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외이사 선임 이후 대규모 물갈이 예상
'일감몰아 주기 의혹' 수사에 분위기 뒤숭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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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그룹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KT 본사와 KT텔레캅 본사, 관계자 사무실 등 10여곳을 압수수색한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 사옥 모습. (사진=연합) |
[에너지경제신문=정희순 기자] 수장 공백기가 길어지고 있는 KT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1분기 수익성이 악화된 데다 2분기 역시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KT는 늦어도 7월까지는 대표이사 선임을 마무리하고 정상화를 노린다는 계획이지만, ‘일감 몰아주기’ 의혹으로 본사 압수수색까지 이어지면서 상황은 더 어렵게 됐다.
◇ 사외이사 후보군 압축 돌입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가 사외이사 후보군 압축에 돌입했다. KT에 따르면 전날까지 진행된 사외이사 예비후보 주주추천에는 총 19명이 이름을 올렸다. 앞서 KT는 주식 1주를 6개월 이상 보유한 주주로부터 사외이사 기준에 맞는 후보를 추천받았다.
명단이 완전히 공개된 것은 아니지만, 여기에는 국민연금을 비롯해 주요 주주들이 추천한 인사들이 포함됐을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 카페 ‘KT주주모임’을 설립한 소액주주 대표 배창식 씨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출신의 김종보 변호사도 명단에 포함됐다.
KT에게 이번 사외이사 선임은 매우 중요한 문제다. 현재 KT 사외이사에 정식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이는 김용헌 사외이사 한 명 뿐이다. 강충구·여은정·표현명 후보 3인은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재임을 포기한 후 현재는 대행 자격으로만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다. 결국 이번 사외이사 선임에 따라 KT 이사회에 ‘대규모 물갈이’가 이루어질 것이라는 얘기다.
◇ 실적 악화에 검찰 압수수색까지
KT는 다음 달 말 이사회 진용을 꾸리고 7월에는 대표이사 선임을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다. 사실상 수장 없이 보낸 지난 1분기 KT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20% 줄어들었다. KT는 지난해 1분기 ‘역기저효과’ 때문이라고 설명했지만, 업계에선 경영공백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통신시장의 2분기 상황도 역시 쉽지만은 않다. 알뜰폰 공세 속에 5G(5세대) 이동통신 중간 요금제 신설까지 겹쳐 무선가입자당 평균매출(ARPU) 하락이 예상된다.
전날 진행된 검찰의 전방위 압수수색도 KT 안팎의 분위기를 뒤숭숭하게 만든 요인이 됐다. 검찰은 구현모 전 KT 대표가 계열사 KT텔레캅의 일감을 시설관리 업체인 KDFS에 몰아준 혐의에 대해 조사 중이다. ‘일감 몰아주기’와 관련한 고발장이 검찰에 접수됨에 따라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분석도 있지만, 압수수색 시점을 두고 묘한 긴장감이 조성됐다. 전날은 사외이사 주주 추천 마감일이었다.
KT 관계자는 "검찰 수사와 관련해서는 달리 드릴 말씀이 없다"면서 "사외이사 후보군 압축을 비롯한 지배구조 개선 작업은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hsjung@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