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자구안과 사장 거취는 별개…전기요금은 산업부가 결정"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연합뉴스 |
이 장관은 이날 윤석열 정부 출범 1주년을 맞아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5월을 넘기는 것은 정말 바람직하지 않고, 더 끌어야 우리가 얻을 것은 없다고 생각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장관은 "지난 한 달간 국민들이 평소 몰랐던 (전기요금) 이슈가 공론의 장에 올라 에너지 정책에 관한 이해가 넓어지는 기반이 되기도 했다"며 "국민들도 합리적으로 방향을 잡아가 주실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당이 한국전력의 ‘20조원+α’ 재정건전화 대책에 더해 정승일 한전 사장의 사퇴를 압박하고 있는 데 대해서는 다소 결이 다른 발언을 내놓았다. 또 여당이 이번 전기요금 인상 논의에 깊이 관여한 상황에서 주무 부처인 산업부의 역할을 강조하는 취지의 언급도 했다.
그는 "(한전의) 자구 노력은 불필요한 부동산을 처분하거나 고위직 성과급 반납과 같은 재무구조 변화에 관한 것으로, 그 문제(한전 사장 거취)와는 별개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여당 나름대로 정책에 의견을 줄 수 있는 위치에 있다"면서도 "큰 방향은 산업부가 결정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 통제와 관련해 미국 정부의 포괄 수출허가 기간이 끝나는 오는 10월 이후에도 ‘상당 기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원활하게 중국 공장을 운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을 교란하지 않는 범위에서 우리 기업들이 기본적 경영 활동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미국과 이번 협상에서 얘기했다"며 "10월 후에도 상당 기간 연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작년부터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반도체과학법, 수출 통제 등 미국과 관련된 3가지 큰 통상 도전이 있었다고 짚었다.
그는 "한국 전기차가 리스 등 상용차 판매 채널로 미국 시장을 공략할 기회를 얻었고, 배터리 사업은 더욱 좋은 기회를 얻었다"면서 "우리 기업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했고, 기업의 기회가 늘어났다"고 정부 대응을 자평했다.
어려운 무역 상황과 관련해선 하반기로 갈수록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동시에 작년보다 올해 수출이 늘어나는 ‘수출 플러스’ 목표를 아직 견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장관은 "작년 하반기부터 세계 경제가 안 좋아지면서 우리의 주력인 반도체가 타격받고 어려운 상황에 있다"며 "하반기부터는 (무역수지) 흑자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수출 증가율의 플러스 전환이 나타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현 정부의 대표 국정과제인 원전 수출과 관련해 이 장관은 목표한 10기 수출이 불가능한 일이 아니라고 힘줘 말했다.
이 장관은 "(현재 추진 중인) 폴란드만 해도 최소 2기이고, 체코도 있고, 그 외에 구체적으로 말하긴 곤란하지만 다른 나라들도 우리와 원전 협력을 제안한 상태"라며 "앞으로 원전 수출에 매진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미국 웨스팅하우스와 한국수력원자력 간의 소송이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것이 아니냐는 물음에는 "법률 대응 문제와는 별개로 한전·한수원의 팀코리아 차원에서 웨스팅하우스와 전략 협력 구축을 위한 협상을 하고 있다"며 "양쪽 기업들이 서로 합리적 판단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장관은 "이번에 미국 에너지부 장관을 만나 민간 협력이 원활하도록 정부 간 우호적인 감정을 조성하자는 의견을 나눴다"며 "정부는 환경 조성에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한미·한일 양자는 물론, 한미일 3자 협력이 강화하는 상황에서 중국과의 관계 관리에 우려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중국과 우리 경제는 서로 이어져 있고, 경제 활동이 자연스럽게 이뤄지게 우리와 중국 정부가 대응하는 것이 상호 이해에 부합한다"며 "미국, 일본과 협력하지만, 중국을 배제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 장관은 "전 정부의 잘못된 방향이나 관행, 제도를 정상화하고 변화를 가져오는 1년이었다"면서 "앞으로 이런 변화를 가속해 뚜렷한 성과가 나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에너지 위기, 세계 경기 침체 과정에서의 진영 간 블록화, 격화하는 미중 패권 경쟁, 자국 우선주의 강화 등의 변화 속에서 (정부가) 출발했는데, 지금껏 최선의 노력을 다해 상당히 선방해왔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axkjh@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