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PB제품, 고물가 '닫힌 지갑' 연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4.17 16:46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3사, 신제품·할인행사 경쟁



올들어 매출 상승곡선…가성비 우선 합리적 구매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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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용산점을 찾은 소비자가 이마트 자체 브랜드 ‘피코크’ 매대를 살펴보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 서예온 기자] 전체 소비자 물가는 주춤해졌지만, 식품과 외식비 물가는 여전히 상승곡선을 타고 있다. 이처럼 식품 위주의 고물가가 지속되자 대형마트 업체들의 ‘PB(자체 브랜드) 경쟁’이 뜨겁다.

물가 상승 여파로 장보기를 두려워하는 소비자들이 늘자 대형마트들이 앞다퉈 신규 및 통합 PB 브랜드를 선보이거나, 관련 할인 행사를 대폭 늘려 ‘닫힌 지갑’ 열기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이같은 PB 마케팅 경쟁으로 대형마트 3사의 올해 PB 매출도 덩달아 고공행진하고 있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올 1분기 자체 브랜드인 ‘노브랜드’ 대표 품목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최대36% 신장했다. 과자(30.9%)와 초콜릿(25.4%)를 비롯해 김치(36%), 만두(21.8%), 면류(30.2%), 조미료(20.1%) 상품까지 매출이 대폭 증가했다.

PB 매출 신장세에 힘입어 이마트는 매주 자체 브랜드 피코크 할인 행사를 이어가고 있다. 오는 19일까지 일주일간 신세계포인트 적립 고객을 대상으로 피코크 훈제삼겹슬라이스(450g)를 30% 할인한 6986원에 판매한다. 피코크 양념 LA꽃갈비(400g 2팩)와 피코크 정갈한 돼지고기 배춧국(500g)도 동일한 할인율을 적용해 각각 1만9460원, 4386원에 판매한다. 같은 기간 피코크 진한 순살 감자탕(500g)은 4186원에 구매할 수 있다.

홈플러스도 올들어 PB 매출이 더욱 크게 증가하고 있다.

홈플러스 온라인 고객 소비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1~3월 ‘홈플러스시그니처’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6% 증가했다. 특히 낙농 품목(요거트·치즈 등)과 냉장 간편식, 스낵 등 식품 카테고리에서 지난해보다 큰 성장을 이뤘다. 기존 NB 제품 가격보다 최대 40% 저렴하게 선보이면서 1~3월 요거트 매출은 전년비 7배 이상, 치즈·버터와 스낵은 각각 330%, 220% 이상 늘었다.

홈플러스는 PB 수요 증가에 부응해 ‘시그니처와 함께하는 블랙데이’를 오는 19일까지 개최하고, ‘홈플러스시그니처’ PB 행사 상품 구매 시 최대 50% 할인, 원플러스원(1+1) 판매 행사를 진행한다.

롯데마트는 최근 새롭게 선보인 PB가 소비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 3월 롯데마트가 선보인 ‘오늘좋은’ 상품은 론칭 후 20일간(4월 3일까지) 각 카테고리에서 판매량 1위를 달했다.

해당 상품은 ‘오늘좋은 흑미밥(210g 12입)’, ‘오늘좋은 단백질바(50g 3입)’, ‘오늘좋은 복숭아 아이스티 제로(1.5L)’ 3종이다. 이 상품은 해당 카테고리 내에서 판매량 2위 상품보다 2배가량 많은 판매량을 기록하며 각 카테고리의 성장세를 이끌고 있다.

롯데마트는 향후 건강과 시장 트렌드를 반영한 고품질의 PB 신상품도 출시할 예정이다. 홈카페를 트렌드를 반영한 ‘캡슐커피’와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고 유당불내증으로 우유를 마시지 못하는 사람도 즐길 수 있는 아몬드와 오트 드링크 등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고물가 시대 대형마트 PB 매출이 증가하는 배경에는 경제성장률이 낮아지면서 합리적 소비를 선호하는 소비자가 증가하는 현상이 있다고 분석한다.

또한, 자체브랜드는 중소업체의 경우, 브랜드 파워와 인지도가 약한 반면 대형마트는 대형 유통업체가 가지고 있는 브랜드 이미지로 판단하는 경우가 많아 소비자들의 PB 브랜드의 품질 신뢰도가 높다는 평가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선진국들이 저성장 시대에 돌입하면 소비심리도 바뀐다"며 "이 시기에는 돈을 많이 벌 가능성이 적다보니 소비자들이 돈을 절약해서 쓰게되고, 합리적 구매를 더 선호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소비자들은 품질(퀼리티)에도 민감해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일정수준의 품질이 보장되는 제품을 찾다보니 PB 제품을 찾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pr9028@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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