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45년 만에 '대우' 떼고 한화그룹 품으로
한화그룹 '한국판 록히드마틴' 마지막 퍼즐 맞춰
재무구조 개선·인력난 해소 등 풀어야 할 과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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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전경. 사진=한화오션 |
[에너지경제신문 이승주 기자] 대우조선해양이 ‘한화오션’으로 새롭게 출항한다. 한화그룹은 두 번째 시도 만에 대우조선을 품에 안으며 ‘한국판 록히드마틴’에 한 발 더 다가서게 됐다. 다만 한화오션이 가는 길에 꽃길만 펼쳐진 것은 아니다. 재무구조 개선 등 해결해야 할 당면과제가 산적해 있다.
◇대우조선, 45년 만에 ‘한화오션’으로 새출발
대우조선은 23일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오션플라자에서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해 사명 변경을 ‘한화오션’으로 변경하는 내용을 포함한 정관 개정안과 9명의 신임 이사 선임 등 모든 의안을 의결했다. 한화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시스템·한화임팩트파트너스·한화에너지 자회사 2곳 등 5개 계열사들이 약 2조원의 유상증자 자금을 출자해 한화오션 주식 49.3%를 확보하며 대주주가 됐다.
한화오션 초대 대표이사는 권혁웅 ㈜한화 지원부문 부회장이 선임됐으며, 오너 3세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기타 비상무이사로 한화오션 경영 정상화를 지원한다.
대우조선이 한화오션 타이틀을 달기까지는 반 세기 가까운 세월이 걸렸다. 대우조선은 전신인 대한조선공사가 1978년 대우그룹에 인수된 이후 45년 만에 ‘대우’ 간판을 뗐으며, 한화는 15년 만의 인수 재시도 끝에 대우조선을 품었다.
이번 대우조선 인수로 한화는 ‘한국판 록히드마틴’의 마지막 퍼즐을 맞출 수 있을 전망이다. 한화는 2030년까지 방산 부문을 ‘글로벌 디펜스 톱10’으로 성장시킨다는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한화오션은 글로벌 수준의 잠수함·전투함 건조 기술은 물론 선박 자율운항 및 에너지 운송 및 생산 기술도 갖추고 있다. 이로써 한화가 부족한 해양 무기 체계 역량을 채워줄 수 있다는 평가다.
권혁웅 한화오션 신임 대표는 "한화오션의 장점인 기술 중심의 우수한 문화를 기반으로 지속가능한 친환경 기술 기업, 세계 최고의 경쟁력으로 안정적인 이익을 실현할 수 있는 글로벌 기업으로 육성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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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 풀어야 할 과제 산적
한화오션 앞에 ‘장밋빛 미래’만 펼쳐진 것은 아니다. 업계는 한화오션이 향후 재무구조 개선·노사 화합·인력난 해소 등 지상과제를 원만히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재무구조 개선은 가장 시급한 문제다. 대우조선은 지난해 1조600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역시 62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조선 빅3(HD한국조선해양·삼성중공업·대우조선) 중 흑자전환 시기가 가장 늦다. 같은 기간 연결기준 부채비율 역시 1858.3%로 위험한 수준이다.
조선업계 인력난 역시 현재진행형이다. 대우조선의 지난해 말 기준 임직원 수는 8300명으로 10년 전에 비해 약 5000명 감소했다. 조선소 현장 인력 뿐만 아니라 선박 설계·도면 작성 등을 맡는 고급인력의 유출 문제도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사 화합도 더할 나위 없이 중요하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 소속 직원은 협력사를 제외하더라도 4800명에 달한다. 여기에 강성 노조인 민주노총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는 지난해 옥포조선소 1도크를 점거하며 51일간 파업을 벌인 바 있다. 대우조선은 이 과정에서 총 8000억원의 손해를 입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한화는 대우조선이 해결하지 못했던 문제를 안게 됐다"며 "지상과제의 원만한 해결이 중요한 시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