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감 확보에 목맬 필요 없어… 고부가선박 중심 선별 수주"
"수주 목표는 숫자일 뿐… 선가 형성 추이로 수익성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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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조선업계가 조선업 호황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진은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3도크에서 건조되고 있는 LNG운반선의 모습. 사진=HD한국조선해양 |
10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조선사들은 대부분 수주 목표를 낮춰 잡았다. HD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수주 목표를 각각 157억4000만달러(전년 대비 10%↓), 69억8000만달러(전년 대비 27.5%↓)로 잡았다. 삼성중공업은 수주 목표를 95억달러로 지난해 대비 7.9% 높여 잡았지만, 작년 말 15억달러에 수주한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FLNG)가 올해 실적으로 넘어온 영향이다. 오히려 상선을 제작하는 조선 부문은 64억달러로 전년(73억달러) 대비 13% 낮아졌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조선업 호황이 한풀 꺾일 것으로 예상돼 수주 목표를 보수적으로 잡은 것이 아니냐’는 주장을 하고 있다. 반면 조선업계는 한국 조선사들의 현 상황과 업계 관행에 대해 알지 못해 생기는 오해라고 설명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통상 선박 영업 분야에서는 선박 건조 계약 당시 최대 3∼4년 정도 뒤 시점을 인도 목표로 정하고 선주들과 협상에 나선다"며 "이미 3년치 물량이 가득 차있는 국내 조선업계의 경우 ‘일감 확보’에 목맬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오히려 고부가가치 선박 중심의 선별 수주가 가능해졌으며, 불황기 때에 비해 상대적으로 여유가 생겼다"며 "수주 목표는 조선사가 ‘이 정도 수준을 확보하면 조선소의 통상적 경영활동 유지에 지장이 없을 것’이라는 판단하에 종합적으로 시장 환경·영업 및 수주 중장기 전략 등을 고려해서 결정한다"고 덧붙였다.
국내 조선사들은 올해 1분기에 연간 수주 목표의 평균 29%를 달성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컨테이너선 19척·액화석유가스(LPG)운반선 10척·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8척 등 수주 목표의 42%를 채우며 앞서나갔다. 삼성중공업 역시 FLNG 1기와 LNG운반선 4척 등 연간 목표의 26%(약 25억달러)를 수주했다.
국내 조선사들의 핵심 선종은 LNG운반선이다. LNG운반선은 세계 에너지 소비, 공급 환경 변화로 주요국들이 앞다퉈 LNG 수급을 해상으로 다변화하는 탓에 그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다만 LNG가 화물창의 온도를 액체 상태를 유지하는 -162℃로 맞춰야하는 등 관련 기술력이 필수적이다. 이에 LNG운반선의 선가 역시 지속 상승, 지난달 말 기준 2억5400만달러를 기록했다.
국내 조선사들은 수주 목표는 단순히 숫자일 뿐, LNG운반선 수요가 예상치보다 훨씬 견조한 현 상황에서 걱정할 것은 없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는 올해 약 70척의 LNG운반선 발주를 예상하고 있으며, 이후 2032년까지 연 평균 60척의 신조 발주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수주 목표 달성보다는 실제 계약하는 선박들의 선가, 그리고 선가 형성의 추이를 살피면서 조선업계의 향후 수익성과 미래 전망을 점쳐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lsj@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