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D, LG전자에서 1조원 차입…차세대 OLED 패널에 투자
삼성전기, 솔루엠 지분 매각…MLCC·반도체기판에 더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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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지난달 운전자보조시스템(ADAS)에 적용할 수 있는 전장용 반도체 패키지 기판 플립칩(FC)-볼그리드어레이(BGA)를 개발했다. |
[에너지경제신문 이진솔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에 부품을 공급하는 계열사들이 비주력 사업 부문을 정리하거나 계열사로부터 지원받아 재원을 마련하고 있다. 세계적인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국내 전자업계 전반까지 타격이 심화하며 재무 건전성 강화가 최우선 과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들은 확보한 재원을 향후 주력 사업에서 경쟁력을 키울 실탄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LG디스플레이는 계열사 LG전자로부터 1조원을 차입했다. 차입 기간은 오는 30일부터 2026년 3월 30일까지 3년간이다. 이자율은 연 6.06%로 2년 거치 1년 분할 상환 조건이다.
LG전자가 LG디스플레이에 대규모 차입금을 조달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1조원 차입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 경쟁력 강화와 운영자금 선제적 확보를 위한 것이라고 LG디스플레이는 밝혔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디스플레이 시장 침체로 연간 영업손실로 2조850억원을 쌓았다. 전년 대비 적자전환이다. 회사는 부진 사업인 액정표시장치(LCD) TV 패널 출구전략을 가속해 부담을 줄이고 OLED TV 패널 공장도 생산량을 줄이는 방식으로 비용 감축에 주력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LG전자가 구원투수로 나서서 LG디스플레이가 차세대 OLED 패널 투자에 나설 기반을 마련해줬다고 업계는 평가하고 있다. LG전자도 LG디스플레이로부터 패널을 공급받는 만큼 재무적 부담으로 LG디스플레이가 적기에 투자에 나서지 못하면 TV 사업에서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는 판단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기는 지난 27일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솔루엠 지분을 전량 매각했다.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로 이뤄진 이번 지분 매각으로 삼성전기는 1000억원가량 유동성을 쥐게 됐다.
솔루엠은 삼성전기 파워 모듈 사업과 튜너 사업, 전자가격표시기 사업을 분사해 2015년 9월 설립한 회사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말까지 이 회사 주식 465만주, 지분 9.3%를 확보한 2대 주주였다.
삼성전기는 비주력 사업으로 분류됐던 솔루엠 지분 매각으로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와 반도체 기판 등 핵심 영역에 더욱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전기자동차용 MLCC 분야에서 올해 높은 수준의 판매량 증가를 예상하고 제품과 공정 수준을 고도화하고 있다. 또 다른 유망 시장인 서버용 반도체 기판 분야에서는 지난해 11월 플립칩(FC)-볼그리드어레이(BGA) 양산에 성공한 이후 신규 고객 발굴과 사업 확대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부품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과 TV 등 전방 수요 감소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실적 변동성이 커지는 가운데 기업이 선제적으로 유동성 확보에 나선 것"이라며 "내부적으로 진행하는 효율 극대화 노력과 함께 쉽지 않은 사업 환경 속에서 성장을 이어갈 투자 재원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jinsol@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