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 미국 CPI 선방했지만
FOMC 의사록 공개 후 뉴욕증시 하락
선방한 국내 증시, 원·달러 환율↓
"금리 인하 기대감 부각"
"5월 FOMC 더 중요" 의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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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코스피는 11.02p(0.43%) 오른 2,561.66으로 장을 마쳤다. |
[에너지경제신문=성우창 기자] 12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지표 및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발표 이후 뉴욕 증시가 크게 요동쳤다.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긍정적으로 나타났지만, FOMC 참석자들의 발언으로 올 연말 경기 침체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반면 국내 증시는 강보합으로 장을 마감했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경기 침체 우려보다 연내 금리 인하 기대감에 힘이 실리며 투심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간밤 발표된 지난 3월 미국 CPI는 전년 대비 5.0%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직전 월 상승분(6.0%)은 물론, 월스트리트 저널이 집계한 예상치(5.1%)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시장의 기대처럼 인플레이션이 점차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같은 날 공개된 3월 FOMC 의사록이 문제였다. 미 연방준비제도(Fed) 경제팀이 실리콘밸리은행(SVB)발 금융권 불안으로 올 하반기부터 ‘완만한 침체(mild recession)’를 전망해, 그간 우려했던 경기 침체 가능성이 더욱 커진 것이다. 그러면서도 연준은 인플레이션 수준이 목표치(2%)에 미치지 못했다며 여전한 금리인상 의지를 보였다.
이에 CPI 둔화로 상승 출발했던 뉴욕 증시는 FOMC 의사록 공개 직후 하락 반전한 채 마감했다. 비대해진 경기 침체 우려가 위험자산 투자심리를 억누른 것이다. 간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11% 하락한 3만3646.50,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41% 떨어진 4091.95, 나스닥지수는 0.85% 밀린 1만1929.34로 장을 마쳤다.
◇ 美 증시 약세에도 국내 증시는 강보합..."금리 인하 기대감이 더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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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년간 코스피 지수 추이. |
그러나 이후에 열린 국내 시장은 평온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11.02(0.43%)오른 2561.66에 마감했다. 코스피는 개장 직후 15.93포인트 하락한 2534.71에서 출발했지만, 계속해서 낙폭을 좁힌 끝에 오전 중 상승 반전한 후 보합권에서 거래됐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 시장에서 3380억원, 개인은 1570억원어치를 팔아치웠지만, 기관이 약 4710억원 규모를 사들이며 주가를 지탱했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이날 국내 증시의 선방에 대해 투자자들이 경기 침체보다는 금리 인하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3월 미 CPI와 연준 인사들의 발언이 통화 긴축에 대한 경계감을 낮췄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 금리 선물시장에서는 연준이 오는 5월 ‘베이비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진행한 후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달러화와 국채 금리가 크게 하락하기도 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15.3원 내린 1310.4원에 거래됐다. 10년물 미 국채 금리는 0.01%포인트가량 하락한 3.41% 근방에서 움직였고, 2년물 국채금리는 0.05%포인트가량 떨어진 3.97% 근방에서 움직였다.
김유미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빠져나가고 있지만, 연준의 긴축이 마무리 국면에 들어왔다는 인식이 있다"며 "다만 연말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는 국내 증시의 대외 수요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이슈가 이미 예상된 정도였기 때문에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시각도 있다. ▲고강도 긴축에 다른 인플레이션 둔화 ▲경기 침체 우려 부각은 금리 인하 기대감과 맞물려 연초부터 줄곧 언급돼왔기 때문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오는 5월 FOMC가 가장 중요한 이벤트며, 그때까지 코스피는 박스권을 유지할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된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CPI 결과나 이번 FOMC 의사록 공개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며 "이같은 이슈가 당장 시장의 변화를 가져올 만한 내용이었다고 볼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suc@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