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Wh당 8원 인상…원가 25% 이상 차지 시멘트에 영향
시멘트업계 "당장 가격 인상 없어…하반기 구체적 계획"
레미콘업계 이어 건설업계까지 연쇄적 불안감 엄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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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요금이 인상되자 시멘트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돼 시멘트업계, 레미콘업계, 건설업계 모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관계없음. 사진=에너지경제신문 김준현 기자 |
[에너지경제신문 김준현 기자] 올해 1분기 실적이 좋았던 시멘트업계와 레미콘업계가 전기료 인상이라는 변수를 만났다. 전기요금이 인상되면서 시멘트 가격이 인상될 우려가 있어 레미콘업계, 나아가 건설업계까지 ‘도미노 쇼크’가 우려되고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기요금이 지난 16일부터 kWh당 8원이 인상됐다. 앞서 전기요금은 지난해 2분기부터 kWh당 19.3원이 인상됐고, 올해 1분기엔 13.1원이 오르기도 했다.
시멘트업계에서는 유연탄(30%) 다음으로 시멘트 제조원가를 차지하고 있는 전기요금(20~25%)이 오르는 만큼 가격 인상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란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시멘트 원료를 녹이는 소성로(킬른)는 생산량과 무관하게 매일 24시간 가동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쌍용C&E는 매출이 1분기 4914억원으로 30%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7억원 적자가 났다. 이는 시설보수와 전기요금 인상 등의 요인이 컸다는 설명이다.
전기료가 인상되다 보니 시멘트를 주원료로 하는 레미콘업계에서 먼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기료가 인상되면 시멘트 가격도 인상 수순을 밟을 수 밖에 없다는 우려다.
중소레미콘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시멘트업계가 유연탄 가격 인상을 이유로 시멘트 가격을 높였는데, 이제는 유연탄 가격이 3년 전 수준까지 인하됐으니 전기료가 올라도 가격을 조율해야 하지 않나"라고 전했다.
앞서 시멘트업계는 지난해 2월 t(톤)당 7만8800원(7개사 평균 판매가격)이었던 시멘트 판매가격을 9만2400원으로, 11월에는 10만5400원(14.1% 인상)으로 인상한 바 있다.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에서는 2분기 국내 시멘트업계 1위인 쌍용C&E가 21.8% 인상하는 것을 필두로 한일시멘트 19.5%, 한일현대시멘트 18.3%, 아세아시멘트 19.5%, 한라시멘트 22.3%, 성신양회 17.7%, 삼표시멘트 16.1% 정도 가격을 도미노 인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 시멘트업계 관계자는 "전기료는 시멘트를 생산하는 것에 있어 적게는 20%에서 30% 원가를 차지하는 만큼 전기료 인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다만 당장의 가격 인상은 없고, 하반기에 구체적인 계획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건설업계에서도 시멘트 가격 인상에 연쇄적인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박철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전기료 인상은 건설업계에서 적지 않은 영향을 준다. 사실 시멘트도 그렇지만 전기료가 오르면 전기로 생산비중이 높은 철근 가격인상이 더 예민하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전세계적으로 원자재 가격이 오르는 속도가 전보다 빨라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올해가 지나면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공사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내년부터 건설경기는 안정화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시멘트업계와 레미콘업계 1분기 실적은 모두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승준 하나증권 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며 시멘트업계 1분기 매출액은 32.5% 증가, 이익률은 6.5%p 상승했다. 레미콘은 1분기 매출액 33.8% 증가, 이익률은 6.0%p 올랐다.
kjh123@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