3% 급락했는데, 중국 매출이 60% 이상을 차지하는 아시아 지역 매출이 급감한 이유에서다.
최대 수익원이었던 중국시장에서 현지 소비 침체로 암울한 성적표를 받아든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은 미국 등 성장 가능성이 높은 나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지난해 둘 다 전체 해외사업 규모는 줄었으나 북미지역 매출이 성장세를 이어가며 투자 성과를 보이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미국 매출만 23.3% 증가했으며, 아모레퍼시픽도 주요 브랜드의 선전으로 북미 지역 매출이 83% 올랐다.
이에 LG생활건강은 기존에 인수한 인프라 운영 강화에 초점을 맞출 방침이다.
2019년 품에 안은 화장품 제조업체 에이본(Avon)의 경우 현지화된 상품 위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직영몰 활성화로 직판매 사업에서 디지털 역량을 키운다는 전략이다.
2021년 인수한 보인카(Boinca)도 기존 온라인·디지털 마케팅 네트워크를 발판으로 컬러 제품군을 넓히고, 채널 확장을 모색한다. 최근에는 새롭게 미주사업총괄도 영입해 중장기 계획을 설계하며 북미사업 개편을 구상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역시 설화수·라네즈·이니스프리 등 주력 브랜드를 중심으로 마케팅을 강화해 현지 인지도 제고에 나설 방침이다. 아울러 중장기 성장 동력 차원에서 지난해 9월 인수한 브랜드 ‘타타하퍼’를 통해 럭셔리 시장 진입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이처럼 뷰티화장품 빅2의 글로벌사업 다각화로 중국 의존도를 낮추려는 시도가 오래 전부터 지속된 가운데 일각에서 올해 실적 흐름이 중국 경제 반등에 달려있다는 의견도 나오는 만큼 ‘탈중국 전략’에 올인(ALL-IN)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국내 증권가는 오는 3월로 예정된 중국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에서 중국 정부가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른 현지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기대감도 산업 전반으로 번지는 상태다.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도 이같은 중국시장의 변화를 감지하고 있다. 다만, 좀더 상황을 지켜보면서 내부적으로 대비책 마련에 나서는 동시에 글로벌사업 다각화에 박차를 가한다는 입장이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중국 내부적으로 코로나 정점을 지났다고 하지만 여전한 한한령 기조가 또 다른 변수"라며 "새로운 시도나 사업 확대보다 그동안의 사업 전열을 가다듬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후·숨·오휘 등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의 경쟁력 강화는 물론, 지난해 새로 진입한 온라인 플랫폼 틱톡·콰이쇼우 등 채널 다각화에 집중한다는 설명이었다.
아모레퍼시픽은 헤라·에뛰드하우스에 이어 올 상반기 중국 내 이니스프리 오프라인 매장을 전면 철수할 예정이다. 외형 감소를 감안하더라도 비효율 매장을 철수해 수익성을 제고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말 기준 현지에 남은 이니스프리 매장 수는 약 70여개다.
다만,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앞으로 중국에서 코로나19 예방·통제 정책이 최적화돼 소비 활력이 되살아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면서도 "유통채널 개선을 위한 오프라인 매장 효율화 작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혀 ‘중국 의존도 낮추기’ 전략을 확인했다.
inahohc@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