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자금조달 부담 '뚝'…대출금리 추가 인하 가능할까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4.12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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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카드사들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3.5%)를 동결하면서 자금 조달 부담을 덜어내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DB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국내 카드사들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3.5%)를 동결하면서 자금 조달 부담을 덜어내고 있다. 금융당국의 압박으로 전 금융권이 대출 금리 인하에 집중하고 있는 가운데 여신전문금융채(여전채) 금리 하락에 속도가 붙으면서 카드사들도 추가 인하가 가능할 전망이다.

12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신한·삼성·KB·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 등 국내 7개 전업카드사의 카드론(장기카드대출) 금리는 13.51%~14.84%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 평균 16.2%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해 2% 이상 떨어진 수치다.

카드론 금리가 떨어지고 있는 이유는 여전채 금리가 떨어지고 있어서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가 집계한 지난 10일 기준 여전채 AA+ 3년물 금리는 연 3.847%로 지난 3일(3.996%)과 비교해 0.149%포인트(p) 떨어졌다. 해당 수치는 지난 1월 2일 당시 금리(5.536%)외 비교해 4개월만에 1.7%p 하락했다.

카드사들은 수신 기능이 없어 카드론 등 대출에 필요한 자금의 약 70%를 여전채로 조달하고 있다. 여전채는 기준금리의 영향을 받는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여전채 금리도 인상되고, 카드사들의 조달비용이 커지면서 카드론 대출 금리가 올라가는 구조다.

한은이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카드론 금리가 하향 조정될 가능성도 커졌다

한은 금통위는 전일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3.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2월에 이어 2회 연속 금리를 동결했다. 시장은 2021년 8월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시작된 지 1년 6개월 만에 인상 행진이 멈췄다고 평가했다.

업계에서는 시장금리가 대출금리에 반영되기 까지 통상 1~3개월 가량 소요된다는 걸 감안하면, 추가 인하가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또 금융당국의 채권안정펀드(채안펀드) 효과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기준금리 동결로 인해 곧바로 카드론 금리가 인하되긴 어렵겠지만, 최대 3개월 시차를 두고 내려갈 가능성이 높다"며 "금융당국이 채안펀드로 여전채를 매입하면서 카드론 금리 인하에 힘을 보탰었는데, 매입 효과가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변수"라고 강조했다.

다만, 리볼빙(일부결제금액이월약정) 수수료는 여전히 법정 최고 금리(20%) 가깝다. 국내 전업 카드사 7곳(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우리·하나카드)의 지난달 리볼빙 금리는 15.59~ 18.48% 수준이다.

결제성 리볼빙이란 신용카드 일시불로 물건을 산 뒤 카드 대금의 일부만 먼저 결제하고 나머지는 나중에 갚을 수 있게 하는 서비스다. 결제대금 중 일부를 연체 없이 상환 연장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신용도에 따라 15~18%에 달하는 높은 이자를 부담해야 한다. 장기간 이용하면 신용도에도 악영향을 준다.

카드론 보다는 리볼빙 금리가 내려가는 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관측된다. 카드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떨어진 것이 아니라 동결된 상태인데다, 리볼빙 금리를 내리면 저신용 이용자가 급증해 카드사 리스크도 커질 수 있다는 부담이 크다"며 "카드사들도 리볼빙 금리 인하에 대해 내부적으로 꾸준히 검토하고 있고, 금융당국의 대출 금리 인하 압박도 있어 조달금리 상황에 따라 점차 인하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yhn770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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