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증권사 특정금전신탁 수탁고 ‘사상 첫 감소’..."은행 예금 쏠림 때문"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4.03 14:07
금융감독원

▲금융감독원.(사진=에너지경제신문DB)

[에너지경제신문=성우창 기자] 지난해 증권사의 특정금전신탁 수탁고가 사상 최초로 감소세를 보였다. 급격한 글로벌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자금이 은행 예금으로 쏠렸기 때문이다. 특정금전신탁은 금융기관이 고객으로부터 자금을 받아 주식, 예적금, 채권, 단기금융상품 등 고객이 지정한 대로 운용한 뒤 수익을 배당하는 상품이다.

3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2년 신탁업 영업 현황 분석’에 따르면 증권사의 특정금전신탁 수탁고는 작년 236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276조6000억원) 대비 14.5% 감소한 규모다.

증권사의 특정금전신탁이 감소세를 보인 것은 지난 2005년 증권사의 신탁업이 허용된 이래 처음이다. 금감원은 작년 빨랐던 기준금리 인상 기조로 은행예금에 자금이 몰려, 증권사의 정기예금형 신탁이 급감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증권사의 지난해 말 총 수탁고는 전년보다 13% 감소한 270조4000억원으로, 겸영 신탁회사(은행, 증권, 보험) 중 유일하게 수탁고가 줄었다. 은행 수탁고는 541조8000억원, 보험사는 19조7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9.4%, 8.3% 증가했다.

전업사인 부동산신탁사 수탁고는 전년보다 14.5% 증가한 392조원으로 집계됐다. 담보신탁(42조원), 관리형토지신탁(5조8000억원) 규모가 커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은행, 증권, 보험, 부동산신탁사의 작년 총 수탁고는 1223조9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9% 증가했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신탁업 회사는 은행 18개, 증권 21개, 보험 7개, 부동산신탁 14개 등 총 60개 사가 있다. 총 신탁보수는 2조2996억원으로 전년보다 714억원(3.2%) 늘었다. 은행의 주가연계신탁, 상장지수펀드(ETF) 신탁 보수는 줄었지만, 겸영 신탁회사의 퇴직연금신탁과 부동산신탁사의 토지신탁 보수가 더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총 신탁보수 규모도 커졌다. 단 부동산신탁사의 수탁고·신탁보수가 꾸준히 증가했는데도 영업 경쟁이 과열되며 수익성은 크게 오르지 못했다.

금감원은 "영업 경쟁 심화로 매년 영업비용이 급증하고, 업계평균 신탁보수율(0.29%)이 정체돼 있어 부동산 신탁사의 수익성은 크게 향상되지 못했다"며 "향후 신탁사가 투자자의 특정금전신탁 해지 요구에 원활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신탁재산 운용 시 자산·부채관리(ALM) 강화를 유도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su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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