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이익 증가·IB 경쟁력·리스크 관리 삼박자
당국 주문 맞춰 대손비용 확대...비은행 순익 영향
CET1 12%대 조기 달성, 비은행 공격 인수 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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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우리금융의 1분기 실적에서 비은행부문에 대한 희망을 봤다. 우리금융의 1분기 보통주자본비율(CET1)이 처음으로 12.0%를 상회한 것이다. 보통주자본비율의 상승은 주주환원율 제고, 비은행 인수합병(M&A) 여력 확대를 뜻하는 만큼 임 회장은 재임 기간 증권, 보험사 등 비은행 계열사 M&A에 더욱 주력할 수 있는 토대가 만들어졌다는 평가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의 1분기 실적은 대체로 양호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1분기 순이익 911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6% 증가했는데, 이러한 기저에는 이자이익 증가와 기업금융(IB) 경쟁력, 리스크 관리에 기반을 둔 충당금 설정 등이 고루 맞물렸기에 가능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리금융은 1분기 이자이익 2조21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6% 증가했다. 기업대출 중심의 자산 성장과 기준금리 인상 효과로 이자이익이 1년 전보다 늘었다. 비이자이익은 33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4% 감소했지만, 수수료이익은 3.1% 증가한 4180억원을 기록했다. 기업투자금융(CIB) 역량 강화에 따른 IB부문 호조에 힘입어 수수료이익은 1년 전보다 소폭 증가했다.
이번 실적은 우리금융이 부동산 경기 침체, 금리인상에 따른 연체율 상승 등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에 대비해 건전성 관리 역량에 집중했음에도 양호한 성과를 올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우리금융은 1분기 대손비용 261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57.4% 증가한 수준이다. 우리은행을 제외한 다른 비은행 계열사 실적이 부진했던 것도 충당금이 발목을 잡았다.
우리카드는 1분기 영업이익 5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 감소했지만, 충당금 적립 전 영업이익은 9.1% 줄어든 1600억원이었다. 우리금융캐피탈도 대손비용이 작년 1분기 220억원에서 올해 1분기 510억원으로 130% 늘었다. 이에 우리금융캐피탈의 1분기 순이익은 전년 대비 20% 감소한 393억원에 그쳤다.
이와 달리 우리은행의 1분기 순이익은 1년 전보다 20% 불어난 8595억원을 기록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융당국의 보수적인 충당금 적립 요구, 카드와 종금 등 비은행 계열사 연체율 상승,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려 등 복합적 요인이 반영되면서 대손비용은 예상보다 크게 증가했다"며 "실제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은행보다는 비은행권 충당금 적립 규모가 훨씬 많았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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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국제결제은행(BIS)비율, 기본자본비율, 보통주자본비율 추이.(자료=우리금융) |
특히 증권가에서는 우리금융의 보통주자본비율이 1분기 12%대(12.1%)를 달성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우리금융이 당초 목표로 했던 2024년 말보다 훨씬 빠르게 보통주자본비율 12%대를 이룬 것이다.
보통주자본비율은 은행의 총 위험가중자산(RWA) 대비 보통주자본비율로, 자본적정성을 가늠하는 척도다. 순수 자본력과 이익 창출로만 개선이 가능한 수치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예상치를 상회한 보통주자본비율은 주주환원율 제고, 비은행 M&A 여력 확대를 의미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같은 자본여력 확대를 바탕으로 임 회장은 재임 기간 보다 공격적으로 증권, 보험사 인수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임 회장은 취임 이후 내부통제, 리스크 관리 강화 등에 주력하는 한편 비은행 계열사 인수에 대한 의지를 꾸준히 피력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증권사 중에서도 중형급 이상의 균형 잡힌 수익원을 가진 증권사를, 보험사의 경우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고려해 자본 확충 부분이 적은 우량 보험사를 선호하고 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1분기 중 편입된 우리벤처파트너스도 향후 실적 개선에 일정 부분 기여할 것"이라며 "각종 이슈들로 그간 침체됐던 조직 분위기의 반전과 새로운 모습이 기대된다"고 했다. 우리금융 측은 "2분기, 하반기로 갈수록 경영 환경이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리스크 관리에 더욱 방점을 둘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