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韓 기술산업의 요새' 두산에너빌 창원공장엔 '에너지안보' 열쇠가 있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5.16 15:05

신한울 3·4호 주기기 제작 착수식 진행
원전·풍력·가스터빈 등 국내 자체 기술 개발에 매진
정연인 사장 "여러 시련에도 세계적인 경쟁력 되찾을 것"

단조소재

▲두산에너빌리티 창원 본사 단조공장에 설치된 17000t 프레스기가 신한울 3·4 주기기 중 하나인 증기발생기 단조 소재 작업을 하고 있다.

터빈공장3

▲두산에너빌리티 직원들이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의 최종조립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풍력2공장

▲두산에너빌리티 창원 본사 풍력2공장 내부 모습. 제주 한림해상풍력단지에 공급할 5.5MW 풍력발전기 나셀 제작에 한창이다.

[에너지경제신문 창원=김아름 기자] "두산에너빌리티 창원공장은 한 공장에서 원전 관련 기초 소재부터 최종 제품까지 만들 수 있는 장소로, 세계에서 유일무이한 곳이다. 내년 상반기엔 이 장소에 원전 자재들로 가득찰 것이다." (이동현 원자력BG 원자력공장 공장장)

"그간 우리나라는 180여개의 가스터빈을 해외로부터 사들이면서 구매 비용과 유지 비용에만 수조원을 쏟아 부었다. 이제 자체적 기술로 국산 가스터빈을 개발하면서 에너지 안보 강화에 이바지할 수 있게 됐다. " (이상언 두산에너빌리티 파워서비스BG GT 센터(Center) 담당 상무)

15일 찾은 두산에너빌리티 경남 창원 공장부지 430만㎡(약 130만평)에는 초록빛 녹음으로 가득한 산지와 눈부시게 일렁이는 푸른 바다를 방패 삼은 요새가 숨어 있다. 이 요새엔 기계공학의 꽃이며 신성장동력원이자 에너지안보의 핵심이 될 원자력 기기와 풍력기기 등 대한민국 주요 기간산업의 기술력이 집약돼 있다.

이곳은 대한민국의 자긍심, 두산그룹의 미래 첨단 기술력, 현장 직원들의 땀과 노력이 깊게 배여 있었다. 공장 한 동 한 동 모두 허투로 지나치기 힘들 만큼, 추구하는 목표와 저마다의 임무들이 숨 가쁘게 돌아가고 있었다. 곳곳에서 제 역할을 하고 있는 실무진들은 하나같이 "대한민국의 에너지안보 강화를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의지를 드러냈다.

가장 먼저 풍력발전의 핵심 기기가 제작되는 제2풍력공장을 방문했다. 뜨거운 볕에 눈을 뜰 수 없을 정도로 크고 높은 공장 내부엔 사진으로만 접했던 풍력발전 주요 부품 △블레이드 △허브 △나셀 등이 자리해 있었다.

신동규 풍력사업 서비스·설계를 담당 상무는 "연구개발(R&D)에만 약 2000억원을 투입해 원천기술을 확보했다"면서 "2010년 아시아 최초 해상풍력 발전기를 개발에 성공하면서 해상풍력시장 개척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그 결과 제주 탐라해상풍력(30㎿), 전북 서남권 실증단지(60㎿), 제주 한림해상풍력(100㎿) 등의 지역에서 에너지를 생산하고 있다.

다음으로 ‘기계공학의 꽃’이라 불리는 터빈공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터빈공장은 전기를 만드는 발전소에 공급하는 초정밀, 초대형 크기인 터빈과 발전기를 만드는 곳이다. 현재 주요 생산제품으론 원자력 발전소용 1400MW 급 초대형 증기터빈과 LNG발전소용 대형 가스터빈, 증기터빈, 원전·LNG발전의 대형 발전기 등이 있다.

이곳은 두산에너빌리티가 2020년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가스터빈 원천 기술 보유국이라는 명예를 얻은 곳이다. 무려 10여년의 시간을 들여 열차폐용 코팅기술을 비롯해 정밀 가공기술, 냉각홀 가공기술 등을 모두 순수 자체 기술로 얻었다. 이렇게 탄생한 270㎿급 DGT6-300H S1 모델은 현재 김포열병합발전소에서 시운전에 들어간 상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수소터빈 개발에도 현재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이미 지난해 수소터빈 연소기의 30% 혼소 시험에 성공한 상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현재 국책 과제로 50% 수소 혼소 및 수소 전소 연소기를 동시에 개발하고 있으며 2027년 380MW급 수소 전소 터빈 개발 완료를 목표로 핵심기기인 수소 전소 터빈용 연소기를 2026년까지 개발한다는 목표다.

이상언 파워서비스BG GT센터 상무는 "가스터빈 한 대를 팔면 배에 480대 자동차를 실어서 수출하는 효과"라며 "그간 우리나라는 가스터빈 개발 후발주자였다면 수소터빈만큼은 선두주자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원전 강국의 부활을 알리는 신한울 3·4호기 주기기 제작 착수식 현장인 단조공장을 찾았다. 이곳에선 신한울 3·4호기 주기기 중 하나인 증기발생기의 초기 제작 현장을 볼 수 있었다. 고막을 때릴 정도의 거대한 소리와 함께 1만7000t급 프레스가 1200도의 원통형 쇳덩이를 힘껏 찍어 누르는 광경을 목격할 수 있었다. 정연인 두산에너빌리티 사장은 신한울 3·4주기기 본격 제작에 대해 "제작 착수를 위해 부은 쇳물이 우리 원자력 생태계 부활의 마중물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며 "여러 시련 속에서도 우리 원전 생태계가 더 단단히 결속해 세계적인 경쟁력을 다시 찾을 각오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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