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성·경영능력보단 여권 인사 찾기로 변질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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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최고경영자(CEO)공모 외부 지원자 명단.(가나다 순) |
[에너지경제신문=정희순 기자] KT 최고경영자(CEO) 공모에 정치권 및 관료 출신들과 올드보이(OB)가 대거 몰리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연매출 25조원에 달하는 통신회사의 CEO에게 필요한 건 전문성인데, 결국은 ‘윤심(尹心) 찾기’로 변질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 사외 후보 절반이 여권 성향 인사
22일 KT 차기 CEO를 뽑는 경선 레이스가 본격 막을 올린 가운데, 이번 공개경쟁에 지원한 외부인사들의 이력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도전장을 낸 여권 인사 및 고위 관료 출신들에 주목하며 ‘윤심(尹心) 찾기’에 골몰하는 모양새다.
이번 공개경쟁에 지원한 사외 후보자 18명 중 여당 출신이거나 여권 성향의 인사는 9명이다. 권은희(제 19대), 김성태(제 20대), 김종훈(제 19대), 윤진식(제 18대, 19대) 후보가 여당 의원을 지냈고, 박종진 후보도 지난 2018년 서울 송파을 보궐선거와 2020년 인천 서구을 총선에 각각 바른미래당, 미래통합당 후보로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여권과 ‘연’이 닿은 인물들은 또 있다. 김기열 후보는 윤석열 대통령 후보 시절 그를 지지하는 ICT희망본부 본부장으로 활동한 바 있고, 김창훈 후보는 지난 대선 국민의힘 경선에서 홍준표 예비후보의 공보실장을 지냈다. 송정희 후보는 지난 2014년 새누리당 보수혁신특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다. 윤종록 후보는 박근혜 정부 때 미래창조과학부 2차관을 지내며 ‘창조경제’를 주창한 바 있다.
◇ 非 KT 출신 7인…일각선 "너무 나이 많다" 지적도
꼭 KT출신에만 후보 자격이 주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비 KT 출신들의 도전도 눈길을 끈다. 18명의 후보 중 KT에 몸담지 않았던 후보는 김성태, 김종훈, 김창훈, 박종진, 윤진식, 최방섭, 홍성란 후보 등 총 7명이다.
일각에선 지원자들의 나이가 너무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외부 지원자 18명 중 1964년생인 구현모 대표보다 젊은 인물은 김창훈(1965년생), 박종진(1967년생), 홍성란(1967년생) 후보 셋 뿐이다. 최고령 후보자는 1946년생으로, 경쟁사 SK텔레콤의 유영상 CEO와 24살 차이가 나는 띠동갑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지원자들의 경력을 봤을 때 최신 정보통신기술(ICT)과 관련한 전문성이 있는지 의문"이라며 "KT CEO 인선 때마다 매번 나왔던 ‘낙하산’ 논란이 또 다시 떠오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KT 지배구조위원회는 객관성과 공정성 강화를 위해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인선자문단을 구성했다. KT는 공정한 심사를 위해 인선자문단의 명단은 오는 28일 공개할 예정이다.
hsjung@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