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에너지 17만4000㎥급 LNG운반선 40척 발주 계획
LNG운반선 선가 급증으로 총 발주금액만 12조원 달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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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한국조선해양이 건조한 LNG운반선. 사진=HD한국조선해양 |
[에너지경제신문 이승주 기자] 국내 조선업계가 다시 한번 카타르발(發)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수주 대박을 노린다. 카타르 국영 석유회사 카타르에너지의 ‘카타르 프로젝트’ 2차 물량이 곧 시장에 풀릴 예정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물량은 지난번에 비해 선가가 크게 오른 탓에 총 규모가 12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2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카타르에너지는 LNG운반선 총 40척에 대한 입찰제안서를 조선사들에게 발송할 예정이다. 이번 물량은 카타르에너지가 5년 간 총 100여척 이상의 LNG운반선을 건조하는 ‘카타르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2020년에 추진된 1차 프로젝트에서는 총 65척의 LNG운반선이 발주됐으며, 국내 조선사들은 이 가운데 총 54척(대우조선해양 19척·삼성중공업 18척·현대중공업 17척)을 수주했다.
이번 2차 프로젝트는 선박 수가 다소 줄었지만 선가가 크게 오른 것이 특징이다.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 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17만4000㎥급 LNG운반선 가격은 2020년 말 1억8600만달러에서 지난달 말 2억5800만달러로 약 39% 상승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LNG의 해상 운송 비중 및 LNG운반선 수요 급증이 주요 원인이다. 이번 2차 물량이 17만4000㎥급 LNG 운반선 40척인 점을 감안했을 때, 총 발주 금액은 12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조선사들은 이번에도 대부분 물량을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NG운반선은 운항 시 LNG화물창이 극저온·고압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하는데, 해당 부문에서 기술 초격차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해외 선사들도 LNG운반선 발주 시 한국을 제일 먼저 염두에 둔다. 실제로 한국은 올해 전 세계적으로 발주된 LNG운반선 26척 중 92%(24척)를 수주했다.
국내 조선사들이 2020년 카타르에너지와 맺은 ‘슬롯 계약’도 안전 장치 역할을 할 예정이다. 슬롯 계약은 선사가 조선사에게 일정 금액의 선수금을 지급하고, 선박 건조에 대한 우선권을 행사할 수 있는 권리다. 조선사들 역시 슬롯 계약 옵션이 행사될 것을 염두에 두고 선박 건조 일정을 짠다.
카타르에너지는 국내 조선사의 총 38개의 슬롯(HD한국조선해양 10개, 대우조선해양 12개, 삼성중공업 16개)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카타르에너지가 슬롯 옵션을 행사한다면 이르면 2026년까지 LNG운반선을 인도받을 수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이번 협상에 따라 선사별 구체적인 건조 시기나 물량이 달라질 수 있지만, 슬롯 계약을 맺은 이상 대부분 물량이 국내 조선소에 발주될 것으로 보인다"며 "월등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대부분 물량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lsj@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