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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경제신문=정희순 기자] SM엔터테인먼트(SM엔터)의 경영권을 둘러싸고 하이브와 카카오의 양강구도가 성립된 가운데, 넷마블의 셈법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넷마블은 하이브의 2대 주주면서, 신사업인 엔터 분야에서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투자를 받는 등 카카오와도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다. SM엔터 경영권의 향방은 향후 넷마블의 사업 전략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 알고 보면 한집안 ‘넷마블-하이브’
문화콘텐츠업계에서 넷마블과 하이브의 관계는 익히 알려져 있다. 방준혁 넷마블 의장과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친인척 관계로, 넷마블과 하이브는 그간 서로의 든든한 아군 역할을 해왔다.
두 사람의 관계가 집중적으로 회자된 것은 넷마블이 2018년 하이브에 2014억원을 투자해 2대주주(18.2%)로 올라서면서부터다. 당시엔 ‘방씨 일가’의 상부상조 아니겠냐는 꼬리표가 따라붙었으나, 이후 하이브의 기업가치가 크게 상승하면서 넷마블이 가장 성공한 투자로 기록됐다. 넷마블은 지난해 스핀엑스 인수 당시 차입금(14억달러) 차환에 하이브 보유 주식을 활용하기도 했다.
양사는 사업적으로도 긴밀한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넷마블은 하이브의 대표 아티스트인 방탄소년단(BTS) 지식재산권(IP)를 활용해 게임을 만들고, 또 그룹 계열사 코웨이의 모델로 BTS를 내세운 것이 대표적이다.
◇ 넷마블-카카오엔터의 돈독한 ‘공생’
넷마블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도 각별한 사이다. 올해 하반기 넷마블의 대작으로 꼽히는 신작 ‘나혼자만레벨업’은 카카오웹툰의 히트 IP를 기반으로 만드는 작품이고, 최근 선보인 넷마블의 첫 버추얼 걸그룹 ‘메이브’도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손을 잡고 만들었다.
게임사의 기술에 엔터사의 노하우를 더하고, 엔터사가 보유한 IP에 게임사의 노하우를 더하는 협업을 모두 진행해온 셈이다.
앞서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2021년 넷마블의 손자회사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에 120억원을 투자했다. 류정혜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마케팅&신사업 본부장은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의 기타비상무이사를, 임장렬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재무실장은 감사를 맡고 있다.
◇ 하이브냐 카카오냐…넷마블 ‘촉각’
SM엔터의 주인 자리를 누가 차지하든 넷마블 입장에선 엔터업계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선 직접적으로 지분을 보유한 하이브가 SM엔터 인수해 엔터업계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이 넷마블에게 더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 관계자는 "지분이 얽혀있는데다 사업적 협력도 폭넓게 하고 있어 넷마블이 이번 상황을 가장 예의주시하고 있지 않겠나"라며 "하이브가 인수하는 게 넷마블에게 유리할 수 있겠지만, 인수 과정에서 너무 출혈 경쟁을 하는 것은 바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SM엔터의 주가는 이날 하이브가 제시한 공개매수가 12만원을 넘어섰다. 주가가 공개매수가를 넘어서면 투자자 입장에선 공개매수에 응할 유인이 사라지게 된다. 앞서 하이브는 다음달 1일까지 약 7142억원을 들여 소액주주들이 보유한 보통주 지분 25%를 주당 12만원에 공개 매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hsjung@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