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어닝쇼크’…LG전자·엔솔에 실적 밀렸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4.07 16:25

삼성전자, 1분기 영업익 6000억원

LG전자, 1분기 영업익 1조4974억원



삼성電 영업익 60~70% 차지 반도체 적자

'감산 없다' 기조서...메모리 인위적 감산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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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96%가량 줄어든 것으로 발표된 7일 오전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유리문에 직원들의 모습이 비치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반도체 한파로 역대급 ‘어닝 쇼크’를 기록한 삼성전자가 LG전자뿐 아니라 LG에너지솔루션에도 영업이익을 역전당했다.

7일 각사 잠정 실적 공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삼성전자가 6000억원, LG전자가 1조 4974억원으로 집계됐다. LG전자 실적이 삼성전자의 2배를 웃도는 것으로, 14년 만에 첫 추월이다.

앞서 이날 오전 잠정 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는 1분기 영업익이 전년 동기 대비 95.8% 급감한 6000억원에 그쳤다. 영업이익이 1조원 아래로 내려간 것은 2009년 1분기 이후 14년 만에 처음이다. 또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 14조 1214억원에 비해 95.75% 급감했다.

통상 영업이익의 60∼70%가량을 차지해 버팀목 역할을 해온 반도체 부문에서 대규모 적자가 전체 실적을 끌어내린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에서 반도체 사업을 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의 1분기 영업손실을 4조원 안팎으로 추정한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사업 포트폴리오가 다르기에 실적을 수치만으로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다만 두 회사가 매 분기 실적 시즌 개막과 함께 같은 날 잠정 실적을 내놓으면서 실적 풍향계 역할을 하는 만큼 상징적 의미는 있다.

업계의 대대적인 감산 움직임에도 인위적인 반도체 감산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온 삼성전자는 결국 이날 처음으로 감산 돌입을 공식화했다.

반면 LG전자의 이번 1분기 영업이익 1조 4974억원은 역대 최대치였던 작년 1분기의 1조 9429억원 대비 22.9% 줄었지만, 전 분기의 693억원보다는 2천60.8% 늘었다.

또 1분기 영업이익으로 역대 3위 수준이며, 1조 2000억원대 안팎이던 시장 전망치도 훌쩍 뛰어넘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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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잠정 실적을 집계한 결과 영업이익 1조4천974억원, 매출 20조4천178억원을 기록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여전히 가전과 TV 등의 수요는 약하지만 재고 관리에 주력하고 물류비와 원자잿값 비용을 절감해 수익성을 개선한 결과다.

지난해 고성장하며 본격적으로 궤도에 오른 ‘미래 먹거리’ 전장(자동차 전기·전자장비) 사업도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호실적에 기여했다.

잠정 실적만 보면 삼성전자는 배터리 사업만 하는 LG에너지솔루션에도 근소한 차이로 영업이익 역전을 허용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보다 144.6% 증가한 6332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5000억원 안팎이었던 최근 시장 전망치를 크게 웃돌았다.

전기차 배터리 판매가 호조를 이어가는 가운데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세액공제 관련 금액 1003억원도 영업이익에 반영됐다.

LG에너지솔루션의 작년 연간 영업이익이 1조 2137억원이었는데, 올해 1분기 만에 그 절반 이상을 벌어들였다.

이런 와중에 현대·기아차의 1분기 영업이익이 삼성전자를 추월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연합인포맥스 집계에 따르면 사상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가는 현대차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에 대한 1개월 이내 증권사 전망치(컨센서스)는 현재 2조 8580억원이다.

아울러 기아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도 2조 3078억원으로, 모두 삼성전자 영업이익을 큰 폭으로 웃도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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