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중동 문턱 'K-컬처'로 넘었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4.16 15:20

종교·기후 이질적 장벽 딛고 30조원 시장 진출 활발

콜마, 한국자연미 살린 한방 브랜드 '조선미녀' 인기

CJ올리브영, 색조화장품 PB 이어 기초화장품 확대

아모레 온라인몰 재정비, LG생건 더페이스샵 유지전략

조선미녀

▲국내 뷰티유통업체 ‘구다이글로벌’의 뷰티 브랜드 ‘조선미녀’ 크림. 사진=조선미녀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에너지경제신문 조하니 기자] 국내 화장품업계가 ‘K-뷰티 불모지’로 불리는 중동에 ‘K-컬처 한류’를 타고 시장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동안 중동 뷰티시장은 종교문화와 사막기후 특성 탓에 진입 문턱이 높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현재 시장 규모가 약 30조원으로 미국·일본·중국 등과 함께 투자 가치가 높은 곳으로도 꼽혀 국내 화장품업계로선 틈새시장이자 신시장인 셈이다.

특히, 아랍에미리트(UAE)는 국내 화장품의 수출이 많은 나라로, 관세청 수출입통계에 따르면 UAE의 2021년 한국 화장품 수입액이 4300만달러(약 560억원)로 수출국 순위 17위였으나 지난해 5800만달러로 35.5% 크게 늘어나 순위도 14위로 올라서며 신시장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동 뷰티시장 진출로 눈길을 끄는 기업은 한국콜마이다.

한국콜마는 제조업자개발생산(ODM) 방식으로 중동시장에 진출해 빛을 보고 있다. 국내 뷰티유통업체 ‘구다이글로벌’과 손잡고 전통 한방 화장품 브랜드 ‘조선미녀’를 중동시장에 내놓고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한방 성분 등이 중동 소비자에게 생소할 수 있으나, 오히려 한국다운 특징에 큰 관심을 드러내며 ‘조선미녀’를 주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당초 중동 현지의 문화와 정서에 맞는 화장품을 UAE 시장에 출시하려 했는데, UAE측이 오히려 한국의 아름다움을 상징할 수 있는 K-컬처를 담은 제품을 요구했다"며 ‘조선미녀’ 탄생의 배경을 소개했다.

특히, 산과 바다 같은 자연을 접하기 어려운 중동의 지리적 특성상 한국 자연의 색채를 담은 아이템을 선호하는 경향이 높았다고 한국콜마는 덧붙여 말했다.

‘조선미녀’ 출시를 계기로 중동시장 안착을 위해 현지 고객사를 확보하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한국콜마는 연내 UAE 수출입 사업 컨설팅 기관 UAE BPC의 자체 브랜드(PB) 화장품을 생산해 공급할 계획이다. 현재 최적의 제품 개발을 위해 UAE BPC와 협의하고 있는 단계로, 중동의 뜨겁고 건조한 기후에 피부를 보호하는 기초화장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CJ올리브영도 UAE를 거점으로 중동시장 진출 확대에 힘쏟고 있다. 지난해 8월 자체 색조화장품 브랜드 ‘웨이크메이크(WAKEMAKE)’ 제품을 현지 온라인 플랫폼에 입점 했으며, 올해 들어 ‘세포라’·‘페이시스’ 등 오프라인 매장까지 판매처를 넓혔다.

또한, 색조화장품에 그치지 않고 올해 ‘브링 그린(BRING GREEN)’ 등 기초화장품 브랜드도 UAE에 상륙시키고, 이를 발판으로 주변 중동국가까지 시장을 넓힌다는 방침이다.

최근 2년 K-뷰티(화장품) 국가별 수출 실적
(단위 : 억달러, %)
순위2021년2022년
국가명금액점유율국가명금액점유율증감률
(전년대비)
1중국48.853.2중국36.145.4-26.1
2미국8.49.2미국8.410.6-0.2
3일본7.88.5일본7.49.4-4.9
4홍콩5.76.3홍콩3.95-31.8
5베트남3.03.3베트남3.74.723.4
6러시아  연방2.93.2러시아  연방2.83.6-1.2
7대만1.61.8대만2.02.521.1
8태국1.31.5태국1.51.913.2
9싱가포르1.11.3싱가포르1.21.51.6
10말레이시아1.01.1말레이시아1.11.59.9
11인도네시아0.70.8영국0.630.8-0.01
12영국0.60.7필리핀0.610.844.3
13프랑스0.560.6프랑스0.600.85.7
14우크라이나0.480.5아랍에미리트0.580.735.5
15호주0.450.5캐나다0.570.740.7
16카자흐스탄0.440.5인도네시아0.560.7-20.4
17아랍에미리트0.430.5키르기스스탄0.520.733.2
18필리핀0.420.5호주0.510.714.5
19캐나다0.410.4카자흐스탄0.490.611.2
20키르기스스탄0.390.4인도0.360.5-7.4
기타(133개국)4.85.3기타(143개국)5.67.116.2
총  153개국91.8100총  162개국79.5100-13.4
자료:대한화장품협회(관세청 수출입통계, 2023년)

일찌감치 중동 시장에 뛰어들었던 국내 뷰티 대기업들은 지난 3년간 코로나 팬데믹 여파로 일단 숨 고르기에 나선 모양새다.

아모레퍼시픽은 사업 전략을 재정비해 중동시장에 재도전할 계획이다. 앞서 2016년 UAE 법인을 설립했지만 실적이 좋지 않아 올해 초 법인은 유지하되 중동 사무소를 철수했다.

그대신 지난 1월 역직구 플랫폼 등을 출시하고 온라인 채널을 통한 중동 소비자 공략을 재가동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수익성 때문에 매장은 철수했으나 중동 시장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라며 "온라인 몰에서 어느 정도 성과와 가능성을 얻으면 중동 사업도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2006년 요르단을 시작으로 중동시장 문을 두드린 LG생활건강은 현지매장 규모가 줄어든 ‘더페이스샵’을 중심으로 당분간 현상 유지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2020년 82개였던 더페이스샵 중동지역 매장은 이듬해 81개, 지난해 72개로 감소했다. 대다수 매장이 현지 대형 쇼핑몰에 입점한 형태로 운영 중이었으나, 코로나 팬데믹으로 쇼핑몰이 폐업하면서 덩달아 매장도 문을 닫고 말았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현재 해외 사업은 강한 브랜드력을 지닌 ‘후’·‘숨’·‘오휘’ 등 럭셔리 브랜드 중심으로 중국·미국·일본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며 "중동 시장은 더페이스샵 매장 운영을 지속하는데 주력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inahoh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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