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업계 '진단키트 특수' 부메랑…1분기 실적 ‘흐림’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5.01 15:15

작년 1분기 매출효자…올해 일상회복에도 수익 부진 예상



판촉비 증가, 인수합병 비용 지속…"비수기 선방" 평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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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CU를 찾은 소비자가 상품을 살펴보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 서예온 기자] 편의점업계가 코로나 팬데믹의 사실상 종료와 본격적인 일상회복기를 맞은 올해 1분기에 오히려 코로나 특수와 인수합병(M&A) 투자비용에 발목이 잡혀 지난해보다 실적이 시원찮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1분기 코로나19 진단키트 판매 특수에 따른 역(逆)기저 효과와 판촉비 증가, 미니스톱 인수 등 기업별 특수한 상황이 맞물려 1분기 영업이익이 다소 감소하거나, 수익성이 개선되지 못하는 기업이 나올 것이라는 예상이다.

1일 편의점업계에 따르면, CU 운영사인 BGF리테일은 2일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경쟁사 GS25 운영사 GS리테일은 대개 CU 실적 발표 1~2일 앞뒤로 실적을 발표하는 예년과 달리 아직 실적 발표날짜가 미정이다.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은 기업 분기 실적 공시시한(분기 마감일로부터 45일이내)에 맞춰 오는 15일 실적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편의점기업들이 1분기에 지난해보다 괄목할만한 실적을 거두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일상회복과 리오프닝(정상영업 재개) 호재에도 코로나 진단키트 급증, 판촉비 증가 등 여파로 내부에선 전반적으로 부진한 실적을 거둘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 때문이다.

1분기는 편의점업계의 비수기로 평가된다. 날씨가 따듯해지고 음료와 맥주 등 주류가 잘 팔리는 2~3분기는 성수기로 일년 중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크지만, 1분기는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20% 안팎에 그친다.

이런 시기적 요인 외에도 편의점이 올 1분기 호전된 실적을 어려울 것으로 꼽히는 요인은 코로나19 진단키트이다. 지난해 1~2월 오미크론 바이러스가 확산되며 확진자가 급증하자, 정부는 진단키트 온라인 판매를 금지하고 오프라인 판매 채널을 약국과 편의점으로 제한했다.

이같은 조치로 진단키트 판매는 편의점 매출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실제로 진단키트 수요가 몰린 지난해 2월(2월 18일~24일) CU의 자가진단키트 판매량은 보면 전주(2월11일~17일) 대비 약 2.8배 늘었다. 이마트24의 경우 지난해 2월 한 달 진단키트 판매량이 전월대비 1136% 증가했다.

진단키트는 담배보다 마진율이 높아 가맹점주들에게 호응을 얻었다. 편의점업계의 담배 마진율은 10% 미만인 반면, 지난해 진단키트 매익률(마진율)은 27~40% 사이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GS25와 CU가 판매하는 래피젠의 진단키트 마진율은 40%,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의 휴마시스 진단키트 마진율은 각각 27%·28%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진단키트는 매출의 5위권에 들 정도로 호재였다"며 "올해는 역기저 효과가 있어 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진단 키트 외에도 기업들의 1분기 실적이 저조할 것으로 예상되는 요인은 투자 비용과 미니스톱 인수 여파 등이다.

남성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6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1분기 GS리테일이 예상보다 저조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 편의점의 경우 H&B 사업부 인력 이관, 신입 인력 충원에 따른 추가 인건비가 발생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지난해 미니스톱을 인수한 세븐일레븐도 올해는 수익성을 크게 개선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리아세븐은 연결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매출은 5조4540억원으로 전년(4조2778억원) 대비 27.4% 증가했으나, 영업손실 49억원을 내고 전년 대비 적자로 전환했다. 미니스톱 통합비용(PMI·Post Merger Integration)이 늘어난 탓으로 풀이됐다.

그러나, 업계 또다른 관계자는 "사회적 환경이 편의점에 유리하게 전환된 것은 맞다"면서 "편의점은 유동인구 확보가 중요한데 엔데믹이 더 확실하게 되면서 여행과 같은 야외활동이 증가하고, 더욱이 예년보다도 평년 기온이 높아진 점은 긍정적인 요소"라며 2분기 이후 편의점 실적 개선 가능성에 무게를 두었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 코로나19 진단키트를 실질적으로는 편의점에서만 푼 것이나 마찬가지였다는 점을 지적하고, 역기저 효과에 따른 부담이 있었음에도 편의점업계가 1분기 실적에서 선방했다고 평가했다.


pr9028@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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