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vs 카카오' 엔터·AI에서 붙었다...투자자 홀릴 승자는 누구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2.13 17:08

네이버-카카오, 작년 저점 대비 주가 40% 상승



SM 분쟁에서 뜻하지 않은 조우...컨퍼런스콜서 'GPT' 동시 발표



"경쟁 관계지만 포지션 차이 있어...정면 대결 아니다"

네이버카카오

[에너지경제신문=성우창 기자] 최근 엔터테인먼트 및 인공지능(AI) 등 분야에서 네이버와 카카오 간 경쟁이 불붙었다. 엔터, AI가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신사업 분야인 만큼, 양사 중 경쟁에서 승리하는 쪽이 투자자들로부터 성장성을 인정받고 주가도 탄력을 얻을 것으로 관측된다. 단 현재 이슈가 되고 있는 SM 경영권 분쟁 및 새로운 AI 개발에서 네이버와 카카오 간 시각 차가 있는 만큼, 지나친 경쟁 구도로 해석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네이버는 이날 3.04% 하락한 22만3000원, 카카오는 4.88%가량 하락한 6만4300원에 마감했다. 곧 미국 물가지표 발표를 앞두고 급격히 투심이 가라앉은 모습이다. 하지만 두 종목 모두 올해 두 자릿수 수익률을 거둔 만큼 ‘숨 고르기’ 구간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특히 네이버와 카카오의 주가는 장중 기준 52주 최저가를 기록했던 작년 10월 중순경으로부터 각각 40% 가까이 오른 상태다.

단 최근 네이버와 카카오 간 대립 구도가 두드러지기 시작하면서 경쟁 결과에 따라 향후 주가 상승률에 큰 차이가 생길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재 ‘네이버-카카오 전쟁’ 최고 격전지로 꼽히는 전장은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분쟁 이슈다. IT업체인 네이버와 카카오는 웹툰, 웹소설 등 컨텐츠 분야에서도 라이벌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최근 카카오는 SM의 K-팝 지식재산권(IP)을 이용한 웹툰, 웹소설, 플랫폼 등 콘텐츠 연계를 향후 서비스 방안으로 내세우며 SM 2대 주주로 등극했는데, 이에 반발한 이수만 SM 총괄 프로듀서가 하이브를 새로운 1대 주주로 끌어들였다. 그런데 네이버가 하이브 IP를 이용한 컨텐츠 및 플랫폼 제휴 사업을 벌이고 있어, SM이라는 한 밥그릇을 두고 네이버-카카오 경쟁구도가 형성된 것이다. K-팝 분야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SM의 IP는 컨텐츠 업체 입장에서 충분히 군침 흘릴만한 먹거리라는 평가다.

다음 격전지는 AI다. 올해 미국에서 등장한 ‘chat GPT’의 등장으로 검색엔진 분야가 대대적인 혁신을 맞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자연어 처리 기술을 통한 새로운 형태의 검색 방식은 기존 검색 방식과 알고리즘 및 편의성 측면에서 큰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그간 네이버는 국내 검색엔진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었는데, 향후 대처에 따라 지위가 흔들릴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에 네이버도 발빠른 행보를 보였다. 네이버는 최근 연간 실적 발표 후 이어진 컨퍼런스콜에서 올 상반기 내로 업그레이드된 검색 AI인 ‘서치 GPT’를 선보이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질세라 카카오 역시 컨퍼런스콜을 통해 ‘코 GPT’의 개발을 선언했다. 네이버와 카카오 간 AI 전쟁의 막이 오른 것이다. 이번 AI 개발은 네이버와 카카오에 제기됐던 성장동력 악화 의혹을 해소하기 위한 주요 신사업 아이템으로 꼽히는데, 경쟁에서 밀리게 되는 한쪽의 주가에 큰 타격이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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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체험해보는 교육부 직원들. 사진=연합뉴스


단 양사 간 경쟁 구도는 지나친 해석일 수 있다는 반론도 존재한다. SM 경영권 분쟁에서 카카오는 직접 지분 인수에 관여하는 주주고, 네이버는 1대 주주의 협력업체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카카오는 중동 국부펀드로부터 받은 1조2000억원의 투자금이 걸려있는 만큼 책임의 무게도 더욱 크다.

AI 분야도 마찬가지다. 네이버의 서치 GPT는 오랜 기간 쌓아온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한 초거대 AI를 목표로 하고 있다. 반면 카카오의 코 GPT는 보다 비용 효율적인 모델이다. 즉 본격적인 대형 검색엔진보다 ‘챗봇’ 등 카카오 플랫폼에서 십분 활용할 수 있는 ‘틈새시장’을 노리는 만큼, 네이버와의 정면승부를 피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동우 교보증권 연구원은 "동종 업체인 양사가 같은 이슈로 묶여있는 만큼 경쟁 상대로 볼 여지는 있다"며 "하지만 양사가 제시한 AI 모델의 차이가 있고, SM엔터테인먼트 관련 이슈에 관해서도 포지션이 다르다는 점은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su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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