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사 인상 요청에 6월 최대 1천원 올려
PB제품 치킨도 5~25%↑…닭고기 원가 올라
"인건비·원부자재 상승 가격방어 한계" 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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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 모델이 점포에서 판매중인 즉석 조리치킨을 살펴보고 있다. |
[에너지경제신문 서예온 기자] 고물가시대에 가성비(가격 대비 품질 우수)로 서민들의 ‘짠내 수요’를 선도해 오던 편의점이 수입맥주에 이어 치킨 등 제품가격의 줄인상을 예고해 소비자들의 경제 부담이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브랜드 빅3인 GS25·CU·세븐일레븐은 최근 자사 브랜드 점주들에게 수입맥주 12종의 가격 인상을 공지했다.
수입맥주 가격인상 공지는 기네스 드래프트를 비롯해 아사히·설화·밀러 제뉴인드래프트·쿠어스 라이트 등 440㎖·550㎖ 용량의 맥주캔 11종을 일괄 4500원으로 올린다는 내용이다. 인상 폭은 제품별로 100∼700원이다. 아사히 캔(350㎖)도 3000원에서 3500원으로 오른다. 4캔 묶음 할인패키지 가격도 12종 모두 1만1000원에서 1만2000원으로 상향조정된다.
이마트24도 수입맥주 인상 폭을 동일하게 적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상된 가격은 오는 6월 1일부터 적용된다.
편의점이 이처럼 일제히 수입맥주 가격을 올린 배경에는 수입사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모든 수입 맥주은 수입사로부터 상품을 공급받아 판매하는 만큼 이번 가격인상은 수입사 요청에 따른 결정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러나, 6월부터 수입맥주와 함께 가격을 인상하는 치킨 제품은 편의점업체들이 가성비를 내세운 자체브랜드(PB) 상품이란 점에서 소비자들 불만을 피하기는 어려울 듯하다.
GS25는 6월 1일부터 즉석조리 치킨 6종의 가격을 5.4∼18.2%씩 올린다. 대표상품 ‘쏜살치킨’이 1만1000원에서 1만3000원으로 18.2% 올라 인상률이 가장 높다. 조각치킨인 ‘바삭통다리’와 ‘바삭매콤치킨’가격도 기존 2500원에서 2700원으로 8% 상승한다.
앞서 CU와 세븐일레븐도 치킨 가격을 20% 안팎 올려 팔고 있다. CU는 5월부터 프라이드 조각치킨 5종의 가격을 최대 12.5% 올렸다. 닭다리·넓적다리·매콤넓적다리 제품은 기존 2500원에서 2700원으로 8%, 자이언트 통다리 치킨은 4000원에서 4500원으로 12.5% 나란히 올랐다. 버팔로봉봉스틱은 7500원에서 5.3% 인상한 79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세븐일레븐 역시 이달에 후라이드한마리(720g) 가격을 기존 1만900원에서 1만2900원으로 18.4% 인상했다. 옛날치킨한마리(550g)는 기존 7900원에서 9900원으로, 국내산통반마리치킨은 4400원에서 5500원으로 25%나 뛰었다. 국내산 매콤통가슴살은 2000원에서 20% 오른 2400원으로 인상대열에 가세했다.
편의점업체들은 치킨 가격 인상이 재료인 닭고기 가격의 인상에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를 보면 전날 기준으로 육계 소매가격은 ㎏당 6493원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 6139원보다 5.8% 이상 비싸다. 평년(5254원)에 견줘서는 무려 23.6%나 뛴 가격이다. 도매가격 오름세는 더 가파르다. 육계 도매가격은 ㎏당 4325원으로, 지난주(4081원)와 비교해 일주일 만에 6% 남짓 올랐다.
편의점업계 한 관계자는 "인건비도 오르고 원부자재 가격이 지속해 인상된 영향"이라며 "가격방어는 하고 있었는데 제조사 원가부담이 커지다 보니 부득이하게 (치킨) 가격을 올리게 됐다"며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pr9028@ekn.kr