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정부와 민간 힘 합쳐 부동산 위기 이겨내야"…신재욱 NH투자증권 부동산금융본부 대표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2.05 12:04

시장 위기 해결 위해 정부의 규제완화·공적기관 역할 확대·미분양 주택 혜택 필요



"시장 위기 심각"…대형 증권사, 자본주의 시장에서 최소한 ‘안전핀’ 역할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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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NH투자증권 본사에서 신재욱 NH투자증권 부동산금융본부 대표가 에너지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김다니엘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김다니엘 기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최소화와 시장 연착륙을 위해 정부의 규제완화를 통한 시중은행 참여 유도 및 공적기관의 역할 확대가 필요하고, 미분양 주택에 대한 일시적인 세금 감면 적용과 미분양 펀드 등을 통한 사업자·건설사의 유동성 공급책 또한 병행돼야 합니다."

신재욱 NH투자증권 부동산금융본부 대표는 지난 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NH투자증권 본사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부동산 PF 부실 위기 해결과 부동산 시장 연착륙 방안에 대해 "정부와 민간이 힘을 합쳐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부동산 시장은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장기 호황을 이어왔다. 하지만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쟁·금리 인상 등 글로벌 이슈에서 비롯된 건설공사비 상승·자금시장 경색으로 최근 부동산 시장이 급격하게 위축된 상황이다. 특히 PF 조달금리 상승으로 분양시장 등 실물 경기가 위기에 봉착했다.

신 대표는 유수의 대형 증권회사에서 부동산 PF 업무를 담당해왔다. 2012년부터는 NH투자증권 부동산 PF 분야에서 11년째 근무하고 있는 자타공인 PF 분야 전문가다. 대한민국 부동산 PF 1세대로서 신 대표는 현 부동산 시장 위기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가감 없이 밝혔다.


◇ "건설업계부터 금융업계까지 연쇄 붕괴 우려돼"

부동산 PF에서 프로젝트의 현금 흐름은 재원으로 평가받는다. 이 때문에 경기침체로 인한 현금흐름의 저하는 부동산 PF에 직접적인 위협요소가 된다. 부동산 PF 시장은 브릿지론·PF·분양·상환 등 단계별 과정이 이뤄져야 하는데 현재는 이러한 개발금융의 선순환이 막힌 상황이다.

특히 제2금융권의 주도로 이뤄진 브릿지론이 사업성·분양성 악화·시공사의 수주 지양·부동산 PF 대주 금융위축 등의 사유로 전환되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브릿지론 연체 등 부실이 가속화되고 새로운 대출이 제한돼 단기적으로는 제2금융권 전체의 부실화를, 장기적으로는 부동산 수급 불안을 야기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결국 브릿지론의 조속한 정상화로 부동산 PF 부실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신 대표는 "브릿지론은 ‘시장의 뇌관’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부동산 PF 위기가 굉장히 걱정스럽다"며 "부동산 PF는 브릿지론 및 PF를 거치고 또다시 분양해서 상환 받는 선순환 흐름으로 진행돼야 하는데 최근 미분양 및 금융시장 위기로 모든 과정이 막혀 시장 붕괴에 대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고 우려를 표했다.

브릿지론은 주로 제2금융권에 의해 주도돼 시중 은행은 대부분 참여하지 않는데 그 규모가 PF 시장 전체의 3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크다. PF 업계에서는 지금 같은 현상이 지속되면 PF 부실로 이어질 수 있을 만큼 상황이 심각하다고 보고 있다.

신 대표는 이어 "현재 일각에서는 지표상으로 연체율이 10% 미만이기 때문에 아직 괜찮다고 하지만 상황은 생각보다 심각하다"며 "앞서 수많은 기한 연장이 있었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들이 터지게 된다면 부동산 업계부터 금융 업계까지 연쇄적으로 붕괴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신 대표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공기업·민간의 협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자금 유통이 가능한 1금융권 은행들의 PF 시장 참여율이 현저히 낮기 때문에 정부와 금융당국은 규제완화를 통해 시중은행의 참여를 유도해야 하고 주택도시보증공사(HUG)·한국토지주택공사(LH)·한국주택금융공사(HF) 등 공적기관에서 브릿지론 및 PF 시장에 참여하는 역할 확대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대주단협약을 통한 일괄연장으로 브릿지론과 PF 사업장에 시장이 되살아날 때까지 시간을 벌어줄 수 있는 선별적인 조치 또한 효과적일 것"이라고 제안했다.

그는 여기에 더해 아파트 미분양 증가에 대한 대책으로 취득세·양도세·보유세 등 미분양 주택에 대한 세금 감면을 일시적으로 적용하고 미분양 펀드 등을 통한 사업자 및 건설사의 유동성 공급책 또한 병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 "부동산 개발사업 최고의 ‘Platform Player’를 목표로 시장 위기 해결에 앞장서야"

신 대표가 진두지휘하는 NH투자증권 부동산금융본부는 토지 매입 초기 단계부터 매각 단계까지 개발사업 전 단계를 지휘·감독하는 ‘리드 매니저’를 목표로 운영 중이다. 조직 내 전문인력과 외부 전문가를 통해 최선의 해결책을 제시하고 기존 금융부문에 한정돼있던 영역을 전방위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신 대표는 "NH투자증권 부동산금융본부가 사업 전반에 대한 컨설팅을 제공하는 업계 내 ‘플랫폼 플레이어(Platform Player)’가 되기를 바란다"는 포부를 전했다.

또 앞서 말한 위기 대책 방안의 실현을 위해 NH투자증권을 포함한 대형 증권사들이 앞장서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정부 및 공적기관들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신 대표는 "기업은 이익을 위한 집단이지만 꼭 돈을 번다는 측면보다는 대형 증권사로 이러한 위기 해결에 앞장서고 구조를 형성하며 정부 및 공적기관과 협력해야 한다"며 "NH투자증권과 같은 대형 증권사가 자본주의 시장에서 최소한의 ‘안전핀’ 역할을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daniel1115@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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