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업황 부진 심화…삼성·SK 적자 ‘조단위’
디스플레이·부품도 악화...수요 둔화에 부진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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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반도체 공정에서 반도체가 생산되고 있다. |
6일 업계에 따르면 7일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SK하이닉스와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주요 전자기업이 이달 중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가장 먼저 실적을 공개하는 삼성전자는 분위기가 좋지 않다. 증권가가 예상하는 삼성전자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약 1조원이다. 1년 전보다 90% 이상 감소한 규모다. 반도체(DS)부문에서만 올해 1분기 4조원에 달하는 적자가 전망된다. 반도체 업황이 더 악화하면 지난 2008년 4분기 이후 처음으로 삼성전자가 분기 적자를 기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SK하이닉스 상황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4분기 1조7000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한 회사는 올해 1분기에도 3조6000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이 예상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 부진을 일으킨 원인은 반도체 가격 하락세다. 세계적인 경기 침체와 금리 상승으로 스마트폰과 가전제품, 개인용컴퓨터(PC) 등 반도체가 탑재되는 제품 판매량이 꺾인 상황에서 수요가 공급을 초과한 탓이다.
업계는 설비 투자를 줄이고 생산량을 직간접적으로 조절하는 방식으로 불황에 대응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인위적 감산에는 선을 그었지만 예상보다 악화되는 실적에 인위적 감산을 결정할 가능성도 있다.
반도체 업계와 시장조사기관은 올해 3분기부터 업황이 회복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어 상반기까지 반도체 기업이 적자에서 벗어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도 업황 둔화에 직격탄을 맞았다. 올해 1분기에는 9000억원 규모 영업손실이 예상된다. 회사는 지난해 2분기부터 줄곧 적자를 기록해왔다.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이 하락하며 수익성이 크게 악화한데다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전반적인 TV 수요도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만 2조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이 발생한 상황에서 LG디스플레이는 추가 투자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계열사 LG전자로부터 최근 1조원을 장기 차입했다. 향후 TV 수요가 돌아오는 때를 대비해 경쟁력을 갖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에서 초격차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기와 LG이노텍 등 전자 부품업계도 올해 1분기에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영업이익이 각각 68%, 58% 줄어드는 등 수익성이 절반 이상 꺾일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다. 삼성전기는 주력인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시장이 정보기술(IT) 제품 수요 둔화로 악화한 여파로 저조한 실적을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LG이노텍도 주요 고객사인 애플 ‘아이폰’ 판매량 감소 탓에 기대 대비 낮은 성적표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패널 가격이 여전히 약세인데다 근본적으로는 전방 수요가 회복될 기미가 나타나지 않아 실적 개선이 단기간에 이뤄지긴 어려울 전망"이라며 "중국 리오프닝(재개방) 효과로 스마트폰과 TV 등 전반적인 전자제품 소비가 이뤄질 때 본격적인 실적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jinsol@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