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우주로] 한화에어로, '한국판 스페이스-X' 실현에 다가서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5.23 14:42

한화에어로, '누리호 고도화사업'의 체계종합기업으로 선정



엔진·에비오닉스·위성 등 우주산업 기술 개발에 주력



한화에어로 "국내 우주발사체 산업 생태계 육성할 것"

김동관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에너지경제신문 김아름 기자]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의 3차 발사는 ‘진짜 위성’을 싣는 ‘첫 실전’이기도 하지만 민간체계종합기업이 최초로 발사에 참여한 첫 무대이기도 하다. 그 무대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우뚝 서 있다. 비록 이번엔 참관으로 머물지만 오는 2027년까지 세 차례의 누리호 추가 발사부터 제작 자체를 주도할 예정이다. 업계는 이번 발사가 국내에서 독자개발 한 우주발사체의 핵심 기술이 민간으로 이전되는 첫 걸음이며 ‘뉴 스페이스’ 시대의 본격적인 개막을 알리는 발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한국형발사체 누리호(KSLV-Ⅱ)의 심장 격인 엔진을 개발하는 것으로 사업에 참여했다. 이번 발사에선 정부의 ‘누리호 고도화사업’의 일환으로 기술을 이전받을 체계종합기업에 선정되면서 누리호 제작 총괄 관리는 물론, 발사 공동 운용 등의 역할을 수행하게 됐다.

‘누리호 고도화사업’은 민간 주도형 ‘한국형 스페이스-X’를 만드는 사업으로,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스페이스X에 기술을 이전한 것과 유사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이 갖고 있는 발사 운용·관제 등 노하우를 전수받아 국내 우주발사체 산업 생태계를 키워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재 우주발사체 단조립장 설립지로 나로우주센터 인근인 전남 순천을 선정, 누리호 추가 생산을 위한 준비를 진행 중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를 발판 삼아 ‘스페이스 허브’에서 ‘우주산업 토탈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앞서 2021년 3월 한화그룹은 ‘엔지니어들과 우주로 가는 지름길 찾는다’는 목표로 그룹 내 흩어져 있던 핵심 기술을 한데 모아 ‘스페이스 허브’를 구축하며 우주 관련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로켓 엔진 부문에서는 이미 2016년 3월 누리호 75t급 엔진 초도 납품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75t급 엔진 34기, 7t급 엔진 12기까지 총 46기의 엔진을 개발, 제작에 성공했으며 이번 3차 발사에서도 한국형 발사체에 탑재된다.

발사체의 두뇌 역할을 담당하게 될 차세대 에비오닉스 개발도 진행 중이다. 에비오닉스(Avionics)는 항공, 우주비행체에서 운용되는 전자장비 및 시스템을 일컫는 것으로, 발사체의 전체적인 움직임과 각 부품들의 작동을 제어함은 물론 통신, 항법시스템까지 관장해 발사체 임무제어에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위성 활용 분야의 성과도 눈에 띈다. 한화시스템은 2020년 6월 영국 위성 통신 안테나 전문 기업 ‘페이저솔루션’을 인수해 한화페이저를 설립했으며, 미국 전자식 위성 안테나 기업 ‘카이메타’에 3000만달러를 투자하는 등 위성 안테나 사업을 성장시켜 나가고 있다. 전자식 위성 안테나는 기지국, 광랜 등 지상 인터넷망이 닿지 않는 바다와 하늘에서 위성통신을 이용하기 위해 필요한 장비다.

카이스트 인공위성연구센터 연구진이 설립한 쎄트렉아이는 국내 유일의 인공 위성 시스템 개발 기업으로, 한화그룹에 인수돼 한화 계열사와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이러한 노력으로 한화시스템과 함께 한국 첫 소행성 탐사인 ‘아포피스 탐사 프로젝트’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아포피스 탐사 프로젝트’는 7년 뒤 지구에 초근접하는 소행성 ‘아포피스’를 탐사하는 사업으로 순수 우리 기술로 만든 우주탐사선을 국내 발사체로 쏘아 올려 이러한 변화를 관측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누리호 추가 발사는 여전히 성공을 확신할 수 없는 도전적인 사업이나, 항우연의 축적된 역량과 국내 300여개 업체의 기술, 한화의 우주 사업에 대한 열정으로 추가 발사에 성공해 대한민국의 우주산업을 한 단계 도약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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