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스타트업의 도약 29] 글라우드, 치과 보철 3D프린터로 25분만에 제작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3.12 17:00

치아 스캔·AI 디자인, 구강 스캐너 '저스트스캔' 서비스



임시보철 제작시간 단축…"완제보철 1시간 이내 목표"



연세대 등 대학병원과 협약, 美·대만 병원과 수출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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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라우드 지진우 대표. 사진=김유승 기자


20세기 글로벌경제를 제조와 금융 중심의 ‘골리앗기업’이 이끌었다면, 21세기 경제는 혁신창업기업 스타트업(start-up) ‘다윗기업’이 주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실제로 최근 20여년 간 글로벌 경제와 시장의 변화의 주인공은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스타트업이었다. 애플, 구글, 페이스북, 테슬라, 알리바바, 틱톡은 물론 국내의 네이버, 카카오, 넥슨, 쿠팡 등도 시작은 개인창업에서 출발했다. 이들 스타트업들이 역외와 역내 경제에서 새로운 부가가치, 새로운 직종(일자리) 창출을 선도하고 있다.

한낱 ‘목동’에서 당당한 ‘장군’로 성장한 ‘스타’ 스타트업을 꿈꾸며 벤치마킹하는 국내외 창업 열기가 어느 때보다 뜨겁다. 그러나 성공의 열매를 맛보기 위한 과정은 매우 험난하다. 스타트업(창업)은 했지만 점프업(성장)하기까지 성공보다 좌절이 더 많은 ‘정글 게임’에서 살아남기 위해 오늘도 부단히 돌팔매질을 연마하는 ‘다윗 후예’ 스타트업들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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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경제신문 김유승 기자] 대개 치과에서 보철 시술을 받으려면 의사가 환자의 치아에 임시로 씌울 보철 제작을 위해 시간을 들여가며 약 40분에 걸쳐 한 땀 한 땀 치아를 깎는다. 환자도 치아 본을 뜨기 위해 입에 ‘의료용 찰흙’인 알지네이트 등 소재를 악물고 있어야 하는 작업을 반복한다.

의사도, 환자도 번거롭고 피곤한 이 과정을 획기적으로 줄여주는 서비스로 주목받는 스타트업이 있다. 치과에 구강 스캐너와 3D 프린팅 기술 기반의 보철 제조 솔루션 ‘저스트스캔’을 개발해 보급하고 있는 ‘글라우드’가 주인공이다.

의사와 환자 모두 불편을 느끼고 있음에도 그동안 디지털 진료가 도입되지 못한 것은 새 장비를 도입하기 위해 필요한 기술적 이해가 까다롭기 때문이다. 글라우드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의료기기 제조 기업과 병원의 B2B(기업과 기업간의 거래)를 도와 서로 편의를 증진할 수 있는 연결고리 역할을 사업화로 추진하는 창업기업이다.


◇ 치아 보철 제작시간 40분대에서 25분대로 단축

이 회사는 장비 홍보에 적극 나서는 동시에 소프트웨어 프로그램 개발로 의료기기간의 시스템을 통일해 기기 사용 난이도를 낮췄다. 직원을 직접 파견해 의사들이 사용법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고 제작 과정에서의 피드백을 제공한다.

저스트스캔 기능을 이용해 치아를 스캔하면 AI 프로그램 디자인으로 개인에 맞는 보철 형태가 구현돼 3D 프린터로 즉시 제작이 가능해진다. 이 과정에는 약 15분 가량 단축된 시간인 25여 분이 소요된다.

지진우 글라우드 대표는 "저스트스캔으로 단순히 임시 보철만이 아니라 제작에 대략 일주일의 시간이 걸리는 완제 보철도 한 시간 만에 제작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현재 저스트스캔의 완제 보철 제작 기능은 자체 테스트 중으로, 내년 1월 출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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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라우드의 치과산업 디지털 전환 목표 포스터. 사진=글라우드


내년 1월은 글라우드에 있어 중요한 시점이다. 진료부터 예약, 근무관리까지 치과와 관련된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플랫폼 출시가 이 시기로 잡혀 있기 때문이다. 저스트스캔은 이 플랫폼에서 제공할 사업의 일부로, 글라우드의 최종 목표는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플랫폼을 통한 치과산업 전체의 디지털솔루션화이다.

지 대표가 치과의 디지털 산업화에 관심을 가진 것은 본인이 치의학 전공의 치과의사였던 배경에서 비롯됐다.

지 대표는 "의료는 보수적이어야 하는 게 맞는데, 의료 산업까지도 보수적이라 효율적이지 못한 부분이 많아 왜 이렇게 해야 하는지 의문이 들었던 것들을 해소하고자 창업에 나서게 됐다"고 밝혔다.

현재 서비스 운영 3개월째인 저스트스캔은 국내 치과 80~90여 곳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대기 중인 치과도 40~50여 곳으로 매월 신청 치과 수가 늘어나고 있다고 회사는 소개했다.

반대로 서비스 사용을 중단한 회사는 극히 적다면서 디지털 진료를 하지 않았을 때와 비교해 진료시간이 상당히 절약되고 의사와 환자 모두 편하게 진료를 볼 수 있기 장점 때문이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 "해외병원들 한국 치과기술에 관심 높아…美에 먼저 서비스 시작 계획"

글라우드는 지난 1월 연세대학교 치과대학병원 구강내과교실과의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거뒀다. 구강내과교실은 턱 관절이나 이갈이 관련 문제를 진료하는 곳으로, 이곳을 방문하는 환자들은 보조 장비인 마우스피스를 필요로 한다.

글라우드는 마우스피스를 디지털로 제작해 효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논의를 구강내과교실과 나누는 중으로 다가오는 5월부터는 마우스피스를 제작해 공급할 계획이다. 중앙대학교 병원과도 기능 도입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처음부터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두고 사업을 시작했다는 지진우 대표는 "치과는 국내 의료 중 유일하게 해외에서 성공을 거둔 아이템으로 해외에서 한국 치과의 관심이 뜨겁다"고 전했다.

실제로 국내 치과 기술에 크게 관심을 두고 있는 미국·대만 등 치과 병원들이 글라우드에 먼저 연락해 왔다고 소개했다.

글라우드는 개발이 일정 단계에 들어가면 미국에 1차로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으로, 요청이 들어왔던 시카고 12개 병원, 미국 서부지역 몇 몇 병원과도 상담을 마친 상태다.

지 대표는 빠른 해외 사업 확장을 위해 "국내 치과기업들은 긴 시간동안 많은 자금을 쏟아 해외 판매망을 구축해 궤도에 올랐지만, 스타트업은 그것을 단기간에 해내야 하니 부담이 있다"며 "정부가 자금 지원을 확대하고 해외 마케팅 및 정재계 인사들과의 만남을 도와 판로 개척을 지원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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