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브엠·땡겨요, 큰 돈버는 사업은 아닌데…은행들의 고민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4.17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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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은행 KB리브엠(왼쪽), 신한은행 배달앱 땡겨요.


[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KB국민은행의 알뜰폰(MVNO) 서비스 KB리브엠이 정식 서비스로 지정된 가운데, 다른 시중은행들도 알뜰폰 시장 진출 여부를 두고 고민하고 있다. 리브엠과 같은 비금융 서비스의 경우 수익성이 큰 사업이 아닌 데다 준비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은행들은 좀 더 시장 상황을 보고 시장 진출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17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 12일 국민은행 리브엠이 은행의 부수업무로 지정이 되면서 은행이 알뜰폰 사업을 할 수 있게 됐지만 아직 알뜰폰 시장 진출에 적극적인 의사를 밝히는 은행은 없는 분위기다.

은행이 사업자로 나서 알뜰폰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지만, 리브엠 사례밖에 없어 은행의 알뜰폰 사업이 아직 제대로 정착이 됐다고 보기 어렵고 수익을 내는 사업이 아니라 신중히 고민하고 있다는 게 은행권 입장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리브엠이 은행 정식 서비스가 됐지만 수익성이 높은 사업은 아닌 걸로 알고 있어서 당장 알뜰폰 시장 진출을 결정할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알뜰폰 시장상황, 은행업계 동향 등을 감안해 향후 진출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고 했다.

알뜰폰 리브엠과 함께 은행이 비금융 사업에 진출한 대표적인 서비스로 신한은행의 배달 앱 땡겨요가 있다. 실제 두 서비스는 아직 적자를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들이 매년 벌어들이는 수조원의 수익에 비해서는 미미한 수준이지만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투입되고 이를 회수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 만큼 이를 감수하고서라도 은행이 적극 뛰어들어야 하는 지 의문이란 의견도 나온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리브엠과 땡겨요로 수익을 벌어들일 목적은 아니라고 밝혀 왔다. 손익 분기점에 대한 목표는 내부적으로 세워뒀지만, 아직 사업 초기 단계인 데다 수익보다는 서비스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는 단계라 흑자 전환에 대한 기대감은 아직 이르다고 보고 있다.

이보다는 비금융 서비스를 통해 신규 고객을 늘리고 비금융 부분의 고객 데이터를 확보해 금융 서비스에 활용하는 것에 의미가 있다는 설명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리브엠은 금융을 더 잘하기 위한 사업으로 단기간에 수익을 기대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통신업의 경우 고객이 한 번 들어오면 꾸준히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며 "통신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데이터가 무궁무진한데, 그 데이터들을 잘 활용해서 색다른 서비스나 상품을 계속 만들어 나가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땡겨요의 인지도를 더 높이고 더 많은 고객을 유입시키면 규모의 경제를 통해 이익이 날 수는 있겠지만 아직 그런 단계는 아니다"라며 "땡겨요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비금융 데이터를 통해 새로운 금융 상품을 만들려고 시도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권은 당장 알뜰폰 사업에 뛰어들지는 않더라도 제휴를 통해 시장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앞서 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만 국민은행에 이어 알뜰폰 시장에 진출했으며, 신한은행은 KT·KT 알뜰폰사업자와, 하나은행은 고고팩토리와 각각 제휴를 맺고 알뜰폰 제휴 요금을 내놨다. NH농협은행은 올해 안에 알뜰폰 사업자와 제휴를 맺고 NH올원뱅크 앱에서 관련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은행들이 신사업 진출의 중요성은 인식하고 있다"며 "꼭 알뜰폰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신사업 분야를 열어두고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ds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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