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어닝 쇼크’에도 주가 전망은 긍정적…"업황개선 기대"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4.07 16:37
삼성전자, 반도체 한파에 1분기 영업이익 96% 급감

▲(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삼성전자가 반도체 업황 악화로 14년만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주가 전망에 대해선 긍정적인 관측이 제기돼 주목받고 있다.

이날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95.75% 감소한 6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대 이하로 주저앉은 것은 2009년 1분기(5천900억원) 이후 14년 만에 처음이다. 증권업계는 삼성전자가 반도체 부문에서만 4조원 안팎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4.33% 오른 6만 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과 기관이 삼성전자 주식을 각각 8812억원, 1148억원어치 순매수하며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 반면 개인은 9846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삼성전자가 이번 실적 발표와 함께 "의미 있는 수준까지 메모리 생산량을 하향 조정 중"이라며 감산을 사실상 처음으로 인정한 것이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인위적인 감산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전문가들도 삼성전자 실적보다 반도체 감산 공식화를 주목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동원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가 ‘메모리 생산량을 하향 조정 중’이라고 밝힌 데 대해 "사실상 감산을 공식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신제품에 대해서는 생산량이나 생산능력을 줄이지 않고 늘려나가되, 재고가 많은 DDR4 생산량을 하향 조정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가 감산에 나서지 않을 수가 없을 정도로 최근 경기 상황이 좋지 않았고 시장의 감산 요구가 받아들여져서 그나마 다행"이라며 "특히 하반기 미국의 경기침체 가능성이 커진 상황에서는 공급을 줄여 반도체 가격 추가 하락을 막는 게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경우에 따라서는 반등할 가능성도 커졌다"며 "한 줄기 빛이 보인다고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양재 다올투자증권 연구원도 "생산이 줄면 언젠가는 수급이 호전될 테니 하반기에는 지금보다 더 가시성 있게 업황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감산이 업황 개선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그로 인해 주가도 올랐다"고 말했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SK하이닉스를 비롯한 주요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발표 전후 주가의 변동 가능성이 있으나 실적 시즌이 지나면서 1분기 업황 바닥을 확인하면 주가는 추세적으로 상승을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국계 증권사 JP모건도 이날 낸 보고서에서 삼성전자 주식에 대해 비중 확대를 추천하면서 "1분기 잠정 실적은 부진했지만, 오랫동안 기다려왔던 감산 발표가 긍정적인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부문 실적 악화가 1분기 전사적인 이익 감소의 요인"이라면서 "메모리 가격 하락세가 지속돼 삼성전자 실적 부진은 2분기에도 이어지다가 본격적인 반등은 3분기부터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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