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타는 카드사…삼성페이 수수료 유료화 현실화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4.20 17:44
2023032201001161300054001

▲국내 카드사들이 우려했던 삼성페이 수수료 유료화 논의가 시작됐다. 에너지경제신문DB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국내 카드사들이 우려했던 삼성페이 수수료 유료화 논의가 시작됐다. 카드사들은 수익성 악화 문제로 인해 거절 의사를 밝힌 상태지만, 삼성페이와의 제휴를 끊을 수 없는 만큼 수수료 지급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삼성페이에 결제 수수료를 부과하겠다는 입장을 제휴 카드사들에게 전달했다. 삼성전자는 애플페이가 현대카드로부터 받는 것과 동일하게 0.15%의 수수료를 부과하되, 삼성페이 사용 규모에 따라 요율을 차등화하는 ‘슬라이딩’ 방식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페이가 유료화를 결심한 배경은 애플페이와 연결돼 있다. 애플은 애플페이 서비스 국가에서 건당 결제액의 0.15%의 수수료를 카드사로부터 받고 있다. 국내에서 애플페이 서비스를 가장 먼저 도입한 현대카드와의 계약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비슷한 수준의 수수료율을 지급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반면, 삼성페이는 지난 2015년 8월 도입된 이후 현재까지 카드사와 가맹점, 소비자에게 별도의 결제 수수료를 받고 있지 않다. 카드사들은 현재 삼성페이 서비스 이용에 대한 수수료로 삼성전자에 연간 5억~15억원의 정액 수수료만을 지급하고 있다. 건당 수수료는 소비자가 삼성페이를 작동할 때 거쳐야 하는 생체 인증 시스템을 담당하는 보안업체에게 건당 5~10원가량 주고 있다.

국내 상륙한 애플페이가 이용자들에게 높은 인기를 얻으면서 카드사들의 도입 여부가 지속적으로 논의되자, 삼성페이도 유료화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여기에 금융당국의 해석으로 간편 결제 수수료 부과는 당연해진 상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애플페이 국내 출시를 허용하면서 "간편 결제 시 발생하는 수수료는 카드사가 부담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놓기도 했다.

카드사들은 삼성페이 수수료 유료화에 ‘거부’ 의사를 표한 상태다. 그간 무료였던 삼성페이가 유료화 될 경우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삼성페이도 애플페이와 동일한 수수료율을 받겠다는 협상을 제안해왔다"며 "일단 카드사들은 유료화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표한 상태인데, 애플페이가 수수료를 받고 있는 만큼 관련 내용에 대해 꾸준한 논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강하게 ‘유료화’를 주장할 경우 카드사들은 동참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삼성페이를 통한 카드 이용이 중단되면, 고객 이탈이 발생해 카드사들의 시장점유율과 수익성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페이를 시작으로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 등 각종 페이사들의 수수료 유료화가 자리잡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카드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율이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본업 경쟁력이 악화된 상황에 삼성페이 수수료 유료화까지 겹친다면, 수익성 저하는 뻔한 상황"이라면서도 "삼성전자가 강하게 수수료 유료화를 주장한다면, 1900만명 이상이 사용하고 있는 삼성페이를 카드사들이 포기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카드사들이 애플페이 서비스를 도입하지 않는 조건을 내세운다면, 삼성페이 수수료 무료화가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다만, 애플페이가 출시 3주만에 가입자 수 200만명을 돌파했고, 이용률도 60%에 도달한 만큼 아예 배제할 순 없을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실제 애플페이 가입자 수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늘자 유통브랜드들이 하나둘 애플페이 결제 방식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신세계 계열사인 스타벅스코리아 역시 단말기 개선작업 등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yhn7704@ekn.kr
윤하늘 기자 기사 더 보기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