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통' 강점 살려 첫 출장지 일본 낙점
현지서 투자 유치, 협력 방안 등 모색
스타트업 지원 통해 일본과 연결성 강화 의지
한일 크로스보더 펀드 5월 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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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
[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취임 후 일본에 각별한 애정을 드러내고 있다. 신한금융 내 대표적인 ‘일본통’인 진옥동 회장은 그동안 경색됐던 한일 양국 경제의 민간 교류와 금융 관계 개선의 물꼬를 트기 위해 일본과의 협력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진 회장은 취임 후 첫 해외 투자설명회(IR) 국가를 일본으로 정하고 지난 19일부터 이날까지 출장길에 올랐다.
진 회장은 일본에서 투자자 미팅을 열고 한국 자본 시장에 대한 일본 기관투자자의 투자 유치에 나섰다. 또 일본의 미즈호, SMBC, 일본은행(BOJ), 노무라 증권, 다이와 증권과 글로벌·디지털·ESG(환경·사회·거버넌스) 등의 부분에서 협력하고, 양국 무역 정상화를 위한 수출입 기업 지원 등의 방안을 모색했다.
일본 금융청도 찾았다. 이곳에서 신한은행 현지 법인인 SBJ은행 지원 방안과 신한금융 스타트업 육성 플랫폼인 ‘신한 퓨처스랩 일본’을 통한 한국 스타트업의 일본 진출 지원과 일본 스타트업 육성 방안을 논의했다.
진 회장이 첫 해외 출장국으로 일본을 선택한 것은 신한은행 근무 기간 중 일본에서 절반 가량을 보내며 누구보다 일본에 대해 잘 알고 있어 일본과의 민간 교류 증진을 위한 교두보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해서다. 진 행장은 오사카지점장을 거쳤으며 신한은행의 현지법인 SBJ은행 설립 인가를 주도하고 SBJ은행 법인장도 역임하는 등 일본 사정에 정통한 인물로 꼽힌다.
이번 해외 IR에 앞서 진 회장은 스타트업 지원을 통해 일본과의 연결성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진 회장은 지난 3월에 열린 신한 퓨처스랩 웰컴데이에서 신한 퓨처스랩 일본을 통해 국내 스타트업과 일본 벤처 생태계 연결과 확장을 돕겠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1월 출범한 신한 퓨처스랩 일본은 한국 스타트업의 일본 진출, 한·일 스타트업 교류 프로그램 운영, 일본 스타트업 발굴과 투자 등 스타트업 육성을 위한 다양한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한·일 스타트업 성장을 지원하는 한·일 크로스보더 펀드도 5월 말께 조성할 계획이다. 300억∼500억원 규모로 조성될 예정인데, 스타트업 지원 펀드인 만큼 운영 현황을 보고 추가적인 지원에도 나설 수 있다. 한·일 크로스보더 펀드는 한국에서 일본으로 진출하는 기업, 일본 현지 기업 등 양국 기업을 지원할 예정으로, 한국과 일본에 각각 운용사를 둘 계획이다. 현재 신한금융은 어떤 운용사가 참여할 지 등을 논의하고 있다.
진 회장의 행보는 재일교포 주주들의 지지도 더욱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 모태인 신한은행이 재일교포 자금을 바탕으로 설립돼 여전히 신한금융에서는 재일교포 주주들의 지분이 가장 많고 영향력도 강하다. 진 회장 스스로가 일본에 정통하다는 장점을 살려 일본과의 교류 강화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면서 재일교포 주주들에게도 호의적인 반응을 얻을 수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수출 규제 등 경색된 한·일 관계는 기업들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기업에게 대출을 해주는 은행들에게도 영향을 미친다"며 "정부와 민간 금융기관이 나서 일본과 관계 개선 분위기가 조성되면 양국의 금융 부문에서의 개선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dsk@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