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 TV 침체에도 OLED 성장세...삼성도 국내 OLED TV 출시
삼성전자, LGD에서 패널 조달하나...관건은 ‘삼성 OLED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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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지난9일 올해 TV 신제품인 ‘네오(Neo) QLED 8K’ 판매를 시작했다. |
[에너지경제신문 이진솔 기자] 삼성전자가 10년만에 국내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를 출시하면서 LG디스플레이와 TV용 OLED 패널 동맹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삼성전자가 OLED TV 비중을 키우기 위해서는 패널 공급을 늘려야 하는 데 삼성디스플레이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삼성전자가 OLED TV 시장에 빠르게 진입하기 위해 OLED 패널 시장을 이끄는 LG디스플레이와 협업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13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23년형 TV 신제품을 지난 9일 공식 출시하고 판매에 돌입했다. 올해 제품군은 주력인 네오(Neo) QLED 8K와 네오 QLED뿐만 아니라 양자점(QD)-OLED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OLED TV 등으로 구성된다.
특히 삼성전자가 2013년 출시했다 번인(잔상)을 비롯한 내구성 문제로 후속작 개발을 접은 OLED TV 재출시에 이목이 쏠렸다. 이후 삼성전자는 LCD 기반 미니 액정표시장치(LED) TV인 QLED TV를 지난 2017년 처음 선보이며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하는 데 집중했다.
삼성전자가 OLED TV를 재출시한 배경으로는 높은 성장세가 꼽힌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2억325만대에 그친 세계 TV 출하량은 특히 LCD TV 출하량이 2010년 이후 처음으로 2억대를 밑돌며 침체에 빠졌다. 반면 OLED TV 출하량은 전년과 비슷한 650만대 수준을 지키며 성장을 이어갔다.
문제는 TV용 OLED 패널 수급이 한정적이라는 점이다. 삼성전자에 QD-OLED 패널을 공급하는 삼성디스플레이는 패널 생산을 확장하고 있지만 연간 200만대 수준으로 물량은 여전히 부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 삼성전자가 LG디스플레이로부터 OLED 패널을 조달하면 TV 제품군에서 OLED TV 비중을 대폭 키울 수 있게된다. LG디스플레이로서도 삼성전자라는 대형 고객사를 확보하는 셈이다.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 간 OLED 동맹설이 나오는 이유다.
업계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두 회사 간 패널 공급 논의가 활발히 이어졌으나 패널 납품가를 두고 다른 의견을 나타내면서 합의가 깨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올해 국내에까지 OLED TV를 출시하는 등 OLED 전략을 본격적으로 가동하면서 동맹 가능성이 다시 열리게 됐다.
관건은 삼성전자가 추진할 OLED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신제품에 이어 ‘S90C’ 시리즈를 상반기에 새롭게 출시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OLED TV 라인업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삼성전자가 LG디스플레이로부터 패널을 공급받게 되면 기존 삼성디스플레이 QD-OLED와 구분이 필요한데 삼성전자가 모두 같은 ‘삼성 OLED’로 판매하거나 LG디스플레이 패널을 하위 라인업에 놓는 등 차이를 부각할 가능성도 있다.
삼성전자가 오랫동안 OLED 패널이 가진 번인 문제를 지적하며 ‘반 OLED’ 전선을 이끌어 온 만큼 갑작스러운 LG디스플레이 패널 채용은 브랜드 가치를 훼손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자 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OLED TV가 가진 내구성을 지적해온 삼성전자가 갑자기 LG디스플레이에서 OLED 패널을 조달하게 되면 앞뒤가 다르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jinsol@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