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호근 대덕대학교 미래자동차학과 교수
▲이호근 대덕대학교 미래자동차학과 교수. |
[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글로벌 수소전기차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큰 만큼 우리 정부가 관련 지원 활동을 활발히 펼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수소를 활용하는 방법에 대한 얘기는 충분히 되고 있지만 정작 생산을 지원하는 활동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19일 에너지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통해 "최근 천연가스 가격 급등 여파로 전국 수소연료전지 발전설비의 70%가량이 개점휴업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 교수는 "보조금을 받아 연료전지 발전 설비를 설치한 뒤 실제로는 가동하지 않는 건물과 주택이 너무 많은 상황"이라며 "수소 제조용 가스요금 인하 등 보다 실효성 있는 지원책이 필요한 실정"이라고 짚었다.
화석연료에서 전기를 생산할 경우, 효율이 떨어지고 온실가스 배출이 오히려 늘어날 수도 있다는 게 이 교수의 설명이다. 온실가스 배출을 최소화하면서 수소가스를 생산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태양열, 풍력, 조력 등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이 교수는 "수소가스는 압축 상태로 보관할 경우 18개월간 특성이 유지된다"며 "결국 신재생에너지로부터 생산된 전기 중 사용 후 남는 잉여분을 활용한 수소에너지 흐름을 적극 개발 및 지원하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전세계적으로 수소전기차 시장이 크게 성장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해외에서도 수소경제를 적극적으로 구현하려 하고 있다. 노르웨이와 네덜란드는 2025년부터 내연기관 차량 판매를 금지할 계획이고 핀란드도 탄소세 도입 등 수소경제를 위한 법 제도를 정비하고 있다"며 "전세계 137개국이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했고 2050년 세계 수소경제 규모는 2940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렇다고 무조건 큰 시장이 열리는 것은 아니다. 이 교수는 "대부분 국가들이 2025년 혹은 2030년을 목표로 수소경제에 대한 구상을 발표하고 있지만 수소전기차를 도입하는 시기에 대해서는 명확히 정하지 않고 있다"며 "자국산 수소전기차 개발이 완료되는 시점에 인프라구축 및 환경보조금 정책 등을 추진하기 위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현대차가 상품성을 앞세워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 교수는 "현대차 넥쏘는 지난해 1만1179대 판매됐는데 한 해 전보다 21.2% 늘어난 수치"라며 "시장 점유율도 2021년 52.8%에서 지난해 54.0%로 1.2%p 올랐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대차는 유럽에서 우수한 상품성을 인정받은 엑시언트 수소트럭이 미국 캘리포니아 항만 친환경 트럭 도입사업 등에 선정됐다고 소개했다"며 "북미 지역 수소상용차 사업 본격 전개에 대한 의지를 피력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실제 수소전기차 오너이기도 하다. 그는 넥쏘가 첨단 편의·안전 사양이 대거 탑재된 차라고 소개하며 "1회 충전 시 주행가능 거리가 609km에 달하고 전기차(BEV)와는 다르게 상온·저온 등 외부 환경과 관계없이 동일한 긴 항속거리를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수소전기차의 유지비용이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저렴하다고 전했다. 그는 "45개월 가량 타면서 연료비를 제외하고는 에어필터 2회(4만6000원)와 와이퍼 교체(2만원)를 제외하고 추가 지출이 없었다"며 "타이어의 경우에도 4만km를 탔음에도 회생제동 때문인지 절반 이상 수명이 남아 있다"고 했다.
이 교수의 최근 관심사는 정부가 수소버스 대량보급 시범사업을 본격화한다는 점이다. 그는 "(정부가) 지자체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진행하고, 4월부터 400대 가량을 보급할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에너지 대외 의존도를 줄이고 국제 수소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겠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작년 부울경, 평택, 제주 등 다양한 지자체와 수소경제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고 국회의사당, 광진구 등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수소 충전소 확충도 추진하고 있다"며 "이런 가운데 현대차의 넥쏘가 4년째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수소전기차 자리를 뺏기지 않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만하다"고 짚었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 타이어 업계 역시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기술 개발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기 동력 차량은 내연기관차 대비 순간적으로 강한 힘을 내기 때문에 이를 온전히 받아낼 수 있는 타이어를 장착해야 한다고 전해진다.
그는 "국내 다양한 타이어 업체들이 완성차 업체들과 협력해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정부에서도 국내 전기차 시장의 완성도를 높이고,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 기술 개발에 투자를 아끼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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