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업계, 물류 대란 정상화로 숨통 트이나...실적 개선 기대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3.07 14:16

이달 SCFI 931.08...코로나19 이전 수준 근접



수익성 개선 기대감...본격적 수요 회복은 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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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에 있는 LG전자 베스트샵 매장에서 모델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 이진솔 기자] 국내 가전업계 실적에 발목을 잡아 온 물류비용이 최근 하락 조정되는 추세에 따라 수익성 확보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하지만 가전 수요가 여전히 둔화되는 상황에서 본격적인 실적 개선은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를 휩쓴 물류 대란이 정상화되면서 물류비도 조정 국면에 접어들었다. 지난 3일 기준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931.08이다. 지난주와 비교하면 15.6 감소했다. 해당 지수는 지난달 10일 2년8개월만에 1000 이하로 떨어진 뒤 계속 내림세다.

SCFI는 해상운송 운임 수준을 보여주는데 물동량이 늘고 수요가 증가하면 오른다. 반대로 공급이 수요를 웃돌 때는 지수가 떨어진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주요 거점이 막히며 물류 대란이 발생한 탓에 지난해 1월 7일 역대 최고치인 5109.6을 기록했던 지수는 지난해 4분기부터 세계 경기침체 가능성이 대두되며 큰 폭으로 낮은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해상운임이 감소하는 흐름에 선박을 활용한 수출량이 많은 가전업계에서는 비용 부담이 감소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물류비 상승으로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50% 이상 큰 비용을 내야 했다. 각 사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 물류비는 2019년 2조757억원에서 지난해에는 3분기까지 누계로 2조7107억원으로 늘었다. LG전자도 같은 기간 1조6986억원에서 3조810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23일 "LG전자의 올해 1분기 실적은 이전 전망과 비교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주요 사업부문인 가전과 TV 수요가 개선됐을 것으로 기대할 근거는 대내외 여건을 고려해 약하다고 판단한다"면서도 "수익성이 개선되는 것은 원재료 가격 인하, 물류비용 하락, 마케팅 비용 등 비용 개선에 따른 효과가 우선 반영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경기침체로 떨어진 수요가 돌아오기 전까지는 본격적인 업황 회복을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해상운임은 개선됐지만 원자재 가격, 불안정한 국제 정세 등 다양한 부정적 요인이 수익 개선을 가로막고 있다. 경기 침체로 가전시장 자체가 위축된 상황에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는 시기상조라는 설명이다.

김상윤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상무는 최근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해상 운임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지속 하락하고 있지만 아직 코로나19 이전 대비 높은 수준"이라며 "올해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나 상황이 유동적이라 현재 기준으로 단언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물류비 하락으로 일시적인 비용 부담에서 벗어날 수는 있겠지만 전체 실적에 미치는 여파는 제한적일 것"이라며 "가전제품 판매 자체가 어려운 상황에서 통상적인 수익성을 회복하려면 하반기까지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jinsol@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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