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위 탄소중립'… 韓조선업계가 선도한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5.07 10:50

조선소부터 선박까지… 탄소중립 달성에 '잰걸음'



국내 조선'빅3', 선박자율운항·OCCS 개발 '진척'

HD현대

▲HD현대 아비커스의 ‘자율운항 시스템’ 하이나스 2.0을 살펴보는 선장과 항해사의 모습. 사진=HD한국조선해양


[에너지경제신문 이승주 기자] 국내 조선업계가 ‘바다 위 탄소중립’을 실현을 위한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선박의 건조 과정부터 운영 단계까지 모든 방면에서 발생할 수 있는 탄소를 줄인다는 의미다.

7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은 국내 조선업계 최초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조선 부문에서 발생하는 연간 탄소배출량을 단계적으로 감축해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회사는 △에너지 효율화 △친환경 연료 전환 △재생에너지 도입 △기후변화체계 구축 등의 세부계획을 담은 ‘탄소중립 이행 로드맵’을 공개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GHG 프로토콜에서 정한 기업의 탄소 배출 범위인 ‘스코프 1-2-3’을 사용한 탄소 감축 계획을 마련했다. 사업 전(全)과정에서 발생하는 ‘직·간접적 배출량’을 모두 0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이를테면 선박의 시운전 과정에서 수소·암모니아 등 무탄소 연료를 사용하고 사업장에서 사용하는 모든 전력을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하는 식이다.

삼성중공업도 조선소 탄소 배출량을 줄인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2월 ‘한국형 무공해차 전환(K-EV100)’을 선언한데 이어 지난달 업무용 전기트럭 15대, 전기승용차 1대를 도입했다.

K-EV100는 기업이 국내사업장에서 보유한 업무용 차량을 2030년까지 100% 무공해 차량으로 전환하는 제도다. 삼성중공업은 2030년까지 보유하거나 임차 중인 업무용 차량 370여대를 모두 전기·수소차로 전환하고 100여개 이상의 충전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

조선업계는 선박에서의 탄소 배출도 줄인다. 국내 조선사들이 앞다퉈 개발하고 있는 ‘선박 자율운항’도 대표적인 탄소중립 기술이다.

선박 자율운항 기술은 선박 운항 시 최적의 경로와 속도를 찾아내 선박의 대기시간을 줄이고 연료 및 온실가스를 대폭 절감할 수 있게 한다. 현재는 2030년 ‘완전자율운항’을 목표로 실증 과정에 돌입한 상태다.

선박 이산화탄소 포집·액화 저장 기술(OCCS)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다. 이는 선박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선제적으로 포집한 뒤, 해저나 지하 암반에 영구적으로 저장하는 기술이다. 또한 포집된 탄소는 석유화학 등 타제조업 공정에서 활용될 수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한국선급(KR)과 4만㎥(입방미터)급 이산화탄소(LCO2) 운반선을 개발하며 OCCS 시장 선도를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산화탄소는 운반 과정에서 저온·고압 상태를 동시에 유지해야 한다. 이 때문에 운반선 건조에도 상대적으로 고난이도 기술이 요구된다. LCO2 운반선은 식품 운송을 목적으로 3000㎥ 미만의 소형 사이즈만 건조돼 왔으나, OCCS 기술 발전과 함께 대형 사이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전망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조선·해운업계에 대한 탄소중립 요구는 앞으로도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라며 "조선소에서부터 선박 운영까지 탄소중립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lsj@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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